• 최종편집 2023-10-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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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주 한국현대미술작가연합회장 개인전…25일 인사동 ‘갤러리 루벤’
    김희주 한국현대미술작가연합회장 개인전…25일 인사동 ‘갤러리 루벤’ ‘하트’ 주제… 미적 시선으로 바라 본 ‘사랑의 의미’ 구현 김희주(金熙柱) (사)한국현대미술작가연합회 회장(이하 김 작가로 표기-편집자)의 개인전이 크리스마스 날을 맞아 25일(수)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루벤’에서 열린다. 개막 당일 오후 4시에 오프닝 리셉션을 갖는다. 김 작가의 개인전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작품들이 선보인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인 ’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비롯해서 사람과 동식물에서 자연을 형성하는 사물에 이르기까지 깊고 폭 넓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 한가지 색은 바로 사랑의 색이다.“· ”미술은 사랑의 표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마르크 샤갈. 프랑스가 낳은 색채의 마술사로 알려진 샤갈이 강조한 ’삶=예술=사랑의 색‘, ’미술=사랑의 표현‘이란 등식은 ’사랑“이 갖는 의미의 확장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을 향해서 그림을 그릴 때 캔버스에 아낌없는 애정을 쏟으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 작가의 전시 예정인 작품 속 ‘하트’는 자연, 사람,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인 사물과 각기 다른 색채와 조화를 이룬다. 사랑을 갈구하는 눈, 사랑에 실패한 사람의 낙담하는 표정과 사랑하는 남녀의 행복에 찬 모습, 동화의 한 페이지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느껴지는 미소를 머금은 둥근달이 창 너머 집안에서 잠든 가족을 지켜보는 모습, 판문점 JSA에서 총을 치켜들고 근무 중인 병사의 등 뒤와 해외여행 중 우연히 마주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서 있는 곳에 놓인 ‘하트’. 마치 작가가 ‘인류의 근원의 중심에는 오직 하트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특정의 형상이나 추상적인 표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풍부한 상상력에 의해 펼쳐지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짐짓 화려하다“며 ”그의 작업은 하나의 형식적인 질서를 추구하지 않는, 다양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즐기는 상황이다. 사실적인 묘사가 있는가 하면 순수 추상이 있고, 구상과 추상이 혼재하며, 비구상적인 작업이 공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 평론가는 ”작품마다 단편적인 에피소드, 즉 스토리가 내재한다는 것도 작품을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그의 작품에서 핵심을 이루는 ‘하트’는 세상을 사랑과 평화 그리고 행복의 감정을 감염시키는 그 시발점“이라고 정의했다. 김 작가의 본보에 보낸 23점의 전시 예정 작품을 살펴보면, ‘하트’에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십자가’이다. 작가는 그 가운데 11점의 작품에 도심의 높은 빌딩, 바닷가에 서 있는 여성의 뒤에 솟구친 등대, 음표와 춤추는 사람 너머의 산 등에 ‘십자가’를 세우고, 꽂고, 바라 보고 있다. 이 부분에서 관객은 네덜란드의 화가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이었던 빈센트 반 고흐가 생 레미에서 자연과 밤하늘의 해·달·별·구름, 땅 위의 마을과 교회가 있는 그 유명한 작품 ‘별이 빛나는 밤’(1889.6.-뉴욕현대미술관 MoMA 소장)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 여부를 떠나 많은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형 사건은 하느님의 인류 구원과 무한한 사랑의 상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김 작가가 단순히 화폭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탐구 내지는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일지 모르지만, 원색을 많이 사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리듬감이 느껴지는 작품들과 함께 ‘십자가’와 개인전이 시작되는 ‘성탄절’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채색된 트라이앵글 속에 놓인 ‘하트’로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김 작가의 전시회장을 찾은 관객들은 전시 작품을 통해 사랑을 찾고,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잃은 이들은 그 사랑을 회복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더 향기로운 사랑의 꽃이 피어나는 화원을 거니는 행복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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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3
  • 尹 탄핵 가결 땐… '한동훈 지도부' 붕괴로 가나 [비상계엄 파동]
    尹 탄핵 가결 땐… '한동훈 지도부' 붕괴로 가나 [비상계엄 파동]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국민의힘 차원의 수습에 나설 새 원내대표로 친윤 핵심 권성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한동훈 당대표와의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친윤계에선 “14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한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압박하고 있다. 친윤 성향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국민의힘 지도부 사퇴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친윤계에선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동반 사퇴하면서 ‘한동훈 체제’를 와해하는 시나리오가 공공연히 거론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당내 화합을 해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비상계엄 사태 수습 과정에서 분당(分黨) 조짐이 보인다면 최고위원회 해산을 통한 한 대표 축출까지 염두에 두는 걸로 안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에서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은 친윤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은 친한계로 분류된다. 친한계 최고위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사퇴한다면 한 대표 체제는 무너지고 새 지도부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한 대표가 당대표에서 물러나면 비대위를 꾸려 사태 수습을 맡기겠다는 게 친윤계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이날 측근들에게 “우리는 계엄을 막은 정당”이라며 “계엄을 막은 정당이 계엄을 옹호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 선포를 옹호하면 역사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시선은 장동혁 최고위원으로 쏠린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맡아 한 대표(당시 비대위원장)와 함께 공천 작업을 주도하는 등 친한계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최고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탄핵안 가결 이후 장 최고위원이 물러나고, 친윤계 최고위원 3명이 동반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은 “상황이 달라졌다.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해) 어떤 당론이 정해지는지 지켜보고 거취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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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3
  • "尹, 언론사 등 기관 10여곳 접수 지시... 이재명 무죄 판사도 체포 대상"
    "尹, 언론사 등 기관 10여곳 접수 지시... 이재명 무죄 판사도 체포 대상" 조지호 경찰청장 측 밝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내란 가담 혐의로 경찰 국수본에 긴급 체포된 조지호 경찰청장 측은 13일 “3일 비상 계엄 선포 전 삼청동 안가에 조 청장을 부른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 시 접수 기관 10여곳을 지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점령 대상지에는 그간 알려진 국회, 선관위, MBC, 여론조사꽃을 비롯해 언론사 등 더 ‘민감한 곳’이 있다고 조 청장 측은 밝혔다. 조 청장 측은 또 당시 윤 대통령이 ‘종북 세력’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 ‘계엄의 정당성’을 ‘결연한 목소리’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정치인 등 15명 체포 명단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김동현 판사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 해제 후 “죄송하다”고 말하는 조 청장에게 “아니야 수고했어. 조 청장 덕분에 빨리 잘 끝났어”라고 말했다고 조 청장 측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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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3
  • 與 '공개 찬성' 7명으로 늘어…1명 추가되면 내일 탄핵안 가결
    與 '공개 찬성' 7명으로 늘어…1명 추가되면 내일 탄핵안 가결 국민의힘 한지아·진종오 의원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온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김재섭 의원을 포함해 7명으로 늘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1명만 더 찬성에 가세하면 오는 14일 표결이 예정된 2차 탄핵소추안은 통과될 공산이 크다. 여권에서는 “탄핵소추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7명 외에도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의원이 추가로 10여 명에 달해 탄핵소추 방어가 사실상 어려워진 국면”이란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인 진종오(초선·비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계엄 사태가 저와 제가 속한 국민의힘의 가치와 철학을 명백히 훼손한 것임을 깨달았다”며 “이번 주 토요일 국회에서 진행될 탄핵소추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했다. 한지아(초선·비례)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에 우리 당도 따라야 한다”며 “이번 주 토요일 표결에 반드시 참여해서 바로잡겠다”고 했다. 이날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진종오·한지아 의원은 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지금은 탄핵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국민의힘이 정한 ‘탄핵소추 반대’ 당론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조짐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이어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감지됐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탄핵소추 반대’ 당론 유지를 주장한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 72표를 받으며 당선됐다. ‘당론과 무관한 자유 투표’를 내세운 비윤계 김태호 의원도 34표를 얻었다. 친한계가 20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중립 성향 의원 10명 내외가 김 의원에게 표를 준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소추가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한 의원 상당수가 김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내란 혐의 규명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박성재(법무장관)·조지호(경찰청장)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도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잇달았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 주도로 네 안건을 모두 부결시키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나 내란 특검법은 김예지·김용태·김재섭·안철수·한지아 의원 5명이 찬성표, 김소희·이성권 의원 2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김 여사 특검법은 권영진·김예지·김재섭·한지아 의원 4명이 찬성했고, 김소희·김용태 의원 2명이 기권했다. 무기명 표결로 진행되는 법무장관·경찰청장 탄핵소추안은 각각 찬성이 195명·202명이었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야권 의원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해 191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각각 4표와 11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도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본지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비상계엄 관련 상설특검법에 찬성(22명)하거나 기권(14명)한 국민의힘 의원 36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22명이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22명 중에는 공개적으로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밝힌 7명이 포함됐고, ‘표결에 참석하되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의원은 2명이었다. 나머지 13명은 “고민 중”이라거나 “찬반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이번 표결에는 참석하기로 했지만 찬반 여부는 당내 의원들과 좀 더 의견을 교환한 다음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소추 반대’ 당론을 유지하더라도 당론과 무관하게 표결하는 걸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다”며 “탄핵소추를 방어하기 위한 둑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고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105명이 표결에 불참했었다. 당시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200명) 부족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는데, 안철수·김예지 의원은 찬성표, 김상욱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10일 김상욱·조경태 의원이 탄핵소추 찬성 입장을 밝히며 찬성파가 4명으로 늘었고, 11일 김재섭 의원, 12일 진종오·한지아 의원이 찬성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각자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지만 중요 사안, 현안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탄핵소추 반대’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탄핵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이고, 나 살자고 대통령을 먼저 던지는 것은 배신의 정치”이라며 “지금 윤 대통령을 탄핵하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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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3
  • [화제의 전시] 정현순 작가, 제11회 개인전…긍정적인 삶과 희망의 메시지 화폭에 ‘가득’
    [화제의 전시] 정현순 작가, 제11회 개인전…긍정적인 삶과 희망의 메시지 화폭에 ‘가득’ 연작화 ‘순간을 노래하다’, 색채와 형태의 강렬한 다이너미즘 돋보여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루벤’서 전시 인사동(김학우 기자)-정현순 서양화가의 11회 개인전이 11일(수)~17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루벤’에서 열리고 있다. 정 작가의 연작화 ‘순간을 노래하다(Sing out the moment)’ 전시 작품들은 안정된 톤의 색채가 감싸안고 있는 크고 작은 면을 채운 다양한 형태의 색채조합을 통해서 시각적인 역동성, 더 나아가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정 작가의 작품 앞에 선 관객에 따라서는 문학작품과 비교했을 때, 발표된 지 9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난해시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상(李箱)의 오감도(烏瞰圖)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또 다른 관객은 ‘차가운 추상’과 수직 수평 삼원색, 무채색을 특징으로 했던 신조형주의적인 강렬한 추상성이 깃든 작품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근대미술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1930. Composition with Red, Blue and Yellow) 과 “바그너의 음악에서 바이올린, 베이스, 관악기의 울림, 나의 마음속에서 나의 모든 빛깔을 보았다. 야성적이며 미친 것 같은 선들이 내 앞에 그려졌다. 회화는 음악이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그림들을 대상에 연연하지 않았던 현대추상미술의 아버지로 평가되고 있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1925. Wassily Kandinsky, Yellow-Red-Blue)이 믹스된 걸 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 작가는 캔버스에 사물의 속성과 다른 생김새를 평면에 반복적으로 표현하면서, 여러 작은 회화의 군체를 통해 각 사물의 무게와 질감과 촉감의 관계적 변이에 대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킨 점이 관객의 시설을 끈다. 여기서 ‘색채와 형태의 강렬한 다이너미즘이 돋보이는’ 정 작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현대 미술을 경험하면서, 저는 예술적 언어를 사용하여 미적 관점에서 저의 예술 작품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깊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색과 형태를 자유롭게 창조했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저는 공간을 재해석했을 때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림 속의 역동적인 이미지는 우리의 기억과 과거를 떠올리게 합니다. 저는 삶의 순간을 노래하고, 제 자신만의 예술적 몸짓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정현순 작가 노트 정 작가의 작품 ‘순간을 노래하다’(90.9X72.7cm/캔버스에 유화)는 상쾌함과 활기를 더욱 높여주는 채도가 높은 생명과 자연, 회복, 에너지의 의미가 있는 녹색(green) 바탕에 기하학적인 면(plane)을 채운 여러 가지 색채가 돋보이는 채색으로 공간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생김새가 다른 면, 또는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운 여러 가지 색채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또는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눈에 보이지 않은 우리네 삶의 모습에 대한 은유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정 작가가 작가 노트에서 언급한 “예술적 언어를 사용한 미적 관점”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추상적인 시각적 언어가 모든 현실의 기저에 깔린 보편적인 균형과 조화를 전달할 수 있다. 자신의 예술을 기하학적 형태와 원색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던” 몬드리안의 ‘우주의 영적 본질을 표현하는 방법’과 맥이 닿아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작가가 주조색을 ‘인류가 처음으로 사용한 색 중 하나’인 연녹색(Yellow green, Light green)으로 채운 두 작품(33.4X24.2cm/캔버스에 유화)에 노랑색을 보조색으로 채운 의도는 무얼까? 노란색과 초록색의 중간색으로 황록색(黃綠色)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연녹색은 휴식이나 편안함, 자연, 소년, 젊음 등을 상징하고, 노란색은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색으로 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할 때, 두 작품 앞에 선 관객은 불협화음으로 얽히고 설킨 사회를 향해 인간성 회복을 통한 평화를 기원하는 무언의 메시지로 느낄 수 있다. 이밖에 주황색을 주조색으로, 노란색을 보조색으로 그린 두 작품 ‘순간을 노래하다’(72.7X60.6cm/캔버스에 유화) 등 정 작가의 작품에 담긴 공통 분모는 ‘긍정의 미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정현순(鄭賢順) 작가 약력 -충북대학교 미술교육학과(서양화 전공)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 -개인전 12회(서역갤러리, 노원문화예술회관 초대, 갤러리 루벤) -`Global Art Fair Singapore (GAF 2019 Singapore)` -제30회 국전 입선(1981) -프린트 미디어전(그로리치 화랑) -성신미술상전(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 -서울시립 북서울 미술관 개관기념전 -노원미술의 조면전 등 -초대전 및 단체전 200여회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드로잉길 회원 -중계사회복지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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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2
  • "尹대통령, 하야 대신 탄핵 택했다"…與 '2·3월 하야' 방안 제시하자
    "尹대통령, 하야 대신 탄핵 택했다"…與 '2·3월 하야' 방안 제시하자 與 관계자 "尹, 조기 퇴진보다 헌법재판소서 법적 대응 입장"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여당에서 제기된 조기 퇴진 요구와 관련, 하야(下野)보다는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직무 정지 상태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시점에 대해 ‘내년 2월 또는 3월’ 하야하는 방안을 의원총회에서 제시했으나 결론을 못 내렸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하야보다는 탄핵소추를 감수하고 헌법재판소 재판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여당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TF는 이날 열린 비공개 당 의원총회에서 ‘내년 2월 하야-4월 대선’, ‘내년 3월 하야-5월 대선’ 등 두 가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하야하면 60일 이내 차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TF 위원장인 이양수 의원은 의원총회 후 “질서 있는 퇴진이 탄핵보다 빠르고 명확하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TF가 내년 2~3월을 윤 대통령 하야 시점으로 제시한 것은 조기 퇴진이 탄핵 절차보다는 빨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에서 200명 이상이 찬성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경우 헌재는 180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신속하게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건은 3개월이 걸렸다. 이런 여당의 입장에 대해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 시 헌재에서 비상계엄의 합법성을 다투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향후 정국 운영을 여당에 일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친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은 조기 하야 대신 탄핵 상태에서 헌재 심리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런 입장을 공식화할 경우 14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투표에 불참했지만 2차 표결엔 참여하겠다는 의원이 적지 않다. 탄핵 표결 참석 여부와 찬반을 놓고 두고 여당 내부의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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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1
  • 트럼프 당선인, 캐나다를 '주(州)',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 불러
    트럼프 당선인, 캐나다를 '주(州)',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 불러 관세 부과 두고 신경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를 ‘주(州)’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로 표현한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지난달 트뤼도와 만난 자리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은 어떠냐”고 말한 적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올린 글에서 “지난번 위대한 캐나다주(State) 쥐스탱 트뤼도 주지사(Governor)와의 만찬은 즐거웠다”면서 “관세와 무역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지사를 곧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주지사’라는 표현이 두 번 들어가는 것으로 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의도적으로 이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통해 범죄와 마약이 미국에 유입된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두 국가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로 가 3시간 동안 만찬을 하며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의 관세는 캐나다 경제를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당선인이 농담식으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은 어떻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의 게시글은 전날 트뤼도 총리가 한 발언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AP에 따르면 트뤼토 총리는 9일 캐나다 핼리팩스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는 미국인의 삶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면서 “(미국인들이) 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대한 관세가 (상품)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 것이라는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또 “불공정 관세에 대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 NBC는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를 조롱한 것”이라면서 “스티븐 청 트럼프 대변인은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매우 좋다’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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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1
  • 임기 반년 남은 이복현, 금감원 부서장 75명 중 74명 바꿨다
    임기 반년 남은 이복현, 금감원 부서장 75명 중 74명 바꿨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부서장급(국·실장) 75명 가운데 금융시장안정국장을 제외한 74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36명은 새로 승진하는 인사로 채우고, 현재 부서장 가운데 32명은 평사원으로 강등시켜 물갈이 했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데, 임기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 같은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한 데 대해 금융권에서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 따라 현재 공채 1기(2000년 입사)가 주축인 부서장은 공채 2~4기(2001년~2003년 입사)로 채워졌다. 나이도 1970년대 초반생에서 1974∼1975년생으로 젊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하기 위한 차원의 인사 배치”라고 했다. 이와 함께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전자금융업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IT 관련 부서를 모아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키고 책임자를 부원장보로 격상했다. 또 대부업·채권추심업 등에 대한 감독·검사를 전담하는 서민금융보호국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로 인해 이복현 금감원장의 친정 체제가 더 강화됐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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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1
  • "한강의 글은 하양과 빨강, 두 색의 만남"…노벨상 시상식 스웨덴서 열려
    "한강의 글은 하양과 빨강, 두 색의 만남"…노벨상 시상식 스웨덴서 열려 한림원 위원이 직접 한강 소개…"하양은 죽음과 슬픔의 상징 빨강은 삶이자 깊게 베인 상처" 소설가 한강(54)이 인류를 위해 공헌한 이에게 주는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다. 10일 오후 4시(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명소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 파란 카펫이 깔린 무대에 반원 모양으로 의자 95개가 놓였다. 객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맨 앞에 스웨덴 왕족이 앉았다. 왼쪽 앞줄 빨간 의자에는 노벨상 수상자 11명이 일렬로 앉았다. 이 빨간 의자는 평소 스웨덴 왕족들이 콘서트홀을 찾으면 사용하는 ‘왕족용 발코니석 의자’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위한 스웨덴 왕가의 특별 대우다. 한강은 왼쪽에서부터 여덟째 자리에 앉았다. 왼쪽부터 물리학·화학·생리학·문학·경제학상 수상자 순으로 앉았다. 뒤로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카롤린스카 연구소·스웨덴 한림원 등 노벨상 수여 기관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총 1560명이 참석했다. 무대 한가운데는 알프레드 노벨의 동상이 자리했다. 노벨상은 스웨덴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지난해 인류를 위해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1901년부터 시상을 시작했다. 노벨은 유언에 ‘물리학·화학·생리학·문학’ 순서로 수상 분야를 명시했다. 이에 따라 시상도 ‘노벨 순서’를 따르는 게 관례다. 노벨의 유언에 없었던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 뒤늦게 제정돼 맨 마지막 순서로 시상한다. 스웨덴 국왕이 한강에게 ‘노벨 메달’과 증서(diploma)를 수여하기에 앞서, 스웨덴 작가이자 한림원 위원인 엘렌 맛손이 스웨덴어로 한강을 소개했다. 6~7분가량 이어진 이 소개 연설에서 맛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흰색과 빨강, 두 색(色)에 비유했다. “한강의 글에서는 하양과 빨강, 두 색이 만난다.” 스웨덴 작가이자 한림원 위원인 엘렌 맛손이 10일 오후 4시 40분쯤(현지 시각)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강을 소개했다. 시상식에서는 각 분야 노벨상 수여 기관 관계자가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을 한다. 시상식 이후 스톡홀름 시청사(Stadhus)로 옮겨가 연회를 하면서 각 분야 수상자의 ‘특별 감사 연설’이 이어진다. 약 1300명이 자리한 가운데 네 시간 동안 만찬과 함께 이어지는 연회에서 중간중간 오늘의 주인공들이 한마디씩 하는 것이다. 한림원 위원 엘렌 맛손의 한강 소개 전문 한강의 글에서는 하양과 빨강, 두 색이 만납니다.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에 내리는 눈이자, 서술자와 세계를 구분 짓는 방어막 같은 커튼입니다. 동시에 슬픔, 그리고 죽음입니다. 빨강은 삶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고통, 피, 칼로 깊게 베인 상처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혹적으로 부드럽지만,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 돌이킬 수 없는 상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학살이 끝나고 켜켜이 쌓인 시체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짙어지며, 호소하고, 질문합니다. 글이 답을 하지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을요. ‘우리는 죽은 자, 강탈된 자, 사라진 자들과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가?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빚지는가?’ 흰과 빨강은 한강이 그녀의 소설을 통해 되짚는 역사적 경험을 상징합니다. 2021년 작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눈[雪]은 산 자와 죽은 자, 그리고 그 사이 아직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떠다니는 것들이 만나는 장소를 만듭니다. 소설은 눈보라 속에서 전개되며, 기억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서술적 자아는 시간의 층을 미끄러지듯이 지나갑니다. 죽은 자들의 그림자와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지식을 배우면서요. 왜냐하면 기억한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울지라도, 결국 지식과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강렬한 기억에서, 한 친구는 물리적인 몸이 머나먼 곳의 병실에 묶여 있음에도, 서가에서 자료 담긴 상자를 꺼내 한 문서를 찾아내고, 역사의 모자이크에 조각을 더합니다. 꿈은 현실로 넘쳐흐르고, 과거는 현재가 됩니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러한 전환은 한강의 소설에서 반복됩니다. 인물들은 방해받지 않고 돌아다니고, 그들의 더듬이는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기 위해 양방향을 향합니다. 그들이 목격하는 것으로 인해 무너지더라도요. 마음의 평화를 대가로 치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필요한 힘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망각은 절대 목표일 수 없습니다. ‘누가 나를 죽였을까?’ 살해당한 남자아이의 영혼이 묻습니다. 그를 삶에 묶어두었던 얼굴의 특징들이 흐려지고 사라질 때예요. 생존자의 질문은 다릅니다. ‘나를 고통으로만 이끄는 이 몸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고문으로 인해 단지 피 흘리는 물건이 돼버린 이 몸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몸이 포기한다 할지라도, 영혼은 끊임없이 말합니다. 영혼이 지칠 때, 몸은 계속해서 걷습니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는 완고한 저항이 자리하고, 말보다 강한 고집이, 기억해야 한다는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망각은 목표가 아니고,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한강의 세계에서 인물들은 상처 입고, 부서질 듯하고, 어떤 면에서는 연약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 발 내딛거나, 또 다른 질문을 던지거나, 또 다른 기록을 요구하거나, 혹은 또 다른 생존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딱 필요한 만큼의 올바른 힘을 갖고 있습니다. 빛이 희미해지고, 죽은 자의 그림자가 벽에 계속 어른거립니다. 아무것도 그냥 지나가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그냥 끝나지 않습니다. 친애하는 한강에게, 스웨덴 한림원을 대표해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앞으로 나오셔서 국왕에게 상을 받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 기자들과의 회견도 예정 10일 시상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한강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6일 세계 각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 7일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 8일 노벨 콘서트 등 노벨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만으로도 일정이 빼곡하다. 지난 8일에는 스웨덴은 물론 노르웨이, 브라질, 영국,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온 편집자 10여 명과 점심 자리를 가졌다. 같은 날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웨덴 동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이 생전에 살았던 아파트를 찾았다. 한강은 가이드를 받아 아파트를 둘러봤고, 린드그렌의 증손자인 요한 팔름베리를 만났다. 스톡홀름에 있는 린드그렌의 아파트는 그가 1941년부터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하며 ‘삐삐’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대표작을 썼던 곳이다. 2015년부터 관람객들에게 공개됐으며, 린드그렌이 살았을 때 모습에서 거의 변하지 않은 상태로 보존돼 있다. 한강은 지난 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직후 스웨덴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1973)을 무척 좋아했다. 그가 내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 책을 인간이나 삶, 죽음에 관한 나의 질문들과 결부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상식 이후 11일에는 한강의 작품을 출판한 스웨덴 출판사 ‘나투르 오크 쿨투르’ 건물에서 한국 기자단과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12일에는 왕립 극장에서 진행하는 대담 및 낭독 행사에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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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2024-12-11
  • 한강, 한국인 첫 '블루카펫' 밟았다...스웨덴 국왕도 일어나 경의
    한강, 한국인 첫 '블루카펫' 밟았다...스웨덴 국왕도 일어나 경의 한국 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명소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다. 현지 시각 오후 4시부터 노벨상 시상식이 시작됐다. 칼 16세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이 입장하자 오케스트라 연주로 모차르트의 행진곡이 울려 퍼지며 검정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한강이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입장해 시상식장 무대 중앙 왼편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한강을 비롯한 노벨상 수상자들이 입장하자 스웨덴 국왕과 실비아 왕비 등 참석자들이 일제히 일어났다. 수상자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시한다는 의미다. 한강은 부문별 시상 순서에 따라 네 번째로 국왕에게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노벨상은 스웨덴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지난해 인류를 위해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1901년부터 시상을 시작했다. 노벨은 유언에 ‘물리학·화학·생리학·문학’ 순서로 수상 분야를 명시했다. 이에 따라 시상도 ‘노벨 순서’를 따르는 게 관례다. 노벨의 유언에 없었던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 뒤늦게 제정돼 맨 마지막 순서로 시상한다. 노벨상 시상식이 콘서트홀에서 열리기 시작한 1926년 이래 한국인이 이곳에 깔린 ‘블루카펫’을 밟은 것은 처음이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고 있어 2000년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슬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스웨덴 작가이자 한림원 위원인 엘렌 맛손은 이날 ‘2024 노벨상 시상식’ 문학 부문 시상 연설에서 한강의 작품 세계를 흰색과 빨강, 두 색(色)에 비유했다. 맛손은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雪)으로 화자와 세상 사이 보호막을 긋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기도 하다”면서 “빨간색은 삶,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통과 피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노벨상 시상식은 관례에 따라 각 분야 선정기관 대표가 공식 시상 연설을 통해 그해 수상자를 무대 위로 호명한다. 한강은 맛손의 호명에 따라 무대 위로 올라가 스웨덴 국왕에게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한강이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받는 순간 객석에 있는 모든 사람은 일어나 손뼉을 치며 축하와 경의를 표했다. 한강은 시상식에서는 소감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수상자 강연이 있었고, 시상식 직후 오후 7시(한국시각 11일 오전 3시)부터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진행되는 만찬에서 3분 내외의 소감을 밝히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선정 이유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동시에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인 산문”을 꼽았다. 한편 한강은 지난 2016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는 트라우마(강한 충격을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인 질병)를 지닌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극단적인 채식을 하는 이야기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턴킨은 “잊히지 않는 강력하고 근원적인 소설”이라며 “아름다움과 공포가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서정적이면서도 통렬한 작품”이란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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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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