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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급병원 공백 메운 중형병원…경증 땐 동네의원 찾은 시민의식
    의료불편 있었지만…'의료중단'은 없었다 전공의 사직 한달…지금이 의료개혁 골든타임 상급병원 공백 메운 중형병원…경증 땐 동네의원 찾은 시민의식 환자 곁 지킨 의료진 등 '3박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에 나선 지 한 달을 맞았지만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킨 의료진과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을 대신 진료한 중형 병원, 정부 방침에 따라 불편을 감수하고 상급병원 방문을 자제한 성숙한 시민 의식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왜곡된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른바 서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으로 불리는 상급병원의 전반적인 의료 이용은 지난 3주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상급병원 의사 인력의 37.8%를 차지하는 전공의들이 빠져나가면서 초기에는 수술 건수가 50%로 급감하고 외래 진료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일부 혼란을 겪었지만 현재 중등증 이하의 입원 환자만 40% 감소했고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평상시와 유사한 300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응급 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응급 의료기관도 전체(408곳)의 98%에 해당하는 399곳이 병상 축소 없이 중증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중형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상급병원은 중증·중등증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를 보고 종합병원·병원·의원에서는 경증 환자 위주로 진료를 하는 분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공의 없이 전문의 중심으로 주요 인력이 구성된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전공의 집단 이탈 이전인 2월 첫 주와 비교해 이달 14일 기준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상급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해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전문·공공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의료 개혁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장을 지낸 한 의료계 원로 인사는 “정부의 의료 시스템 개편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며 “당장 상급병원에 진료를 예약했던 환자들은 불편하겠지만 의료 시스템과 진료 행태가 바뀌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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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7
  • 계곡서 자란 '김'이 탈모 잡나…산모 먹인 국에서 효능 찾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계곡서 자란 '김'이 탈모 잡나…산모 먹인 국에서 효능 찾았다 민물김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 바다가 아닌 계곡에서 서식하는 ‘민물김’이 탈모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의 탈모 증상 완화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는 지난 11일 ‘민물김 추출물의 탈모 증상 완화 효능 연구용역’의 착수보고회를 열고 오는 11월까지 관련 연구를 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는 오랜 기간 탈모 치료제를 연구해 온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과 함께 진행한다. 탈모증이 있는 실험용 쥐에 민물김 추출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민물김은 유속과 유량이 풍부하고 차고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소한계곡은 해발 400m 남짓한 고암산과 갑봉산 사이 골짜기로 계곡물이 세차게 휘몰아치는 급류 구간이 많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에서는 연구목적으로 매년 10㎏을 양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 탈모증 실험용 쥐에 민물김 추출물 투여 바위 위에 붙어 있어 얼핏 보면 이끼와 비슷한 민물김은 최대 10㎝까지 자란다. 4월부터 10월까지 성장하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늦가을이다. 민물김연구센터 관계자는 “민물김은 석회 성분이 풍부하고 13도 이하 수온이 유지되는 곳에서 자란다”며“민물김이 서식하려면 초당 1m 이상으로 물이 세차게 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민물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건 과거 이 지역 주민이 민물김에 혈행 개선과 부종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산모에게 민물김으로 끊인 국을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민물김은 알베린과롤리올라이드 등을 함유하고 있어 주름 개선, 피부미용, 항산화, 항염증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2018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해 특허와 논문, 상표등록 등 총 23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 일반인은 민물김을 채취할 수 없다. 2012년 소한계곡이 자연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법적으로 금지됐다. 오로지 민물김연구센터에서만 연구 목적으로만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한 해 채취량은 10㎏이고, 연구센터에서 양식으로 10㎏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중앙포토] 바다 김보다 덜 짭짤, 감칠맛은 강해 지금까지 민물김으로 비누와 마스크팩 등 만들었고 화장품과 식품을 개발 중이다. 김동삼 민물김연구센터 박사는 “민물김 추출물에서 탈모 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 발견돼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다”며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탈모방지용 샴푸 등 각종 제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척시는 앞으로 소한계곡 일대를 민물김이 서식하기 위한 최적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민물김 효능이 증명되면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대량 증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물김은 바다에서 나는 김보다 덜 짭짤하지만, 감칠맛이 강하다고 한다. 자연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하맹방리 초당마을 주민 일부가 민물김을 채취해 식재료로 쓰거나 장터에 나가 팔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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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7
  • 환자들 “목숨 갖고 장난치는 거냐” 교수 집단사직 예고에 격분
    ▲연일 계속되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까지 의료 현장에 투입된 가운데 12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내원객이 접수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2024.3.12. /연합뉴스 환자들 “목숨 갖고 장난치는 거냐” 교수 집단사직 예고에 격분 대학 병원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하자 12일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분노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도출하지 않으면 18일 전원 사직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40대 A씨는 “전공의도 없어서 병동이 안 그래도 텅텅 비었는데 교수들까지 떠나면 환자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의사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이달 초 암 치료를 위해 병동에 입원한 그는 가슴에 꽂힌 케모포트(정맥을 통해 심장 근처 굵은 혈관까지 삽입되는 관)를 보여주며 “서울대병원 전체에서 4명밖에 없는 인턴 의사들이 모든 병동을 돌아다니며 소독에 케모포트 관리까지 전부 한다는데 교수들까지 사직하면 어떻게 하냐”며 “전공의들도 빨리 돌아와야 하는데 오히려 교수들이 사직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A씨는 입원 당시에도 시술할 의사가 없어 18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폐암 4기인 아버지가 혈뇨 증상을 보여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유모(56)씨는 “환자가 병원에서 믿을 사람은 교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병원에 뭐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했다. 식도암을 앓고 있는 가족을 데리고 강원 강릉에서 서울대병원을 찾은 강모(52)씨는 “의사들이 환자 목숨 가지고 장난치면 어떻게 하냐”며 “이들이 사직서를 쓰는지에 따라서 우리 가족 목숨도 왔다갔다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일부 교수들의 사직이 다른 병원으로 번질까 봐 걱정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성균관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윤모(68)씨는 “교수 파업이 서울대뿐 아니라 전국 모든 병원으로 번지면 불편이 커질까 봐 걱정”이라며 “정부·의사 모두 나름의 입장이 있겠지만 결국 피해보는 건 환자뿐”이라고 했다. 심장 수술을 받은 아내의 경과를 살피러 병원을 찾은 유모(79)씨는 “의사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목숨이 위험한 환자들까지 볼모로 잡고 대응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며 “교수들이 이 병원까지 떠나면 이제 누가 남는 거냐”고 했다. 조모(67)씨는 “원래 봐주던 교수님이 자리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교수들까지 그만둔다면 진짜 ‘의료 대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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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3
  • 서울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1년 미루자”…정부 "수용 불가"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진을 들고 사진속 아이가 의대 증원 논란 속에 피해 받는 환자와 같다며 정부에 의대 증원 관련 해결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1년 미루자”…정부 "수용 불가" 전날 전원 사직을 결의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12일 정부에 의대증원 속도조절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의료개혁이 시급하다"면서 거절했다. 의사숫자가 부족하다는 근거가 비과학적이어서 해외 전문기관에 연구를 맡기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공신력 있는 제3자 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이를 근거로 의사 증원 문제를 1년 후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2000명 증원 규모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니, 해외 기관 등의 연구를 취합해 일치된 결과가 나오면 그때 증원 규모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야 정치권과 국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도 했다. 방 위원장은 “2012년 1년에 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의뢰평가를 한 결과 한국은 의료인력의 급속한 증가로 OECD 국가의 의료 인력 수준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왔다”면서 “10년이 지난 시점, 다시 공신력 있는 기관에 제대로 된 평가를 해보자”고 했다. 또 “현재 의대 증원보다 반도체, 저출산, R&D예산 삭감 등 시급한 국가적 과제들이 많다”면서 “의대 증원은 1년 뒤에 연구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될 일”이라 말했다. 전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긴급 총회를 열고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18일 집단사직하겠다고 결의했는데, 이날 구체적 요구 사항을 제시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이고 의대생과 전공의는 협의체가 구성되면 전원 복귀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사직 결의에 대해 “환자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비대위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더 늦추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지속해서 증가하는 의료 수요를 감한 하면 시기를 1년 늦추면 피해는 훨씬 커질 것이다. 필수의료 부족으로 인한 국민 고통을 생각할 때 선택할 대안이 아니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교수들이 실제 사직서를 제출하면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는 것도 정부는 검토 중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수들도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을 떠나는 부분에 대해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 ‘한다, 안 한다’ 말하긴 어렵다”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교수님들이 집단사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것 같다”라며 “대결적인 구조를 통해서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많은 분의 지혜와 용기 있는 행동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12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에 구체적 시한을 못 박으며 단체 행동을 결의한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선봉대 역할을 자처한 셈인데, 이를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서울대 의대 A 교수는 “소수를 제외하곤 집단 행동에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 빅 5 병원을 포함해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 직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B 교수는 “전공의는 못 들어오고 교수들이 외래보고 수술하고 입원환자 보며 당직하며 많이 지쳤다. 의과대 교수면 연구를 해야 하는데 못하니 이런 불만도 쌓여 분위기가 안 좋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날 긴급 총회에 참석한 C 교수는 “소수 의견도 듣자. 밤샘 토론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표결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라며 “실제 얼마나 사직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했다. D 교수는 “서울대 의대면 가장 늦게 나서고 가장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전공의들에 돌아오라고 꾸짖는 목소리도 같이 내야 하는데 아쉽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서울대 교수들의 단체행동 결의를 다른 대학도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0곳 의대 중 33곳 의대가 참여하는 전의교협은 이날 제5차 성명서에서 “전공의와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현 사태를 야기한 정부에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교수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저녁 전국 의대 중 비대위가 꾸려진 16곳도 회의를 열고 단체행동 동참 여부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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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3
  • “오빠는 내 뒤에 있어” 25살 러시아 아내, 새벽배송으로 암 투병 남편 지켜
    ▲유튜브 ‘폴리나랑’ 영상 갈무리 “오빠는 내 뒤에 있어” 25살 러시아 아내, 새벽배송으로 암 투병 남편 지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러시아 출신 20대 여성이 암 투병 중인 남편을 위해 새벽 배송을 하며 가정을 지키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2일 온라인에서는 러시아 출신 폴리나 씨(25)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폴리나랑’에 지난달 28일 올라온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 25살인 폴리나 씨는 한국인 문상원 씨와 결혼해 3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문 씨는 러시아 여행 중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부부는 2018년 반려동물 간식 사업·반려동물 동반 카페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실패로 빚만 2억 원을 지게 됐다. 결국 부부는 새벽 배송일을 시작했는데 남편 문 씨가 올해 초 설암 진단을 받았다. 폴리나 씨는 “(남편의 암 소식을 들었을 때) 울었지만, 남편이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남편에게는 기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폴리나 씨는 낮에는 남편 간호를 하고 밤에는 홀로 새벽 배송을 하고 있다고. 그는 폭설 등 궂은 날씨에도 배송 업무를 하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폴리나랑’ 영상 갈무리 폴리나 씨는 “한국어로 배송 주소를 찾아다니는 게 서툴고 늦었지만, 이제는 제법 속도도 나서 잘하고 있다”며 “(암에 걸린 남편은) 앞으로 5년간 매일 과일과 건강식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매일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보통 남자가 앞에 나서고 여자는 늘 한발 물러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데 저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상황이 이럴 땐 그냥 이대로 있어. 오빠는 그냥 내 등 뒤에 서 있기만 해’라고” 했다. 남편 문 씨는 “하루는 아내가 제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고 부엌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이 여성의 삶을 제가 그냥 고스란히 일기처럼 담고 싶었다”며 “그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천사 같은 아내를 뒀다. 힘내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바란다” “지금 슬픔이 두 분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다” “이게 바로 사랑이고 결혼이다”라는 등 부부의 행복을 바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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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2
  • 의대 교수들 “14일 마지노선” 집단 사직 확산 우려
    의대 교수들 “14일 마지노선” 집단 사직 확산 우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병원 집단 이탈이 병원 교수들의 사직 릴레이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국 의대 교수들도 긴급 총회를 열어 ‘14일이 마지노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0일 의료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각 병원 교수들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자유 토론 진행 과정에서 집단 행동 관련 논의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달 말 이미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전공의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직서 제출과 겸직해제 등 집단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응답이 84.6%였다.의대 교수는 학교 강의와 병원 진료를 겸직하는데 겸직을 해제하고 진료를 안 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 교수로 구성된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긴급총회를 열어 집단 사직을 결의한 바 있다. 또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9일 오후 3시간 가량 비공개 긴급총회를 열고 전공의와 재학생 이탈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의교협 비대위원장인 김창수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전임의(펠로)들이 떠난 병원에서 교수들이 언제까지 계속 진료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며 “교수들이 집단 사직은 안 하겠지만 자발적 사직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아주대 경북대 충북대 교수 등이 개별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의교협에선 “휴학계를 낸 의대생의 경우 14일이 집단 유급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이후 공동 대응을 하자”는 논의도 있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교수는 “13일까지 휴학을 신청하지 않은 채 수업일수를 못채우면 유급된다 ”며 “일단 12일 개강해 온라인 강의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시 F학점을 부여하는데, F학점이 한 과목이라도 있으면 유급된다. 다만 교육부는 “대학본부에 제출된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는 아직 없다”며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겸직 해제 신청을 해도 총장들이 수리·승인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의대 교수와 전임의들은 온라인에서 “정부와 의료계 대표가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 연대 서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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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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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급병원 공백 메운 중형병원…경증 땐 동네의원 찾은 시민의식
    의료불편 있었지만…'의료중단'은 없었다 전공의 사직 한달…지금이 의료개혁 골든타임 상급병원 공백 메운 중형병원…경증 땐 동네의원 찾은 시민의식 환자 곁 지킨 의료진 등 '3박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에 나선 지 한 달을 맞았지만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킨 의료진과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을 대신 진료한 중형 병원, 정부 방침에 따라 불편을 감수하고 상급병원 방문을 자제한 성숙한 시민 의식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왜곡된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른바 서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으로 불리는 상급병원의 전반적인 의료 이용은 지난 3주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상급병원 의사 인력의 37.8%를 차지하는 전공의들이 빠져나가면서 초기에는 수술 건수가 50%로 급감하고 외래 진료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일부 혼란을 겪었지만 현재 중등증 이하의 입원 환자만 40% 감소했고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평상시와 유사한 300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응급 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응급 의료기관도 전체(408곳)의 98%에 해당하는 399곳이 병상 축소 없이 중증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중형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상급병원은 중증·중등증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를 보고 종합병원·병원·의원에서는 경증 환자 위주로 진료를 하는 분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공의 없이 전문의 중심으로 주요 인력이 구성된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전공의 집단 이탈 이전인 2월 첫 주와 비교해 이달 14일 기준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상급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해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전문·공공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의료 개혁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장을 지낸 한 의료계 원로 인사는 “정부의 의료 시스템 개편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며 “당장 상급병원에 진료를 예약했던 환자들은 불편하겠지만 의료 시스템과 진료 행태가 바뀌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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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7
  • 계곡서 자란 '김'이 탈모 잡나…산모 먹인 국에서 효능 찾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계곡서 자란 '김'이 탈모 잡나…산모 먹인 국에서 효능 찾았다 민물김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 바다가 아닌 계곡에서 서식하는 ‘민물김’이 탈모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의 탈모 증상 완화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는 지난 11일 ‘민물김 추출물의 탈모 증상 완화 효능 연구용역’의 착수보고회를 열고 오는 11월까지 관련 연구를 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는 오랜 기간 탈모 치료제를 연구해 온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과 함께 진행한다. 탈모증이 있는 실험용 쥐에 민물김 추출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민물김은 유속과 유량이 풍부하고 차고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소한계곡은 해발 400m 남짓한 고암산과 갑봉산 사이 골짜기로 계곡물이 세차게 휘몰아치는 급류 구간이 많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에서는 연구목적으로 매년 10㎏을 양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 삼척시 민물김연구센터] 탈모증 실험용 쥐에 민물김 추출물 투여 바위 위에 붙어 있어 얼핏 보면 이끼와 비슷한 민물김은 최대 10㎝까지 자란다. 4월부터 10월까지 성장하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늦가을이다. 민물김연구센터 관계자는 “민물김은 석회 성분이 풍부하고 13도 이하 수온이 유지되는 곳에서 자란다”며“민물김이 서식하려면 초당 1m 이상으로 물이 세차게 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민물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건 과거 이 지역 주민이 민물김에 혈행 개선과 부종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산모에게 민물김으로 끊인 국을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민물김은 알베린과롤리올라이드 등을 함유하고 있어 주름 개선, 피부미용, 항산화, 항염증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2018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해 특허와 논문, 상표등록 등 총 23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 일반인은 민물김을 채취할 수 없다. 2012년 소한계곡이 자연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법적으로 금지됐다. 오로지 민물김연구센터에서만 연구 목적으로만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한 해 채취량은 10㎏이고, 연구센터에서 양식으로 10㎏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원 삼척시 근덕면 하맹방리 소한계곡에 서식하는 ‘민물김’. [중앙포토] 바다 김보다 덜 짭짤, 감칠맛은 강해 지금까지 민물김으로 비누와 마스크팩 등 만들었고 화장품과 식품을 개발 중이다. 김동삼 민물김연구센터 박사는 “민물김 추출물에서 탈모 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 발견돼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다”며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탈모방지용 샴푸 등 각종 제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척시는 앞으로 소한계곡 일대를 민물김이 서식하기 위한 최적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민물김 효능이 증명되면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대량 증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물김은 바다에서 나는 김보다 덜 짭짤하지만, 감칠맛이 강하다고 한다. 자연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하맹방리 초당마을 주민 일부가 민물김을 채취해 식재료로 쓰거나 장터에 나가 팔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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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7
  • 환자들 “목숨 갖고 장난치는 거냐” 교수 집단사직 예고에 격분
    ▲연일 계속되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까지 의료 현장에 투입된 가운데 12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내원객이 접수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2024.3.12. /연합뉴스 환자들 “목숨 갖고 장난치는 거냐” 교수 집단사직 예고에 격분 대학 병원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하자 12일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분노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도출하지 않으면 18일 전원 사직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40대 A씨는 “전공의도 없어서 병동이 안 그래도 텅텅 비었는데 교수들까지 떠나면 환자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의사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이달 초 암 치료를 위해 병동에 입원한 그는 가슴에 꽂힌 케모포트(정맥을 통해 심장 근처 굵은 혈관까지 삽입되는 관)를 보여주며 “서울대병원 전체에서 4명밖에 없는 인턴 의사들이 모든 병동을 돌아다니며 소독에 케모포트 관리까지 전부 한다는데 교수들까지 사직하면 어떻게 하냐”며 “전공의들도 빨리 돌아와야 하는데 오히려 교수들이 사직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A씨는 입원 당시에도 시술할 의사가 없어 18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폐암 4기인 아버지가 혈뇨 증상을 보여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유모(56)씨는 “환자가 병원에서 믿을 사람은 교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병원에 뭐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했다. 식도암을 앓고 있는 가족을 데리고 강원 강릉에서 서울대병원을 찾은 강모(52)씨는 “의사들이 환자 목숨 가지고 장난치면 어떻게 하냐”며 “이들이 사직서를 쓰는지에 따라서 우리 가족 목숨도 왔다갔다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일부 교수들의 사직이 다른 병원으로 번질까 봐 걱정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성균관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윤모(68)씨는 “교수 파업이 서울대뿐 아니라 전국 모든 병원으로 번지면 불편이 커질까 봐 걱정”이라며 “정부·의사 모두 나름의 입장이 있겠지만 결국 피해보는 건 환자뿐”이라고 했다. 심장 수술을 받은 아내의 경과를 살피러 병원을 찾은 유모(79)씨는 “의사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목숨이 위험한 환자들까지 볼모로 잡고 대응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며 “교수들이 이 병원까지 떠나면 이제 누가 남는 거냐”고 했다. 조모(67)씨는 “원래 봐주던 교수님이 자리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교수들까지 그만둔다면 진짜 ‘의료 대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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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3
  • 서울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1년 미루자”…정부 "수용 불가"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진을 들고 사진속 아이가 의대 증원 논란 속에 피해 받는 환자와 같다며 정부에 의대 증원 관련 해결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1년 미루자”…정부 "수용 불가" 전날 전원 사직을 결의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12일 정부에 의대증원 속도조절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의료개혁이 시급하다"면서 거절했다. 의사숫자가 부족하다는 근거가 비과학적이어서 해외 전문기관에 연구를 맡기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공신력 있는 제3자 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이를 근거로 의사 증원 문제를 1년 후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2000명 증원 규모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니, 해외 기관 등의 연구를 취합해 일치된 결과가 나오면 그때 증원 규모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야 정치권과 국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도 했다. 방 위원장은 “2012년 1년에 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의뢰평가를 한 결과 한국은 의료인력의 급속한 증가로 OECD 국가의 의료 인력 수준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왔다”면서 “10년이 지난 시점, 다시 공신력 있는 기관에 제대로 된 평가를 해보자”고 했다. 또 “현재 의대 증원보다 반도체, 저출산, R&D예산 삭감 등 시급한 국가적 과제들이 많다”면서 “의대 증원은 1년 뒤에 연구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될 일”이라 말했다. 전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긴급 총회를 열고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18일 집단사직하겠다고 결의했는데, 이날 구체적 요구 사항을 제시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이고 의대생과 전공의는 협의체가 구성되면 전원 복귀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사직 결의에 대해 “환자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비대위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더 늦추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지속해서 증가하는 의료 수요를 감한 하면 시기를 1년 늦추면 피해는 훨씬 커질 것이다. 필수의료 부족으로 인한 국민 고통을 생각할 때 선택할 대안이 아니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교수들이 실제 사직서를 제출하면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는 것도 정부는 검토 중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수들도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을 떠나는 부분에 대해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 ‘한다, 안 한다’ 말하긴 어렵다”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교수님들이 집단사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것 같다”라며 “대결적인 구조를 통해서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많은 분의 지혜와 용기 있는 행동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12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에 구체적 시한을 못 박으며 단체 행동을 결의한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선봉대 역할을 자처한 셈인데, 이를 두고 서울대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서울대 의대 A 교수는 “소수를 제외하곤 집단 행동에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 빅 5 병원을 포함해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 직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B 교수는 “전공의는 못 들어오고 교수들이 외래보고 수술하고 입원환자 보며 당직하며 많이 지쳤다. 의과대 교수면 연구를 해야 하는데 못하니 이런 불만도 쌓여 분위기가 안 좋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날 긴급 총회에 참석한 C 교수는 “소수 의견도 듣자. 밤샘 토론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표결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라며 “실제 얼마나 사직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했다. D 교수는 “서울대 의대면 가장 늦게 나서고 가장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전공의들에 돌아오라고 꾸짖는 목소리도 같이 내야 하는데 아쉽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서울대 교수들의 단체행동 결의를 다른 대학도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0곳 의대 중 33곳 의대가 참여하는 전의교협은 이날 제5차 성명서에서 “전공의와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현 사태를 야기한 정부에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교수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저녁 전국 의대 중 비대위가 꾸려진 16곳도 회의를 열고 단체행동 동참 여부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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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3
  • “오빠는 내 뒤에 있어” 25살 러시아 아내, 새벽배송으로 암 투병 남편 지켜
    ▲유튜브 ‘폴리나랑’ 영상 갈무리 “오빠는 내 뒤에 있어” 25살 러시아 아내, 새벽배송으로 암 투병 남편 지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러시아 출신 20대 여성이 암 투병 중인 남편을 위해 새벽 배송을 하며 가정을 지키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2일 온라인에서는 러시아 출신 폴리나 씨(25)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폴리나랑’에 지난달 28일 올라온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 25살인 폴리나 씨는 한국인 문상원 씨와 결혼해 3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문 씨는 러시아 여행 중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부부는 2018년 반려동물 간식 사업·반려동물 동반 카페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실패로 빚만 2억 원을 지게 됐다. 결국 부부는 새벽 배송일을 시작했는데 남편 문 씨가 올해 초 설암 진단을 받았다. 폴리나 씨는 “(남편의 암 소식을 들었을 때) 울었지만, 남편이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남편에게는 기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폴리나 씨는 낮에는 남편 간호를 하고 밤에는 홀로 새벽 배송을 하고 있다고. 그는 폭설 등 궂은 날씨에도 배송 업무를 하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폴리나랑’ 영상 갈무리 폴리나 씨는 “한국어로 배송 주소를 찾아다니는 게 서툴고 늦었지만, 이제는 제법 속도도 나서 잘하고 있다”며 “(암에 걸린 남편은) 앞으로 5년간 매일 과일과 건강식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매일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보통 남자가 앞에 나서고 여자는 늘 한발 물러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데 저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상황이 이럴 땐 그냥 이대로 있어. 오빠는 그냥 내 등 뒤에 서 있기만 해’라고” 했다. 남편 문 씨는 “하루는 아내가 제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고 부엌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이 여성의 삶을 제가 그냥 고스란히 일기처럼 담고 싶었다”며 “그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천사 같은 아내를 뒀다. 힘내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바란다” “지금 슬픔이 두 분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다” “이게 바로 사랑이고 결혼이다”라는 등 부부의 행복을 바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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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2
  • 의대 교수들 “14일 마지노선” 집단 사직 확산 우려
    의대 교수들 “14일 마지노선” 집단 사직 확산 우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병원 집단 이탈이 병원 교수들의 사직 릴레이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국 의대 교수들도 긴급 총회를 열어 ‘14일이 마지노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0일 의료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각 병원 교수들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자유 토론 진행 과정에서 집단 행동 관련 논의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달 말 이미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전공의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직서 제출과 겸직해제 등 집단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응답이 84.6%였다.의대 교수는 학교 강의와 병원 진료를 겸직하는데 겸직을 해제하고 진료를 안 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 교수로 구성된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긴급총회를 열어 집단 사직을 결의한 바 있다. 또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9일 오후 3시간 가량 비공개 긴급총회를 열고 전공의와 재학생 이탈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의교협 비대위원장인 김창수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전임의(펠로)들이 떠난 병원에서 교수들이 언제까지 계속 진료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며 “교수들이 집단 사직은 안 하겠지만 자발적 사직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아주대 경북대 충북대 교수 등이 개별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의교협에선 “휴학계를 낸 의대생의 경우 14일이 집단 유급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이후 공동 대응을 하자”는 논의도 있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교수는 “13일까지 휴학을 신청하지 않은 채 수업일수를 못채우면 유급된다 ”며 “일단 12일 개강해 온라인 강의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시 F학점을 부여하는데, F학점이 한 과목이라도 있으면 유급된다. 다만 교육부는 “대학본부에 제출된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는 아직 없다”며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겸직 해제 신청을 해도 총장들이 수리·승인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의대 교수와 전임의들은 온라인에서 “정부와 의료계 대표가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 연대 서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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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0
  • 의대 교수협 3시간 총회…“집단사직 안하지만 자발적 사직 못 막아”
    의대 교수협 3시간 총회…“집단사직 안하지만 자발적 사직 못 막아” 전국 의대교수협의회 9일 오후 서울에서 3시간 동안 긴급총회 "집단사직 안하지만 전공의 못 돌아오면 자발적 사직 이어질 듯" "교수들 병원 단위로 사직. 다음 주 더 많은 병원에서 사직 전망" 전국 의대교수협의회가 9일 긴급총회를 열고 의대증원 추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집단사직서 제출, 근무지 이탈 이후 의대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회에서 전공의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집단사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교수들이 집단사직을 결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처분 등 병원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교수들이 행동을 취해야 하며, 그 행동은 ‘자발적 사직’이 될 수 있다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긴급총회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개최됐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장이 참여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 이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교수들의 사직은 자발적인 사직이기 때문에 그걸 교수협의회에서 하라 말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우려했던 ‘집단사직 결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장은 “교수협의회 기본 원칙은 교수는 환자를 봐야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다만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지 못하고 학생들이 휴학하는 상황이 되면 (의대) 교수들이 정부에 대해 뭔가 행동을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그것은 자발적 사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이 집단사직은 하지 않겠지만 자발적 사직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의대 교수들이 자발적 사직을 시작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을 해선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교수들이 자발적 사직을 한다는 것은 이번 사안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이 개인 단위가 아니라 병원 단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다음 주에는 더 많은 병원에서 사직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오늘 이 부분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다음 주부터 4월 초까지 학생들이 유급과 휴학이 결정되는 시기”라며 “대학병원 교수는 진료·교수·연구 3가지 업무가 메인인데, 가르칠 제자가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은 가족이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이 계속 환자들을 볼 수 있겠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더해 “지금까지 의대 교수들이 사직하고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우리는 환자 곁을 지켰다”며 “그런데 지금은 과거와 같은 상황이 아니다는 데 대부분의 교수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에 대해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가 끝나도 병원으로 돌아오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의대 증원 규모가 2000명으로 대규모인데 대한 반발 때문이냐고 묻자 “그것보다도 정부와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 소위 말하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전공의는 총 9명 밖에 되지 않는다”며 “전공의 대부분은 내과나 소아과 등 필수의료과다. 그런 친구들이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동안 정부 의료현안협의체에서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가 단 한번도 나온 적이 없고, 필수의료에 대한 부분도 논의만 됐는데 정부가 갑자기 필수의료 패키지를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필수의료 시스템 개선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한 뒤 의사 증원에 대한 부분이 고민이 돼야 하는데, 협의도 되지 않은 정원 부분을 정부가 갑자기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 큰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의 전공의 징계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의 이탈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도 적지 않다.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3개 수련병원 교수 254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총회를 열고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직서 접수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 40명에서 144명으로 증원을 신청한 아주대의 경우 의대 교수들이 비대위를 꾸리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대학 측의 일방적 의대 정원 증원 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2000명 배정 작업을 본격화했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 구성 절차에 들어갔다. 배정위원회는 각 대학이 제출한 증원 신청서를 바탕으로 증원분을 할당할 예정이다. 의대를 보유한 40개 대학에서 신청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 희망 규모는 총 340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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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0
  • [속보]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별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 전 대통령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 김영삼 전 대통령(왼쪽)과 부인 손명순 여사가 2011년 3월 4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회혼식에서 축하케이크의 촛불을 불고 있다. 동아일보DB [속보]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별세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사진)가 7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손 여사는 이날 오후 5시 39분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2015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년 만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된다. 5일간 가족장을 치른 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에 엄수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손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2남 3녀가 있다. 1929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손 여사는 이화여대 재학생이던 1951년 3월 6일 6·25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가 중매로 만난 김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손 여사는 YS가 서거한 2015년 11월까지 64년간 고락을 함께하며 묵묵히 남편 곁을 지켰다. 서울 상도동 자택에 찾아오는 YS 측근들에게 언제든 시래깃국에 갈치 한 토막을 내어온 특유의 내조법으로도 유명하다. 40여 년 야당 정치인 배우자 생활을 끝내고 1993년 2월 64세에 영부인이 됐으며, 대통령 재임 기간 공식적 역할 외에는 조용한 행보를 했다. YS가 1983년 23일간 목숨을 걸고 신군부에 맞서 단식투쟁을 벌일 때는 외신기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실상을 알렸고, 당내 경선이 벌어질 때는 직접 대의원들을 찾아가 한 표를 호소하는 ‘행동파’ 면모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손 여사 별세 소식에 “보내드리는 마음은 안타깝지만, 하늘에서 김영삼 대통령님을 만나 행복하게 계시리라 믿는다”고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여사께서는 평생 신실한 믿음을 지키며 소박하고 따뜻한 삶을 사셨다. 신문 독자투고란까지 챙겨 읽으시며 김영삼 대통령님께 민심을 전하셨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정치적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민주화 투쟁 내조… YS “가장 잘한 일은 아내 만난 것”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YS 재임 시절 참모 부인들과의 모임을 모두 없애고, 입는 옷의 상표를 모두 뗄 정도로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했다. 하지만 ‘정치 9단’ YS의 곁에는 항상 함께했다. 손 여사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손님을 맞고 지지자들을 다독이며 민주화 투쟁의 길을 걷는 남편을 도왔다. ● YS의 ‘조용한 보좌관’ 손 여사는 1929년 1월 2남 7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손 여사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3월 6일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가 YS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화여대 약학과 3학년 재학 때였다. 당시 이화여대는 재학생의 결혼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손 여사는 주변의 도움으로 첫아이를 낳고도 졸업 때까지 결혼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고인은 YS가 서거한 2015년 11월까지 64년 동안 남편 곁을 지키며 묵묵히 내조했다. 남편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 조용히 보좌하는 ‘내조형’ 스타일이었다. 손 여사는 YS 대권 도전에서도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손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음에도 1992년 대선에 본인이 직접 전국 유명 사찰과 유력 종단을 방문하며 YS 지지를 호소했다. 또 유세 현장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부탁합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지기도 했다. 대통령 부인 시절 공식적인 역할 외에는 조용한 행보를 하던 손 여사이지만,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처음으로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회의에 참석해 당시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를 만나기도 했다. ● YS “가장 잘한 일은 아내를 만난 일” YS도 자신의 곁을 평생 지킨 손 여사를 끔찍이 아꼈다. YS는 생전에 상도동 자택 한쪽에 아내와 연애할 때 찍은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놓고 흐뭇한 표정으로 자주 바라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집쟁이 기질의 YS도 손 여사가 작심하면 고집을 꺾었다. 손 여사는 중요한 약속을 받아낼 때면 저녁상을 물린 직후 동갑인 YS에게 “니, 이리 온나!” 하면서 담판을 지었다고 한다. 손 여사가 “니, 꿈이 대통령 아이가”라고 반말로 내지르면 YS도 꼼짝 못 하고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손 여사에 대한 YS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일화는 많다. YS는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손 여사를 “맹순아(명순아), 맹순아”로 불렀다. 손 여사는 “애들도 있는데 왜 자꾸 이름을 부르냐”고 하면 “내가 안 불러주면 누가 맹순이 이름 불러 주노. 니도 내한테 ‘영삼아, 영삼아’ 해라”라고 농 섞인 말을 했다. 잠자리에 함께 누울 때는 늘 “맹순이 잘 자라” 하며 손을 꼭 잡았다. 동갑내기 아내는 그런 그에게 늘 깍듯한 존댓말을 했다. YS는 2011년 결혼 60주년을 맞아 회혼식(回婚式)을 열어 “인생을 돌이켜보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두 가지 있다”며 “하나는 동지들과 더불어 군사독재정권을 물리치고 민주화를 이룩해낸 일이고 다른 하나는 60년 전 손명순을 제 아내로 맞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YS는 “김영삼의 오늘이 있음은 손명순의 한결같은 사랑과 내조 덕택이었음을 여기서 고백한다”며 “이 자리에서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참으로 고마웠어. 맹순이가 예쁘고 좋아서 60년을 살았지. 사랑하오”라고 말했고 손 여사에게 입을 맞췄다. 회혼식장에선 YS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손 여사를 “최고의 보좌관”이라고 치켜세우는 내용이 동영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YS는 1995년 2월 이전까지의 관례를 깨고 손 여사의 모교인 이화여대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립대나 사관학교가 아닌 사립대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YS는 “여러분의 선배 한 분과 가족을 이룬 나도 이화의 가족”이라고 말하며 손 여사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 퇴임 이후 YS 부부는 힘든 나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위기로 국가가 휘청거린 데다 차남 현철 씨는 재판 중이었다. 손 여사는 2015년 11월 22일 YS 서거 당시 상도동 자택에 머물고 있어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이날 아침 소식을 전해 들은 손 여사는 충격으로 손을 떨며 “춥다. 안 추웠는데 춥다”는 말로 상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손 여사는 YS의 서거 직후부터 건강이 악화됐고 평소 타지 않던 휠체어를 탈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였다. 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손 여사는 2022년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입원한 뒤 별세 전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애도 논평에서 “손 여사는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이었던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셨다”며 “오랜 세월 민주주의 투사로, 야당 정치인으로, 또 제14대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냈던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버팀목은 반려자 손 여사”라고 했다. 이어 “손 여사와 김 전 대통령께서 함께 맨땅에서 일궈내 후대에 물려주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되새긴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애도 논평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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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07
  • 한동훈 33%, 이재명 30%…양자대결 대선후보 적합도
    한동훈 33%, 이재명 30%…양자대결 대선후보 적합도 적합후보 없음도 34% 달해 차기 대선주자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자 대결을 한다면 오차범위 내에서 한 위원장이 우위를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6일 제시됐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한 위원장과 이 대표가 대결할 때 후보 적합도는 한 위원장이 33%, 이 대표는 30%로 집계됐다. ‘적합후보 없음’을 택한 사람도 34%에 달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직전 여론조사에서 후보 적합도 36%로 동률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두 사람 모두 수치가 떨어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3%포인트, 이 대표는 6%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한동훈 33%·이재명 26%), 대전·세종·충청(한동훈 39%·이재명 26%), 대구·경북(한동훈 44%·이재명 14%), 부산·울산·경남(한동훈 45%·이재명 19%)에서 한 위원장의 지지율이 높았다. 인천·경기(한동훈 30%·이재명 35%), 광주·전라(한동훈 13%·이재명 49%), 강원·제주(한동훈 23%·이재명 48%)에서는 이 대표의 지지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한동훈 50%·이재명 24%), 70세 이상(한동훈 58%·이재명 17%)에서 한 위원장 지지율이 높았다. 30대(한동훈 23%·이재명 30%), 40대(한동훈 18%·이재명 50%), 50대(한동훈 34%·이재명 37%)에서는 이 대표 지지율이 앞섰다. 18∼29세에서는 한 위원장 지지율이 20%, 이 대표 지지율이 18%로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내에서 한 위원장이 약간 앞섰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가상번호를 추출 도구로 한 100%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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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06
  • “휴학계 냈지만 자의 아니야”…의대 본과생이 밝힌 심정
    ▲지난 5일 경기도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의 모습. 뉴스1 “휴학계 냈지만 자의 아니야”…의대 본과생이 밝힌 심정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면서 전국 의과대학에서 동맹휴학 신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 휴학계 제출이 자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전공의 모임인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최근 자신을 비수도권 의과대학 본과생이라 밝힌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많은 의대생들이 그렇듯 저 역시 휴학계를 제 손으로 제출했다”면서도 “휴학계를 직접 냈다고 해서, 제 휴학이 온전한 자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휴학계 제출을 망설이는 학생들은 학생 대표가 개별적으로 설득했다고 한다. 그는 “동기와 선후배들이 강경 대응을 외치는 분위기”라며 “개인 사정으로 휴학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수업 거부로 이 집단행동에 동참하기를 요구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의과대학 학생들은 다른 의견을 내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의대와 병원은 교수와 선배가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좁고 닫힌사회”라며 “의대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동료들과만 어울리며 폐쇄적인 의대생, 의사 집단의 세계관을 내면화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류 의견과 결을 달리하는 학생들은 의견을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동기가 동료가 되고, 학교가 직장이 되는 이 사회의 생리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의대생일 때 의대 내부의 다원성을 이해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이 의사가 되어서 환자 집단의 다원성을 성숙하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의학 교육 역시 다양성에 대해 의대생들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4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절차 등을 지켜 정상적으로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5401명으로,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 8793명)의 28.7% 수준이다. 다만 실제로 휴학계를 제출한 학생은 이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휴학을 신청했으나 지도교수·학부모 서명 등 정당한 절차나 요건을 지키지 않은 휴학은 집계에서 아예 제외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까지 학칙으로 정한 요건과 관계없이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1만 3698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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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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