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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어느 성직자의 글
    ▲페이스북 캡쳐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어느 성직자의 글 강원도 원주에서 한 성공회 신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 전용기를 ‘온 국민이 염원해서’ 추락하길 바라 마지않는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문제가 되니까 글을 삭제하고 “일기장처럼 쓴 ‘나만의 생각 압축’이 공개돼 사과한다”고 썼다. 일단 비겁하다. 백 명이 넘는 탑승객을 태운 비행기를 추락하라고 저주한 게 ‘압축된 본심’이고 그 본심이 실수로 공개됐으니 사과한다는 이야기지 본심에 대한 사과나 철회는 없다. 그리고 졸렬하고 끔찍하다. 이 신부 페이스북 포스트에는 현 정권에 대한 적의(敵意)가 가득하다. 이 신부는 이태원 사고로 명동성당 추모미사에 참석한 대통령 사진을 올리며 “나 같으면 성당 출입을 금지시키고 저 굥을 두드려 팬 뒤 감옥행으로 가겠다”고 쓰기도 했다. 그리고 자기가 봉사하는 단체에 대한 후원과 기도를 부탁한다는 포스트도 이어지니, 어느 포스트가 본심일까. 저런 폭력적인 증오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자기 신도들에게 전파해왔다니 끔찍하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이 사제는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예전 포스트들을 캡쳐해 퍼나르는 중이라 소용없다. 이뿐인가. ‘치과대학을 졸업한 물리학회 회원이며 작가’라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은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을 ‘손톱을 세워 강하게 팔뚝을 잡고 팔꿈치를 신체에 밀착되게끔 잡았다’며 ‘버릇 어디 안 간다’고 평했다. 또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용도로 지급된 예산을 경기도 안산시는 김정은 신년사 학습회와 아파트 부녀회 소모임, 현장체험을 명목으로 한 제주도 여행 경비로 사용했다. 지자체에서 작가, 그리고 성직자까지, 직업 불문이고 남녀노소 불문이다. 이 사회와 구성원에 대한 폭력적인 증오와 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이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는 현상이 됐다는 뜻이다. 왜 이런 아무 쓰잘 데 없는 현상이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는 말인가. 맑은 공기는 위로 올라가지만 세상을 부패시키는 병균은 아래로 내려온다. 윗물이 썩어도 너무 많이 썩어 있었던 것이다. 1504년 음력 4월 폭군 연산군이 어리니라는 애꿎은 여자를 부관참시한 뒤 이 정당성 여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 누가 보더라도 무죄였지만 연산군에게 신하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성상의 하교가 지당하십니다.”(1504년 4월 23일 ‘연산군일기’) 그래도 법 없는 자유를 원했던 연산군은 권력을 감시하던 사헌부와 사간원을 폐지하고 폐지 기념문을 목판에 새기라 명했다.(1504년 12월 26일 ‘연산군일기’) 영조는 압슬형(무릎을 바위로 짓누르는 형벌), 주뢰형(주리틀기), 낙형(인두로 지지는 형벌) 같은 잔인한 형벌로 정적을 처단했다. 정적들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영조는 “형벌이 너무 잔인하다”며 이들 형을 금지시켰다. 1894년 청나라 상해에서 암살된 갑신정변 주역 김옥균 시신이 조선으로 운구되자 고종은 죽은 김옥균을 관에서 꺼내 살을 도려내고 목을 베는 ‘부관참시’와 ‘능지형’으로 재차 처단했다. 그런데 이미 죽은 역적에게 형을 가하는 ‘역률(逆律) 추시(追施)’는 영조 때 “나라가 멸망할 형벌”이라며 금지된 처벌이었다.(1759년 8월 19일 ‘영조실록’) 연산군부터 영조, 고종까지 자기 만족을 위해 법을 무시한 것이다. 조선은 성문법이 완비된 나라였다. 그런데 그 나라를 다스리는 많은 지도자들은 이렇게 자기 정치적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법을 초월해 나라를 통치했다. 그를 추종하고 이해관계를 함께했던 세력은 그 무법과 부도덕함을 방조하고 동조했다. 권력층에 이렇게 탈법과 불법이 난무하면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백성과 시민은 더 이상 법에 기대지 않는다. 법을 탈출한 권력도 썩고, 그 썩은 권력과 결탁한 탈법과 불법이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망국 무렵 조선 권력자들은 인간 본성인 이기심과 탐욕을 법을 무시하면서 마음껏 발휘했다. 망하는 나라, 망하는 사회가 보여준 징조와 망국 패턴은 이렇게 역사에 너무나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법에서 풀려난 이기심과 탐욕이 사회로 전염되면 사회는 법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개개인은 언어적, 물리적 폭력에 의지해 자기 이기심을 성취하려고 한다. 요즘 하루도 빠짐없이 이 사회 상하 구성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비상식적인 폭력의 근원은 지난 몇 년 동안 대한민국 권력층이 행한 무법과 탈법이다. 법을 적용하지도 집행하지도 않고, 사회 방어에 필요한 시스템을 없애는 법을 만들어 사회를 붕괴시켜온 그 행태가 지금 광적 폭력의 근원이다. 법은 도덕률의 최소한이라고들 한다. 그 최소한의 도덕률을 권력자들이 안 지켜왔는데 이 사회에 인간성과 예의가 남아 있겠는가. 인간세상이 아니라 동물의 왕국이 돼 버렸는데 인간의 언어가 먹히겠는가. 이 인간의 땅을 오염시킨 저 동물의 언어는 언제 사라질 것인가.<박종인 조선일보 선임기자> 입력 2022.11.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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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2022-11-14
  • 이태원 참사 왜 못 막았냐고 비판할 자신은 없다
    ▲안양시가 마련한 이태원 참사 관련 안양역 분향소. 시는 사망자 분향소 명칭을 희생자 분향소로 변경했다. 이태원 참사 왜 못 막았냐고 비판할 자신은 없다 11차례 112 신고 묵살 비판…“20명이 최선 다했다” 반박 통제·일방통행 안해 아쉽지만, 하기 어려운 사정 있을 수도 예방 가능했다는 人災 주장, 사고 터진 후 할 수 있는 말 이태원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우려하는 112 신고가 11차례나 접수됐던 사실이 밝혀졌다. 어제 아침 자 조간신문 머리기사들은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신고를 수차례 받고도 경찰이 “방치”하고 “묵살”하고 “뭉갰다”고 비판했다. 당일 오후 6시 34분의 첫 112 신고 내용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였다. 네 시간 뒤에 벌어질 사고를 마치 앞당겨 보기라도 한 듯한 경고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 되고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서 큰 사고가 날 것 같다는 거죠?”라고 응대했다. 신고자가 걱정하며 전달하려고 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분노하게 된다. 현장 치안을 담당했던 경찰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태원 파출소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직원은 “직원 20명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그 시간 동안 현장 주변 폭력, 성추행을 포함해 79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그것들을 처리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는 주장이다. 파출소장은 한 달 전부터 현장 약도를 그려가며 핼러윈에 대비했다고 했다. 인원 부족을 우려해 서울경찰청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태원 투입 경찰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고 사고 직후부터 같은 지적이 있었다. 사고 당일 서울 중심가에선 보수, 진보 양 진영의 시위가 있었다. 핼러윈 축제는 이태원뿐 아니라 홍대와 강남에서도 있었다. 왜 이태원에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은 그곳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사후에 나오는 것이다. 경찰 지휘부 입장에서 사전 신고된 도심 시위와 자발적으로 모일 축제 현장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인력을 배치하겠는가. 그렇게 신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경찰은 왜 진입해서 상황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사고가 터지고 구급차가 112센터에서 현장까지 235m 가는 데 40분이 걸렸다. 경찰 복장을 핼러윈 코스프레로 오해해서 비켜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왜 자율적인 축제에 경찰이 물리력을 행사하느냐는 비난을 들을까 주저했을 수도 있다. 실제 우리나라 공권력이 수시로 겪는 일이다. 이번 참사에 대해 가장 아픈 지적은 문제의 골목길을 일방통행으로 지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그랬으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됐을 듯싶다. 그러나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선 경찰이 통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한다. 또 들뜬 기분에 몰려드는 인파가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로 돌아가라는 경찰 통제에 잘 따랐을지 의문이 든다. 필자도 시위 현장을 우회하라는 경찰 지시에 짜증을 내곤 했던 경험이 있다. 큰 사고가 터지고 나면 ‘예정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늘 나온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치안, 구조 담당자들의 무책임과 무능 때문에 난 사고라는 것이다. 대비할 수 있었다는 비판은 사후에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이런 이런 일만 했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사전에 모든 재난 가능성에 대한 예방 조치를 빈틈 없이 갖추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수한 재난을 겪고 보도해 왔지만 이번 참사처럼 어처구니없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화재·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누군가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생때같은 젊은이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서로 뒤엉키면서 15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대형 압사 사고 뉴스를 간헐적으로 접했지만 21세기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걱정해 본 적이 없다. 이태원 파출소 소속 경찰들이 성추행, 폭력 신고를 처리하느라고 압사 위험 신고를 가볍게 여겼다면 필자처럼 안이한 판단을 한 탓도 있을 것이다. 신문사에서 근무하면서 남을 비판하는 기사를 많이 써왔다. 초년병 시절 선배들에게 “당신도 같은 처지에 있었다면 달리 행동했을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 보라”는 충고를 듣곤 했다. 이태원 참사는 당시 현장 상황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대응에서 몇몇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옷을 벗게 되고 사법 처리 대상이 나올 수도 있다. 그들을 역성들며 감쌀 생각은 없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만일 내가 그때 현장 치안을 맡은 책임자였다면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자신은 서지 않는다. 그래서 섣불리 누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2.11.0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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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2022-11-03
  • ‘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2.7.7./국회사진기자단[사설] <사설>‘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조선일보 입력 2022.08.06 03:24 | 수정 2022.08.06 03:36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2.7.7/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당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추인했다. 비대위가 들어서면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을 비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한심하다”고 했다.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선 “바보들의 합창”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며 “그렇게 말했건만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근으로 꼽혀온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이쯤에서 당대표로서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요즘 이 대표 언행을 보면 ‘내부 총질’이란 지적이 옳다는 걸 입증하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얼마 전엔 친윤계를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때도 그는 윤 대통령과 크고 작은 알력을 빚으며 두 차례 당무를 거부했다. 선거운동 중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야권 통합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해 일이 틀어진 적도 있다. 국정을 뒷받침하기보다 발목 잡는 일이 더 많았다는 친윤계 항변도 일리가 있다. 이 대표는 지금 윤 대통령과 측근들이 자신을 억지로 몰아내려 한다며 분개하는 듯하다. 이 대표 처지에서 사법적 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내 징계부터 내리는 처사가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던 일이 당원권 정지의 원인이 됐다는 점, 그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본인 책임도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당내 문제를 내부 대화로 조정하고 풀기보다 장외에서 비난하고 조롱하는 식으로 대처해왔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 크지만 이 대표의 이런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가 작년 6월 처음 당대표가 됐을 때 낡은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많았다. 한때 ‘이준석 현상’이라고 부를 만한 바람이 불었고 이것이 서울 부산시장 선거 승리와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에게 기대를 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가 극단적 내분을 상징하는 인물로 변해간 현실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 대표도 ‘이준석 정치’가 이런 식으로 매듭지어지고 기억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 오피니언
    • 사설
    2022-08-06
  • 8월 한미훈련, 文이 없앤 ‘대규모 실기동’ 꼭 재개해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미군 헬기들. 사진=뉴스1 8월 한미훈련, 文이 없앤 ‘대규모 실기동’ 꼭 재개해야 북한이 연쇄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7차 핵실험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실시된다.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 위주의 훈련이지만, 이번에는 야외훈련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재인 정부가 ‘컴퓨터 게임’처럼 만들어버린 연합훈련 전반을 정상화하는 일이 필요하지만, 당장 실기동훈련을 실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 당국은 여전히 “검토 중” 입장이라고 한다. 한·미 정상이 지난 5월 21일 서울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연합연습·훈련의 범위와 규모 확대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있다. 두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군 당국이 대규모 실기동훈련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문 정부 때처럼 코로나 핑계를 대려는 낌새도 비친다. 윤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국방부 연쇄 이동 및 군 수뇌부 인사 때문이라면 더 한심한 일이다. 전쟁은 인사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북·중과 대화를 염두에 두고 연합훈련 수위를 저울질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CCPT는 3대 훈련인 키리졸브 훈련(KR)과 독수리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019년부터 컴퓨터시뮬레이션 방식 훈련으로 통합되면서 시작됐다. FE마저 9·19 남북군사합의 후 폐지되면서 대규모 실기동훈련은 사라지고, 대대급 훈련만 각각 진행돼왔다. 오죽하면 2021년 이임을 앞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사령관이 컴퓨터 게임으로 변한 훈련을 개탄하면서 “평시에 땀을 흘려야 전시에 피를 흘리지 않는다”고 했겠는가. 윤 정부의 우왕좌왕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11일 북한 외무성은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들이 강행되는 경우 응분의 대응조치”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 사태” 등으로 협박했다. 더 크고 대담한 실기동훈련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할 당위성이 더 커졌다. <문화일보-2022년 07월 12일>
    • 오피니언
    • 사설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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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 난장판 된 참사 현장, 급기야 ‘파이팅’ 외친 의원까지
    ▲22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근처 이태원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뉴스1 [사설] 정치 난장판 된 참사 현장, 급기야 ‘파이팅’ 외친 의원까지 조선일보 입력 2022.12.27 03:12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설치한 합동 분향소가 여야 지지자 간 다툼으로 난장판이 됐다고 한다. 이 분향소에는 유가족이 공개에 동의한 희생자 76명의 영정을 안치했는데,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 보수 단체가 ‘세월호 팔아 집권한 문재인’ ‘이재명 구속’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분향소 주변은 ‘윤석열 퇴진’과 ‘윤석열 지지’ 구호가 뒤섞여 날마다 아수라장이 된다는 것이다. 26일에는 분향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파이팅”을 외쳐 논란이 일었다. 서 최고위원은 “누군가 유족과 분향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길래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고, 우리가 힘내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분향소에서 파이팅을 외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은 그러잖아도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고가 터지자마자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다른 야당은 모두 반대하는데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그 사이 민변과 참여연대 등 민주당과 가까운 단체들은 시민대책회의를 구성했다. 광우병, 세월호 집회를 주도했던 이들이 다시 모였다. 유가족을 설득해 유가족협의회를 만들고 주말마다 촛불 집회를 열었다. 그렇게 합동 분향소를 차리자 이번엔 민주당과 유족을 비난하는 친여 단체와 유튜버들이 몰려들었다. 이 중 일부는 지난 성탄절 때 분향소를 철거하라며 경쾌한 곡조의 캐럴을 틀었다고 한다. 분향소가 정치 싸움판, 국론 분열의 장으로 변질한 것이다. 이 와중에 인근 주민과 상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양측 모두 자제해야 한다. 이유가 어찌됐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향소 옆에서 고성을 지르고 음악을 트는 일은 잘못됐다. 거기 맞선다고 자기 지지층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독려한 것도 부적절하다. 현역 국회의원이자 당 지도부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지지자끼리 싸우더라도 앞장서서 말려야 했다. 여야 정치권이 진정으로 희생자를 애도한다면 불행한 참사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이어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 의원들부터 참사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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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22-12-27
  • 민생 내세우나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이재명의 10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민생 내세우나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이재명의 100일 중앙일보 입력 2022.12.06 00:10 정당 지지율 여당에 뒤지고 중도 확장 미흡 의혹 적극 소명하고, 견제와 협력 접점 찾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어제 정부 여당을 거듭 비난했다. 당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됐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정권의 불공정한 권력 행사, 부당한 권력 남용이 사회를 두려움과 불안으로 밀어넣고 있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취임 일성으로 민생 우선을 내걸었던 이 대표는 어제도 “국민 우선, 민생 제일주의 실천에 매진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찬과 달리 이 대표가 받아든 성적표는 썩 좋지 않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20~30%대로 낮은 상태다. 제1 야당이 득을 볼 만도 한데, 한국갤럽이 실시한 12월 첫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여당인 국민의힘(35%)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층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도 31%에 그쳤다. 여당보다 다소 높긴 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한 처지에서 이 대표 체제가 당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이런 평가에 그치고 있는 데에는 최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이 대표 본인과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대선 때부터 큰 논란거리였다. 대선 패배 후 이 대표는 ‘방탄’ 논란이 일었음에도 인천 계양을 지역구와 당 대표 출마를 강행했다. 이후 민주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의 향배와 연동되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 본인도 향후 재판을 의식해서인지 수사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고,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도 열지 않았다. 국회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기존 지지층을 넘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정책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돌아봐야 한다. 쌀값 폭락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민주당은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 역시 여야 합의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데도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단독 의결했다.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자면서 ‘이재명표’ 예산은 수조원 증액하겠다고 나선 것도 거대 야당의 무리한 실력 행사로만 비쳤다. 민심의 지지를 얻으려면 이 대표부터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에 대해 회피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대장동 사건 재판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은 설명도, 해명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위는 재판 과정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의혹에 적극 소명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다. 집권세력을 견제한다면서 무리한 의혹 제기에 그치는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 경제·안보 위기 속에서 견제와 협력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이 대표의 숙제다.
    • 오피니언
    • 사설
    2022-12-06
  • [사설] ‘월북 몰이’ 진상 규명하면 ‘안보 무력화’라는 문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은 1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 관련 공식 입장을 내고, “안보를 정쟁 대상으로 삼고, 국가 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설] ‘월북 몰이’ 진상 규명하면 ‘안보 무력화’라는 문 전 대통령 조선일보 입력 2022.12.02 03:12 203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된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며 “안보 정쟁화, 안보 체계 무력화”라고 했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시신이 소각됐는데 정부가 도리어 ‘월북 몰이’를 했다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 ‘안보 무력화’가 되나. 검찰 수사가 자신의 주변으로 좁혀오자 법원에 영향을 미쳐보려는 주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통령은 피살 3시간 전 공무원의 북한 해역 표류를 보고받았지만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남북 간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었다”고 했지만 국제상선통신망은 열려있었다. 그는 공무원 피살 후 대책 회의에도 불참했다. 당시 TV엔 사전 녹화된 그의 ‘한반도 종전 선언’ 유엔 연설이 방송되고 있었다. ‘국민이 사살·소각되는데 대통령은 뭘 했느냐’고 유족들이 물어도 답하지 않더니, 관련 자료를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15년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감사원이 서면 조사를 요구하자 “무례하다”고 거절했다. 그래 놓고 이제 와 ‘안보 무력화’라고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오판해 북핵 고도화에 빌미를 준 문 전 대통령이 어떻게 ‘안보 무력화’라는 말을 하나. 문 전 대통령은 “안보 부처는 정보와 정황을 분석해 사실을 추정했고, 나는 특수정보까지 살펴본 후 그 판단을 수용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해경은 애초 공무원의 ‘해상 추락’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비서실장, 안보실장, 국정원장이 ‘월북 추정’으로 바꾼 것이다. 그 직후 군과 국정원은 관련 첩보 보고서 106건을 삭제했다. 떳떳하면 왜 삭제했나. 해경청장은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자 “난 안 본 거로 하겠다”고 했다. 증거 조작이다. 유족들은 이날 “문 정권이 무슨 짓을 했는지 검찰과 법원이 밝혀달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유족들의 물음에 답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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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02
  • “청와대 돌아가라” 며 용산 이전 예산 깎겠다는 野 심술
    “청와대 돌아가라” 며 용산 이전 예산 깎겠다는 野 심술 [문화일보 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22년 11월 23일(水)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 복귀’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 중단을 비판하며 “청와대로 다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 근거로 “대통령실 용산 이전 강행의 유일한 이유는 개방과 소통”이었는데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불통과 폐쇄, 아집과 독선의 시대로 퇴행”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말을 넘어 구체적 행동으로도 옮길 태세다.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청와대 개방·활용 관련 예산 59억5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또, 운영위원회에서는 현 대통령실 시설 관리 및 개선 사업 예산 29억6000만 원과 국가 사이버안전관리센터 구축 예산 20억 원도 깎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제출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에서 대통령실 이전을 참사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억지와 심술로 볼 수밖에 없다. ‘탈(脫)청와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지만, 지키지 못했다. 이것을 윤 대통령이 이행하자 시새움하고 어깃장 놓는 것으로 비친다. 도어스테핑 중단이 곧 불통이라는 주장도 침소봉대다. 도어스테핑은 소통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게다가 대통령실은 문제점 보완을 통한 재개 입장을 보인다고 한다. 또, 도어스테핑 중단 계기가 된 어느 방송 매체 측의 무례한 언동은 취재윤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다른 언론사와 언론인 신뢰도 추락시킬 정도다.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헌장 제8조도 취재원에 대한 예의, 품격 있는 언어, 품위 있는 행동을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은 어려운 과제인 만큼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얼마나 잘 대처했느냐의 문제는 별도로 따지더라도, 야당은 청와대로 돌아가라는 식의 조롱과 협박을 하기보다 빨리 정착되도록 돕는 게 도리이고, 가장 최신 민의인 대선 결과에 승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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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23
  •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어느 성직자의 글
    ▲페이스북 캡쳐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 어느 성직자의 글 강원도 원주에서 한 성공회 신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 전용기를 ‘온 국민이 염원해서’ 추락하길 바라 마지않는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문제가 되니까 글을 삭제하고 “일기장처럼 쓴 ‘나만의 생각 압축’이 공개돼 사과한다”고 썼다. 일단 비겁하다. 백 명이 넘는 탑승객을 태운 비행기를 추락하라고 저주한 게 ‘압축된 본심’이고 그 본심이 실수로 공개됐으니 사과한다는 이야기지 본심에 대한 사과나 철회는 없다. 그리고 졸렬하고 끔찍하다. 이 신부 페이스북 포스트에는 현 정권에 대한 적의(敵意)가 가득하다. 이 신부는 이태원 사고로 명동성당 추모미사에 참석한 대통령 사진을 올리며 “나 같으면 성당 출입을 금지시키고 저 굥을 두드려 팬 뒤 감옥행으로 가겠다”고 쓰기도 했다. 그리고 자기가 봉사하는 단체에 대한 후원과 기도를 부탁한다는 포스트도 이어지니, 어느 포스트가 본심일까. 저런 폭력적인 증오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자기 신도들에게 전파해왔다니 끔찍하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이 사제는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예전 포스트들을 캡쳐해 퍼나르는 중이라 소용없다. 이뿐인가. ‘치과대학을 졸업한 물리학회 회원이며 작가’라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은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을 ‘손톱을 세워 강하게 팔뚝을 잡고 팔꿈치를 신체에 밀착되게끔 잡았다’며 ‘버릇 어디 안 간다’고 평했다. 또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용도로 지급된 예산을 경기도 안산시는 김정은 신년사 학습회와 아파트 부녀회 소모임, 현장체험을 명목으로 한 제주도 여행 경비로 사용했다. 지자체에서 작가, 그리고 성직자까지, 직업 불문이고 남녀노소 불문이다. 이 사회와 구성원에 대한 폭력적인 증오와 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이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는 현상이 됐다는 뜻이다. 왜 이런 아무 쓰잘 데 없는 현상이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는 말인가. 맑은 공기는 위로 올라가지만 세상을 부패시키는 병균은 아래로 내려온다. 윗물이 썩어도 너무 많이 썩어 있었던 것이다. 1504년 음력 4월 폭군 연산군이 어리니라는 애꿎은 여자를 부관참시한 뒤 이 정당성 여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 누가 보더라도 무죄였지만 연산군에게 신하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성상의 하교가 지당하십니다.”(1504년 4월 23일 ‘연산군일기’) 그래도 법 없는 자유를 원했던 연산군은 권력을 감시하던 사헌부와 사간원을 폐지하고 폐지 기념문을 목판에 새기라 명했다.(1504년 12월 26일 ‘연산군일기’) 영조는 압슬형(무릎을 바위로 짓누르는 형벌), 주뢰형(주리틀기), 낙형(인두로 지지는 형벌) 같은 잔인한 형벌로 정적을 처단했다. 정적들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영조는 “형벌이 너무 잔인하다”며 이들 형을 금지시켰다. 1894년 청나라 상해에서 암살된 갑신정변 주역 김옥균 시신이 조선으로 운구되자 고종은 죽은 김옥균을 관에서 꺼내 살을 도려내고 목을 베는 ‘부관참시’와 ‘능지형’으로 재차 처단했다. 그런데 이미 죽은 역적에게 형을 가하는 ‘역률(逆律) 추시(追施)’는 영조 때 “나라가 멸망할 형벌”이라며 금지된 처벌이었다.(1759년 8월 19일 ‘영조실록’) 연산군부터 영조, 고종까지 자기 만족을 위해 법을 무시한 것이다. 조선은 성문법이 완비된 나라였다. 그런데 그 나라를 다스리는 많은 지도자들은 이렇게 자기 정치적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법을 초월해 나라를 통치했다. 그를 추종하고 이해관계를 함께했던 세력은 그 무법과 부도덕함을 방조하고 동조했다. 권력층에 이렇게 탈법과 불법이 난무하면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백성과 시민은 더 이상 법에 기대지 않는다. 법을 탈출한 권력도 썩고, 그 썩은 권력과 결탁한 탈법과 불법이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망국 무렵 조선 권력자들은 인간 본성인 이기심과 탐욕을 법을 무시하면서 마음껏 발휘했다. 망하는 나라, 망하는 사회가 보여준 징조와 망국 패턴은 이렇게 역사에 너무나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법에서 풀려난 이기심과 탐욕이 사회로 전염되면 사회는 법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개개인은 언어적, 물리적 폭력에 의지해 자기 이기심을 성취하려고 한다. 요즘 하루도 빠짐없이 이 사회 상하 구성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비상식적인 폭력의 근원은 지난 몇 년 동안 대한민국 권력층이 행한 무법과 탈법이다. 법을 적용하지도 집행하지도 않고, 사회 방어에 필요한 시스템을 없애는 법을 만들어 사회를 붕괴시켜온 그 행태가 지금 광적 폭력의 근원이다. 법은 도덕률의 최소한이라고들 한다. 그 최소한의 도덕률을 권력자들이 안 지켜왔는데 이 사회에 인간성과 예의가 남아 있겠는가. 인간세상이 아니라 동물의 왕국이 돼 버렸는데 인간의 언어가 먹히겠는가. 이 인간의 땅을 오염시킨 저 동물의 언어는 언제 사라질 것인가.<박종인 조선일보 선임기자> 입력 2022.11.14 12:37
    • 오피니언
    • 시론
    2022-11-14
  • 이태원 참사 왜 못 막았냐고 비판할 자신은 없다
    ▲안양시가 마련한 이태원 참사 관련 안양역 분향소. 시는 사망자 분향소 명칭을 희생자 분향소로 변경했다. 이태원 참사 왜 못 막았냐고 비판할 자신은 없다 11차례 112 신고 묵살 비판…“20명이 최선 다했다” 반박 통제·일방통행 안해 아쉽지만, 하기 어려운 사정 있을 수도 예방 가능했다는 人災 주장, 사고 터진 후 할 수 있는 말 이태원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우려하는 112 신고가 11차례나 접수됐던 사실이 밝혀졌다. 어제 아침 자 조간신문 머리기사들은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신고를 수차례 받고도 경찰이 “방치”하고 “묵살”하고 “뭉갰다”고 비판했다. 당일 오후 6시 34분의 첫 112 신고 내용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였다. 네 시간 뒤에 벌어질 사고를 마치 앞당겨 보기라도 한 듯한 경고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 되고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서 큰 사고가 날 것 같다는 거죠?”라고 응대했다. 신고자가 걱정하며 전달하려고 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분노하게 된다. 현장 치안을 담당했던 경찰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태원 파출소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직원은 “직원 20명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그 시간 동안 현장 주변 폭력, 성추행을 포함해 79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그것들을 처리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는 주장이다. 파출소장은 한 달 전부터 현장 약도를 그려가며 핼러윈에 대비했다고 했다. 인원 부족을 우려해 서울경찰청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태원 투입 경찰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고 사고 직후부터 같은 지적이 있었다. 사고 당일 서울 중심가에선 보수, 진보 양 진영의 시위가 있었다. 핼러윈 축제는 이태원뿐 아니라 홍대와 강남에서도 있었다. 왜 이태원에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은 그곳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사후에 나오는 것이다. 경찰 지휘부 입장에서 사전 신고된 도심 시위와 자발적으로 모일 축제 현장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인력을 배치하겠는가. 그렇게 신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경찰은 왜 진입해서 상황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사고가 터지고 구급차가 112센터에서 현장까지 235m 가는 데 40분이 걸렸다. 경찰 복장을 핼러윈 코스프레로 오해해서 비켜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왜 자율적인 축제에 경찰이 물리력을 행사하느냐는 비난을 들을까 주저했을 수도 있다. 실제 우리나라 공권력이 수시로 겪는 일이다. 이번 참사에 대해 가장 아픈 지적은 문제의 골목길을 일방통행으로 지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그랬으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됐을 듯싶다. 그러나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선 경찰이 통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한다. 또 들뜬 기분에 몰려드는 인파가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로 돌아가라는 경찰 통제에 잘 따랐을지 의문이 든다. 필자도 시위 현장을 우회하라는 경찰 지시에 짜증을 내곤 했던 경험이 있다. 큰 사고가 터지고 나면 ‘예정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늘 나온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치안, 구조 담당자들의 무책임과 무능 때문에 난 사고라는 것이다. 대비할 수 있었다는 비판은 사후에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이런 이런 일만 했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사전에 모든 재난 가능성에 대한 예방 조치를 빈틈 없이 갖추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수한 재난을 겪고 보도해 왔지만 이번 참사처럼 어처구니없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화재·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누군가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생때같은 젊은이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서로 뒤엉키면서 15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대형 압사 사고 뉴스를 간헐적으로 접했지만 21세기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걱정해 본 적이 없다. 이태원 파출소 소속 경찰들이 성추행, 폭력 신고를 처리하느라고 압사 위험 신고를 가볍게 여겼다면 필자처럼 안이한 판단을 한 탓도 있을 것이다. 신문사에서 근무하면서 남을 비판하는 기사를 많이 써왔다. 초년병 시절 선배들에게 “당신도 같은 처지에 있었다면 달리 행동했을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 보라”는 충고를 듣곤 했다. 이태원 참사는 당시 현장 상황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대응에서 몇몇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옷을 벗게 되고 사법 처리 대상이 나올 수도 있다. 그들을 역성들며 감쌀 생각은 없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만일 내가 그때 현장 치안을 맡은 책임자였다면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자신은 서지 않는다. 그래서 섣불리 누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2.11.03 00:20>
    • 오피니언
    • 시론
    2022-11-03
  • 與의원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참상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왼쪽 두번째)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지원하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하자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이 팔을 치며 제지하는 모습. 채널A 화면 캡쳐 與의원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참상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동아일보-입력 2022-08-13 00:00업데이트 2022-08-13 03:12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그제 수해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했다. 며칠 전 기록적인 폭우로 흙탕물에 잠긴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시장에서다. 복구를 지원한다며 찾은 공개 일정에서 자기들끼리 대화하다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수해가 잦은 경기 동두천과 연천을 지역구로 둔 여당 재선 의원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인가 싶다. 현장에선 망연자실한 상인들이 한숨을 내쉬며 젖은 물품을 말리고 진흙을 걷어내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참담한 자리에서 보통 사람은 떠올릴 수도 없는 발언을 한 것이다. ‘솔직히’라는 발언에서 재해 현장을 의정활동의 홍보사진을 찍는 자리쯤으로 여기는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닌가.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13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주택과 상가가 3800동이나 침수됐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니 참으로 어이없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몇몇 의원들은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도 있었다. 경기 포천-가평이 지역구인 최춘식 의원은 “우리 지역은 소양강댐만 넘지 않으면 되니까”라고 했다. 이 지역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까지 마이크를 잡고 인사말을 했다. 시간이 길어지자 한 상인이 “길 막고 뭐하는 것이냐”며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의원은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했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직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 정도로 끝낼 일이 아니다. 어물쩍 면피성 징계로 넘어갔다간 성난 민심에 더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것이다. 집권 여당 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출당 조치까지 포함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김 의원이 장난기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별거 아니라는 투로 대응했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해야 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택 지휘’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대통령실은 신림동 반지하 수해 현장을 찾은 대통령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홍보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뜩이나 국정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더욱 각성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사설
    2022-08-13
  • ‘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2.7.7./국회사진기자단[사설] <사설>‘이준석 정치’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고 기억되기 바라나 조선일보 입력 2022.08.06 03:24 | 수정 2022.08.06 03:36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2.7.7/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당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추인했다. 비대위가 들어서면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을 비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한심하다”고 했다.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선 “바보들의 합창”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며 “그렇게 말했건만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근으로 꼽혀온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이쯤에서 당대표로서 손을 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요즘 이 대표 언행을 보면 ‘내부 총질’이란 지적이 옳다는 걸 입증하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얼마 전엔 친윤계를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때도 그는 윤 대통령과 크고 작은 알력을 빚으며 두 차례 당무를 거부했다. 선거운동 중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야권 통합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해 일이 틀어진 적도 있다. 국정을 뒷받침하기보다 발목 잡는 일이 더 많았다는 친윤계 항변도 일리가 있다. 이 대표는 지금 윤 대통령과 측근들이 자신을 억지로 몰아내려 한다며 분개하는 듯하다. 이 대표 처지에서 사법적 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내 징계부터 내리는 처사가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던 일이 당원권 정지의 원인이 됐다는 점, 그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본인 책임도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당내 문제를 내부 대화로 조정하고 풀기보다 장외에서 비난하고 조롱하는 식으로 대처해왔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 크지만 이 대표의 이런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가 작년 6월 처음 당대표가 됐을 때 낡은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많았다. 한때 ‘이준석 현상’이라고 부를 만한 바람이 불었고 이것이 서울 부산시장 선거 승리와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에게 기대를 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가 극단적 내분을 상징하는 인물로 변해간 현실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 대표도 ‘이준석 정치’가 이런 식으로 매듭지어지고 기억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 오피니언
    • 사설
    2022-08-06
  • 8월 한미훈련, 文이 없앤 ‘대규모 실기동’ 꼭 재개해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미군 헬기들. 사진=뉴스1 8월 한미훈련, 文이 없앤 ‘대규모 실기동’ 꼭 재개해야 북한이 연쇄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7차 핵실험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실시된다.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 위주의 훈련이지만, 이번에는 야외훈련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재인 정부가 ‘컴퓨터 게임’처럼 만들어버린 연합훈련 전반을 정상화하는 일이 필요하지만, 당장 실기동훈련을 실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 당국은 여전히 “검토 중” 입장이라고 한다. 한·미 정상이 지난 5월 21일 서울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연합연습·훈련의 범위와 규모 확대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있다. 두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군 당국이 대규모 실기동훈련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문 정부 때처럼 코로나 핑계를 대려는 낌새도 비친다. 윤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국방부 연쇄 이동 및 군 수뇌부 인사 때문이라면 더 한심한 일이다. 전쟁은 인사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북·중과 대화를 염두에 두고 연합훈련 수위를 저울질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CCPT는 3대 훈련인 키리졸브 훈련(KR)과 독수리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019년부터 컴퓨터시뮬레이션 방식 훈련으로 통합되면서 시작됐다. FE마저 9·19 남북군사합의 후 폐지되면서 대규모 실기동훈련은 사라지고, 대대급 훈련만 각각 진행돼왔다. 오죽하면 2021년 이임을 앞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사령관이 컴퓨터 게임으로 변한 훈련을 개탄하면서 “평시에 땀을 흘려야 전시에 피를 흘리지 않는다”고 했겠는가. 윤 정부의 우왕좌왕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11일 북한 외무성은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들이 강행되는 경우 응분의 대응조치”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 사태” 등으로 협박했다. 더 크고 대담한 실기동훈련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할 당위성이 더 커졌다. <문화일보-2022년 0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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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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