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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침잠의 계절, 추운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푸르고 무성했던 나무들이 벌거벗은 창밖을 내다보며 지난 한 해를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마치 인간에게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이 짜놓은 4계절용 각본 같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또 한 해를 맞이하라고. “껄·껄·껄이 뭐게?” 누군가 한 모임에서, 연말이면 출몰하는 퀴즈를 내겠단다. “그게 뭔 소리? 노인네 웃음소리야?” 여럿이 몇 가지를 답이라 내놨지만 친구는 계속 고개를 젓는다. 결국 그의 응답은 “참을걸·베풀걸·즐길걸”의 준말이란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누구나 겪는 ‘3대 후회’ 목록이라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중 내게 가장 후회막급인 것은 ‘베풀걸’이다. ‘베풀걸’은 상대가 있고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니 더 그렇다. 특히 다신 만날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지적하는 소리로 들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최악의 후회 목록이다. 친정어머니가 가끔 혼자 말을 하셨었다. “암, 누구나 그때가 돼야 알지, 모른다 몰라!” 난 그 자조 어린 말씀을 ‘노인네 푸념’ 정도로 대충 넘겼다. 그다음에도 되풀이되길래 여쭸다. 당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란다. ‘90이 넘은 노인이 30년 전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다니 참!’ 하고 무시했다. 당신이 말씀했던 ‘그때’가 내게 도달한 걸까? 나 역시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내 가슴속을 떠나지 않고 사무쳐온다. 또 그때 그 말씀이 남편과 사별해 24년을 홀로 사신 절박한 외로움과 딸자식의 무정함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버리려는 자위용이었음을 새삼 깨치게 됐다. 그 이후 어머니는 요양병원, 대학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결국 12월 31일 혼자 눈을 감으셨다. 직장 일은 이미 그만뒀지만 잡생각에 나는 여전히 초조·분주했던 것이다. 늙은 어머니의 외로움, 병든 몸은 인생사 통과의례인 양 여겨 별일이 아니었던 거다. 불과 얼마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에 대한 죄책감도 후회막급이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더 무관심했던 것. 경제적 여유가 나았던 그분은 의사·간호사가 상주하는 고가의 실버타운에서 10여 년 머무셨다. 별세 3년 전에는 당신 공간에 간병인도 두고 친구인 양 지내셨으니 더 모른 척했다. 며느리가 자주 들르면 간병인도 불편하고 말년에 시어머니 통장에 관심이 있어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주위 조언이 그럴싸해서였다. 그러나 장례식 후 실버타운에서 대기자의 후속 입주를 위해 급히 실어 온 유품을 정리하면서 가족이 자주 찾지 않는 환자의 안위는 간병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물증들이 속속 나왔다. 그곳에서 3끼 식사와 청소, 취미 프로그램 등 웬만한 것을 다 공급받는 어머니 방안 3면 벽장은 온갖 물건들로 넘쳤다. 상표를 떼지도 않은 옷·화장품·건강식품과 한약재 등. 어머니의 각종 통장을 정리하고 짐 속에서 나온 그분의 일기식 메모를 받아보면서 죄책감에 얼어붙었다. 자주 바뀌는 간병인들과 방문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여기저기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해 그 대금을 얼마나 많이 부쳐줬는가를 알게 됐다. 간병인이 제멋대로 나들이를 하면서 낯선 이를 품앗이로 대충 들여도 내색도 못 하셨던 것이다. 어렵고 무서워서. 속죄의 마음으로 메모를 보면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 이런 류의 후회는 인생의 반면교사다. 물론 또 잊고 반복하리라. 후회의 연속은 이미 수천 년간 유전돼 온 인생사 고질병이란 불길한 예감도 든다. 두 번의 막급한 아픔을 겪은 내가 이제 좀 성숙해져 내년엔 그런 자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후회는 집착이며 지금을 놓친 마음의 결과다. 다 털어내고 지금에 감사하며 가진 걸 베푸는 자세만이 나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한 스승님의 말씀대로 애써보련다. 더 참고 베풀리라! 인간에게 모두 주어진 ‘그때’가 내게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거다.-조선일보. 고혜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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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4
  •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속이 살아온 시대를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19세기 초반 덴마크의 크리티안 톰센(Christian Thomsen)이 박물관 전시와 안내서를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때면 자연스럽게 ‘도구’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약 280만년 전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부터였다. 190만 년 전에는 ‘일하는 자’라는 뜻의 호모 에르가스테르(Homo ergaster)와 ‘두 발로 선 자’란 뜻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출현했다. 20~15만년 전에는 ‘생각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思考)라는 인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 4만년 전에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전이(大轉移)가 일어나면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그들이 바로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단일종, 우리 조상이다. 호모속의 학명에 담긴 뜻으로 인간을 규정하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두 발로 서서, 일하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자’를 말한다. 이제,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AI 로봇이 나타나면서 그들과 인간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인간에 대한 규정과 시대 구분은 지극히 유물론적이고 이성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9천 2백년 전, 인류의 시원 역사를 담고 있는 『환단고기』 「삼성기」에는 그 첫머리가 ‘오환건국(吾桓建國)’ 네 글자로 시작하고 있다. ‘오환(吾桓)’은 “나, 너, 우리는 모두 환이다.”라는 뜻으로 인간을 ‘환하게 밝은 자’로 규정한 것이다. ‘건국(建國)’은 밝은 사람들이 세운 나라의 뜻으로 「삼성기」는 ‘환국(桓國)이 가장 오래된 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자신 있게 선언하고 있다. 당시에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환국으로부터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 이유는 그들이 다른 사피엔스와는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찾는 것이 인류가 걸어온 시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기고자: 대한사랑 교육위원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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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09
  •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채권시장·로스쿨에 혼란 일으켜…대통령 발언의 무게감은 달라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 보여야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그의 한마디에 국내 정책은 물론 국가 간 외교 관계까지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취재한다. 참모들과 회의 시간에 한 발언, 사적으로 주변에 한 말 모두 관심사다. 그런데 대통령이 가끔 자신 발언의 중량감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간 대체로 그랬던 것 같다. 취임 초 ‘날것’을 보여주겠다며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즉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꾸는 내용의 정부 주 52시간제 개편안에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 정책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대통령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정책 신뢰도에는 금이 갔다. 미국 순방 중엔 ‘바이든 날리면’ 논란이 있었다. 비공식적 발언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 의도와 상관없이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그는 사석에서 특정 정치권 인사들을 거론하며 비속어를 종종 사용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져 문제 되기도 했다. 임기 초반이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직’이 가진 발언의 무게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난달 19일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채권 시장이 혼란을 빚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추경 정부안을 의결하며 “추경을 조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치 3차 추경을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대통령실이 “대통령실은 3차 추경안 편성을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서야 시장은 진정됐다. 지난달 25일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 시민이 “금수저인 사람만 로스쿨을 다닐 수 있다. 사법시험을 부활시켜 달라”고 하자 이에 호응해 “한번 검토해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로스쿨 제도가) 과거제가 아니라 음서제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잠깐 했었다”고 했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파장은 컸다.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에 공감하지만 정책에 반영할 경우 저항이 셀 것도 알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선 로스쿨생들은 지금도 사법시험이 부활해 자신들이 차별받을까 두렵다고 한다. 민감한 대미(對美) 관계에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주변에 여러 얘기를 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평소 소통할 만한 여권 인사들이 반미(反美) 성향 발언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 회의에서 “과거처럼 힘과 동맹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들이 이 대통령과 대화한 뒤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미국에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이 말하는 건 아마도 수십 년간 정치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즉흥적인 날것 발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비정치인 출신으로 통치에 익숙하지 못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자신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정당인’이 아닌 ‘대통령’ 이재명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진다. 식상하고 재미없더라도 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을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자신의 발언에 무게감을 뒀으면 좋겠다.-조선일보 태평로.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20. 업데이트 2025.07.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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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1
  •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결론 정해 놓고 꿰맞춘다며 검찰은 수사 못 하게 하면서전 정권 사냥 맡긴 특검엔 피의자 망신 주고 모욕하며별건 수사 등 못된 짓 방치…8년 전 文 정권 닮아가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힘을 준 메시지는 검찰 개혁이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면서 “추석 전까지 제도 얼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검찰이 너무 망가졌기 때문에 수술을 피할 수 없으며 속전속결로 손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관행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악화됐고 심해졌고 더 나빠졌다”고 했다. 미리 한쪽으로 결론을 내려 놓고 증거를 꿰맞춰 가는 ‘나쁜 수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기소와 수사’ 분리가 그 해법이라고 했다. 검찰은 법에 규정된 기소권만 행사하고 수사에서는 손 떼게 한다는 거다. 어디선가 이미 본 장면 같은 기시감이 든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하면서 검찰 개혁을 시작했다. 문 정권이 내건 양대 국정 목표는 검찰 개혁과 적폐 청산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 힘을 빼는 게 핵심이었다. 이빨을 제거해서 정권을 물지 못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적폐 청산이라는 거창한 명칭의 내용물은 자신들이 증오해 온 보수 진영 전임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보내는 과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뇌물죄’로 처벌받았다. 듣도 보도 못한 두 가지 희한한 법 논리가 동원됐다. 박 전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삼성에서 승마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이 첫째요, 삼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한 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게 둘째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낚싯대에 걸릴 때까지 이 혐의, 저 혐의를 뒤지는 별건 수사로 엮었다. 당초는 국정원 댓글 지시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가, 특수 활동비 전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것도 소득이 없자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10년 전 논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마침내 변호사비를 삼성에 대납시켰다는 혐의가 낚였다. 이 전 대통령을 감옥에 ‘골인’시킨 구속영장은 A4 용지 207장 분량에 혐의는 18가지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2년, 이 전 대통령은 17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공로로 윤석열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실무 수사를 담당한 한동훈 검사는 ‘조선 제일검’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권을 만족시킨 검찰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 개혁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 수사가 악화되고 심화됐고, 더 나빠졌다”고 개탄하게 된 이유다. 이재명 정권이 내딛는 첫걸음도 문 정권과 많이 닮았다. 한 손에 검찰 개혁, 다른 손엔 내란 종식 깃발을 들고 있다. 내란 종식은 적폐 청산 시즌2다. 계엄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전 정권 일망타진을 노린다. 다만 수사는 검찰 대신 3대 특검에 맡겼다. 문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포석일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라는 모자만 썼을 뿐 수사 핵심 인력은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청산 대상으로 꼽아 온 검찰 특수통들이다. 수사 기법도 검찰이 그동안 애용하면서 욕먹어 온 그대로다. 내란 특검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압수 수색 때 에르메스 가방에서 발견된 거액 현금 다발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압수 수색을 집행한 경찰은 “수사 대상인 계엄과 무관해서 덮었다”는데 특검은 굳이 이 사실을 들춰냈다. 여권 사람들이 두고두고 분노를 표시해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망신 주기를 빼닮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폐쇄해 놓고 소환한 얄팍한 조치도 똑같은 발상이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과거 학위 취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것 역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 행위’라는 조항을 근거로 수사한다고 했다. “수사하다가 불거진 불법을 어떻게 눈감을 수 있냐”면서 별건 수사를 합리화해 온 검찰 논리다. 3대 특검에 동원된 엘리트 검사 120명이 윤 정권 먼지 떨기 경쟁을 시작했다. 피의자들을 겁주고 모욕해서 방어 의지를 무력화하는 각종 노하우가 동원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뿌리 뽑겠다고 약속한 ‘나쁜 수사’의 전형이다.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그런 특검에 손뼉 치고 격려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5.07.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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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0
  • [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압승 예상되자 오류 인정 않고, 오류 지적엔 "바보" 비난판사 수사까지 독재 징후 아닌가…브레이크 없는 절대 권력 충돌한 뒤에야 멈춘다 조선일보 입력 2025.05.22. 00:15 / 업데이트 2025.05.22. 08:42 민주당이 술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지귀연 판사에 대해 공수처가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판사도 사람인데 술을 마실 수 있다. 다만 사건 관련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면 심각한 범죄다. 그런데 민주당은 사건 관련자인지는 말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고발한다고 한다. 이 상태에선 김영란법 위반 혐의밖에 되지 않을 텐데 지 판사는 그마저 부인하고 있다. 지 판사가 민주당 미움을 산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석방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석방은 의외의 결정이긴 했지만 어쨌든 판사의 권한이고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민주당은 총선 압승 후 실질적 권력을 잡은 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누구나 탄핵하고 고발하더니 이제 판사 수사까지 시작하고 있다. 지 판사만이 아니라 이 후보 허위 사실 공표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장까지 특검으로 수사한다고 한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 안 한다”고 하더니 “이번 선거는 응징”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 본심인가. 법조인 한 분은 대법원장 특검 문제를 얘기하다 “이 나라에서 어떻게 해도 해도 너무한 일들만 일어나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권력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향해 판결 내용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사를 수사한다는 것은 전형적 독재 행태다. 이런 일이 자유민주 체제인 나라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판사 수사를 지시한 정치인이 국민 50% 안팎의 지지를 받아 곧 대통령이 된다고 한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 중국·대만, 미국·중국 문제와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조금만 고민해도 ‘여기도 셰셰, 저기도 셰셰’ 같은 생각은 하지 못한다. 중국 미사일이 군산과 오산의 미 공군기지에 떨어진 다음에도 셰셰 할 건가. 그런데도 이 후보는 셰셰가 뭐 잘못이냐고 한다. 대통령이 돼도 셰셰를 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그런 한국에 셰셰 하겠나. ‘셰셰가 뭐 잘못됐느냐’는 이 후보의 말은 선거용 얼버무리기로 보았다. 하지만 득표율 50% 이상을 넘본다는 이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기록적인 지지율 차이가 예상되는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견제 장치가 없는 절대 권력 상태에서 ‘셰셰’ 같은 일이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판사들에 대한 수사, 이 후보 자신에 대한 면죄법 추진 등은 그런 일방 독주의 예고편과 같다. 이 후보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도 밀어붙인다고 한다. 이 역시 농민 표와 노조 표를 얻고 나면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았는데 이제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양곡법 개정안은 예산이 매년 1조 수천억원 추가로 들면서 우리 농업의 구조적 비효율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남는 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해 발생한 손실도 3년간 1조원이 넘었다. 일부 농민 단체도 반대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도 양곡법 개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진짜로 하겠다고 한다. 노조 불법 파업이 사실상 면책되는 노란봉투법은 기업들이 크게 우려하는데도 이 후보는 밀어붙인다고 한다. ‘빚 만능론’으로 들리는 “호텔 경제학”이나 “커피 원가 120원” 같은 주장도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데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대법원이 무효화한 일산대교 무료화도 재추진하겠다고 한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절대 권력의 첫 증상이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다음 증상이 ‘틀린 것은 내가 아닌 너희’라고 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호텔 경제학’을 비판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했다. 그다음은 강제 교정이다. 판사에 대한 수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 후보가 대승하지 못하거나 국회나 사법부의 견제가 있으면 이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승이 예상되고, 국회는 장악됐으며, 대법원과 헌재 장악도 코앞에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이재명 대통령’은 ‘총통’이나 ‘차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 자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 때문만은 아니다. 도저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던 이 모든 기적 같은 일을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만들어 주었다. 시중의 얘기대로 윤석열이 없었으면 지금의 이 후보 위상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그야말로 천운이다. 3년 전 윤석열도 천운이 있다고 했다. 그때 민주당 후보가 이재명이 아니었으면 윤은 낙선했을지도 모른다. 윤과 이 후보가 교대로 서로에게 천운이 돼 주고 있다. 그런데 운(運)은 대체로 수명이 길지 않다. 운이 좋아 텅 빈 고속도로에 들어선 차는 무리하게 주행하기 십상이고 어딘가에 충돌해 멈출 가능성이 높다. 운전자는 물론이고 승객들까지 다친다. 지금 윤과 김, 친윤의 모습에서 보듯 차의 속도가 높을수록 피해가 크다. 이 후보를 견제할 세력이 당분간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총통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선량한 국가 관리자 역할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누구보다 이 후보를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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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2
  •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서류 조작해 가족 채용, 선거 다가오면 대거 휴직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서류 조작해 가족 채용, 선거 다가오면 대거 휴직이런 곳 일 처리 믿으라는 건 위생 불량 주방에서 안전한 음식 만든다는 격조직·지배구조·선거망 다 개선해야 최근 발표된 감사원의 선거관리위원회 감사 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어느 조직에나 있는 소수의 일탈로 보기 어려웠다. 최고위직인 전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이 자녀를 특혜 채용한 것 때문에 수사에 넘겨졌다. 2013~2023년 경력 경쟁 채용에서 드러난 규정 위반만 878건이다. 채용 공고를 안 내거나, 내부 사람으로만 서류·면접위원을 구성하고 면접 점수를 위·변조해 직원 자녀를 채용하는 등 온갖 채용 비리가 다 동원됐다. 정원 대비 1급 비율(0.71%)이 전체 중앙행정기관(0.03%)의 24배다. 외부 사람을 위촉할 수 있는 1급 직위도 몽땅 내부 승진으로 채우고, 법정 임기를 무시한 채 임기 쪼개기로 1급 자리를 나눠 가졌다. 평균 승진 기간이 다른 중앙행정기관보다 급수별로 3~4년씩 빠르니 악착같이 대물려 아들딸을 선관위로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윗물도, 아랫물도 다 썩었다. 8년간 124회 출국해 817일을 해외 체류한 직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로스쿨 다닌 직원 등 별별 행태가 다 있다. 선거철만 바쁜데 선거철에 휴직률이 급증했다. 결원을 메우려고 경력 경쟁 채용을 실시하는데 그게 채용 비리 통로였다. 권력의 입김에서 벗어나 선거를 엄정히 치르라고 헌법에 못 박은 독립 기구인데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다 보니 조직이 심각하게 부패했다. 크게 세 가지를 고쳐야 한다고 본다. 첫째, 선관위 조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감시 체제를 도입하고 3000명에 달하는 방만한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 감사원 직무 감찰도 안 받겠다고 헌법재판소로 달려갔는데 헌재가 선관위 편을 들어줘 감사원 직무 감찰마저 위헌이라 한다. 합법적 견제 장치가 없으니 국민 감시단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둘째, 헌재의 이상한 편들기에서 드러났듯, 판사·대법관 등 현직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지배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 선거소송은 대법원 단심제다. 그런데 선거소송의 피고인 선관위 책임자(선관위원장)가 현직 판사다. 피고와 재판관이 한집안이다. 2020년 총선 직후 선거 무효 소송이 120여 건 쏟아졌는데 최초 판결은 820일 걸렸고 5건만 재검표했으며 나머지는 다 기각됐다. 부정선거론 확산에는 이 이상한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대법원의 선거소송 처리도 한몫했다. 셋째, 선거 관리 제도도 고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선거 관리 시스템이 잘 확립돼 있고 개표 과정에 부정이 개입하기 어렵다며 부정선거론에 선을 긋지만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주방 상태가 불량하고 미덥잖은데 음식 위생 걱정 말라는 격이기 때문이다. 어느 제도든 허점이나 오류는 있게 마련이고 수정 보완하면 되는데 선관위가 그럴 장치도, 의지도 없어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대만식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대만은 부정선거 논란을 원천 봉쇄하고 중국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투표, 부재자 투표 등을 허용하지 않는다. 유권자가 직접 현장 투표해야 한다. 재외 국민들도 귀국해 투표한다. 투표함을 움직이지 않으려고 모든 투표소를 투표 종료 직후 개표소로 바꾸어 그 자리에서 수개표한다. 대만만큼은 아니어도 우리 선거 관리도 엄격함을 보강해야 한다. 느슨한 사전 투표제는 개선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 2023년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중앙선관위 합동 조사에서 선관위의 사이버 관리는 100점 만점에 31.5점에 불과했다. 선관위가 문제점을 고쳤다지만 충분치 않아 보인다. 정보 시스템 전문가인 문송천 박사(카이스트 명예교수)에 따르면, 선관위가 자체 구성한 자문위원단에 망 보안 전문가, OS(운영체제) 보안 전문가는 있는데 DB(데이터베이스) 보안 전문가는 포함돼 있지 않아 DB 설계 및 관리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이버 보안은 망 보안, OS 보안, DB 보안의 3층 구조로 설계·운용된다. 망 보안은 건물로 치면 외벽·출입문을 지키는 것이다. OS 보안은 건물 내로 침투했어도 내부 문서인 파일을 함부로 보지 못하게 막는 기술이다. DB 보안은 침입자가 파일에 접근해 속속들이 봐도 특정 페이지의 특정 라인을 읽어내지 못하게 보안하는 것이다. 부정선거론 주장에는 선거인 명부의 부정확성 등이 제기되는데 문 교수는 DB 설계가 부실하거나, 무늬만 DB이고 실상은 일반 파일 처리 기술로 작동하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상존한다고 했다. 선관위 DB 설계의 품질과 DB 보안 수준을 판별할 수 있는 전문가까지 포함시킨 합동 점검팀을 구성해서 선거망을 진단하고 개선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접근해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다. 이번에 드러난 선관위 조직 및 선거 관리 문제는 필요하다면 헌법을 바꿔서라도 싹 고쳐야 한다. <[강경희 칼럼] 조선일보 입력 2025.03.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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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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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연말 떠올리는 ‘3대 후회’ 침잠의 계절, 추운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푸르고 무성했던 나무들이 벌거벗은 창밖을 내다보며 지난 한 해를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마치 인간에게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이 짜놓은 4계절용 각본 같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또 한 해를 맞이하라고. “껄·껄·껄이 뭐게?” 누군가 한 모임에서, 연말이면 출몰하는 퀴즈를 내겠단다. “그게 뭔 소리? 노인네 웃음소리야?” 여럿이 몇 가지를 답이라 내놨지만 친구는 계속 고개를 젓는다. 결국 그의 응답은 “참을걸·베풀걸·즐길걸”의 준말이란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누구나 겪는 ‘3대 후회’ 목록이라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중 내게 가장 후회막급인 것은 ‘베풀걸’이다. ‘베풀걸’은 상대가 있고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니 더 그렇다. 특히 다신 만날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한 불효를 지적하는 소리로 들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최악의 후회 목록이다. 친정어머니가 가끔 혼자 말을 하셨었다. “암, 누구나 그때가 돼야 알지, 모른다 몰라!” 난 그 자조 어린 말씀을 ‘노인네 푸념’ 정도로 대충 넘겼다. 그다음에도 되풀이되길래 여쭸다. 당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란다. ‘90이 넘은 노인이 30년 전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마음 아파하다니 참!’ 하고 무시했다. 당신이 말씀했던 ‘그때’가 내게 도달한 걸까? 나 역시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내 가슴속을 떠나지 않고 사무쳐온다. 또 그때 그 말씀이 남편과 사별해 24년을 홀로 사신 절박한 외로움과 딸자식의 무정함에 대한 서운함을 떨쳐버리려는 자위용이었음을 새삼 깨치게 됐다. 그 이후 어머니는 요양병원, 대학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결국 12월 31일 혼자 눈을 감으셨다. 직장 일은 이미 그만뒀지만 잡생각에 나는 여전히 초조·분주했던 것이다. 늙은 어머니의 외로움, 병든 몸은 인생사 통과의례인 양 여겨 별일이 아니었던 거다. 불과 얼마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에 대한 죄책감도 후회막급이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더 무관심했던 것. 경제적 여유가 나았던 그분은 의사·간호사가 상주하는 고가의 실버타운에서 10여 년 머무셨다. 별세 3년 전에는 당신 공간에 간병인도 두고 친구인 양 지내셨으니 더 모른 척했다. 며느리가 자주 들르면 간병인도 불편하고 말년에 시어머니 통장에 관심이 있어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주위 조언이 그럴싸해서였다. 그러나 장례식 후 실버타운에서 대기자의 후속 입주를 위해 급히 실어 온 유품을 정리하면서 가족이 자주 찾지 않는 환자의 안위는 간병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물증들이 속속 나왔다. 그곳에서 3끼 식사와 청소, 취미 프로그램 등 웬만한 것을 다 공급받는 어머니 방안 3면 벽장은 온갖 물건들로 넘쳤다. 상표를 떼지도 않은 옷·화장품·건강식품과 한약재 등. 어머니의 각종 통장을 정리하고 짐 속에서 나온 그분의 일기식 메모를 받아보면서 죄책감에 얼어붙었다. 자주 바뀌는 간병인들과 방문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여기저기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해 그 대금을 얼마나 많이 부쳐줬는가를 알게 됐다. 간병인이 제멋대로 나들이를 하면서 낯선 이를 품앗이로 대충 들여도 내색도 못 하셨던 것이다. 어렵고 무서워서. 속죄의 마음으로 메모를 보면서 눈물이 절로 흘렀다. 이런 류의 후회는 인생의 반면교사다. 물론 또 잊고 반복하리라. 후회의 연속은 이미 수천 년간 유전돼 온 인생사 고질병이란 불길한 예감도 든다. 두 번의 막급한 아픔을 겪은 내가 이제 좀 성숙해져 내년엔 그런 자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후회는 집착이며 지금을 놓친 마음의 결과다. 다 털어내고 지금에 감사하며 가진 걸 베푸는 자세만이 나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한 스승님의 말씀대로 애써보련다. 더 참고 베풀리라! 인간에게 모두 주어진 ‘그때’가 내게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거다.-조선일보. 고혜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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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4
  •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기고] 역사시대의 시작, 환국-박덕규 대한사랑 교육위원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속이 살아온 시대를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19세기 초반 덴마크의 크리티안 톰센(Christian Thomsen)이 박물관 전시와 안내서를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때면 자연스럽게 ‘도구’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약 280만년 전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부터였다. 190만 년 전에는 ‘일하는 자’라는 뜻의 호모 에르가스테르(Homo ergaster)와 ‘두 발로 선 자’란 뜻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출현했다. 20~15만년 전에는 ‘생각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의 본질은 이성적인 사고(思考)라는 인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 4만년 전에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전이(大轉移)가 일어나면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그들이 바로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단일종, 우리 조상이다. 호모속의 학명에 담긴 뜻으로 인간을 규정하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두 발로 서서, 일하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자’를 말한다. 이제,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AI 로봇이 나타나면서 그들과 인간을 어떻게 구분해야할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인간에 대한 규정과 시대 구분은 지극히 유물론적이고 이성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9천 2백년 전, 인류의 시원 역사를 담고 있는 『환단고기』 「삼성기」에는 그 첫머리가 ‘오환건국(吾桓建國)’ 네 글자로 시작하고 있다. ‘오환(吾桓)’은 “나, 너, 우리는 모두 환이다.”라는 뜻으로 인간을 ‘환하게 밝은 자’로 규정한 것이다. ‘건국(建國)’은 밝은 사람들이 세운 나라의 뜻으로 「삼성기」는 ‘환국(桓國)이 가장 오래된 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자신 있게 선언하고 있다. 당시에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환국으로부터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 이유는 그들이 다른 사피엔스와는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찾는 것이 인류가 걸어온 시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기고자: 대한사랑 교육위원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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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09
  •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즉흥 발언 정치해온 李 대통령의 '날것' 발언 채권시장·로스쿨에 혼란 일으켜…대통령 발언의 무게감은 달라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 보여야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그의 한마디에 국내 정책은 물론 국가 간 외교 관계까지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취재한다. 참모들과 회의 시간에 한 발언, 사적으로 주변에 한 말 모두 관심사다. 그런데 대통령이 가끔 자신 발언의 중량감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임기 3년간 대체로 그랬던 것 같다. 취임 초 ‘날것’을 보여주겠다며 시작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즉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방식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꾸는 내용의 정부 주 52시간제 개편안에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 정책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대통령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정책 신뢰도에는 금이 갔다. 미국 순방 중엔 ‘바이든 날리면’ 논란이 있었다. 비공식적 발언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 의도와 상관없이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그는 사석에서 특정 정치권 인사들을 거론하며 비속어를 종종 사용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져 문제 되기도 했다. 임기 초반이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직’이 가진 발언의 무게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난달 19일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채권 시장이 혼란을 빚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추경 정부안을 의결하며 “추경을 조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치 3차 추경을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대통령실이 “대통령실은 3차 추경안 편성을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서야 시장은 진정됐다. 지난달 25일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 시민이 “금수저인 사람만 로스쿨을 다닐 수 있다. 사법시험을 부활시켜 달라”고 하자 이에 호응해 “한번 검토해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로스쿨 제도가) 과거제가 아니라 음서제가 되는 건 아닌가라는 걱정을 잠깐 했었다”고 했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파장은 컸다.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 부활에 공감하지만 정책에 반영할 경우 저항이 셀 것도 알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선 로스쿨생들은 지금도 사법시험이 부활해 자신들이 차별받을까 두렵다고 한다. 민감한 대미(對美) 관계에서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공적인 자리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주변에 여러 얘기를 한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평소 소통할 만한 여권 인사들이 반미(反美) 성향 발언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 회의에서 “과거처럼 힘과 동맹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들이 이 대통령과 대화한 뒤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미국에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이 말하는 건 아마도 수십 년간 정치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즉흥적인 날것 발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비정치인 출신으로 통치에 익숙하지 못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자신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정당인’이 아닌 ‘대통령’ 이재명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진다. 식상하고 재미없더라도 정제된 메시지로 국정 안정감을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자신의 발언에 무게감을 뒀으면 좋겠다.-조선일보 태평로.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20. 업데이트 2025.07.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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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1
  •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칼럼] 검찰 개혁이 겨눈 '나쁜 수사', 특검은 해도 되나 “결론 정해 놓고 꿰맞춘다며 검찰은 수사 못 하게 하면서전 정권 사냥 맡긴 특검엔 피의자 망신 주고 모욕하며별건 수사 등 못된 짓 방치…8년 전 文 정권 닮아가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힘을 준 메시지는 검찰 개혁이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면서 “추석 전까지 제도 얼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검찰이 너무 망가졌기 때문에 수술을 피할 수 없으며 속전속결로 손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소를 위해 수사하는 나쁜 관행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악화됐고 심해졌고 더 나빠졌다”고 했다. 미리 한쪽으로 결론을 내려 놓고 증거를 꿰맞춰 가는 ‘나쁜 수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다. ‘기소와 수사’ 분리가 그 해법이라고 했다. 검찰은 법에 규정된 기소권만 행사하고 수사에서는 손 떼게 한다는 거다. 어디선가 이미 본 장면 같은 기시감이 든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하면서 검찰 개혁을 시작했다. 문 정권이 내건 양대 국정 목표는 검찰 개혁과 적폐 청산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 힘을 빼는 게 핵심이었다. 이빨을 제거해서 정권을 물지 못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적폐 청산이라는 거창한 명칭의 내용물은 자신들이 증오해 온 보수 진영 전임 대통령 두 명을 감옥에 보내는 과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뇌물죄’로 처벌받았다. 듣도 보도 못한 두 가지 희한한 법 논리가 동원됐다. 박 전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삼성에서 승마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이 첫째요, 삼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한 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게 둘째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낚싯대에 걸릴 때까지 이 혐의, 저 혐의를 뒤지는 별건 수사로 엮었다. 당초는 국정원 댓글 지시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가, 특수 활동비 전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것도 소득이 없자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10년 전 논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마침내 변호사비를 삼성에 대납시켰다는 혐의가 낚였다. 이 전 대통령을 감옥에 ‘골인’시킨 구속영장은 A4 용지 207장 분량에 혐의는 18가지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2년, 이 전 대통령은 17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공로로 윤석열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실무 수사를 담당한 한동훈 검사는 ‘조선 제일검’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권을 만족시킨 검찰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 개혁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 수사가 악화되고 심화됐고, 더 나빠졌다”고 개탄하게 된 이유다. 이재명 정권이 내딛는 첫걸음도 문 정권과 많이 닮았다. 한 손에 검찰 개혁, 다른 손엔 내란 종식 깃발을 들고 있다. 내란 종식은 적폐 청산 시즌2다. 계엄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전 정권 일망타진을 노린다. 다만 수사는 검찰 대신 3대 특검에 맡겼다. 문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포석일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라는 모자만 썼을 뿐 수사 핵심 인력은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청산 대상으로 꼽아 온 검찰 특수통들이다. 수사 기법도 검찰이 그동안 애용하면서 욕먹어 온 그대로다. 내란 특검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압수 수색 때 에르메스 가방에서 발견된 거액 현금 다발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압수 수색을 집행한 경찰은 “수사 대상인 계엄과 무관해서 덮었다”는데 특검은 굳이 이 사실을 들춰냈다. 여권 사람들이 두고두고 분노를 표시해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망신 주기를 빼닮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폐쇄해 놓고 소환한 얄팍한 조치도 똑같은 발상이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과거 학위 취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것 역시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 행위’라는 조항을 근거로 수사한다고 했다. “수사하다가 불거진 불법을 어떻게 눈감을 수 있냐”면서 별건 수사를 합리화해 온 검찰 논리다. 3대 특검에 동원된 엘리트 검사 120명이 윤 정권 먼지 떨기 경쟁을 시작했다. 피의자들을 겁주고 모욕해서 방어 의지를 무력화하는 각종 노하우가 동원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뿌리 뽑겠다고 약속한 ‘나쁜 수사’의 전형이다. 이재명 정권 사람들이 그런 특검에 손뼉 치고 격려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 입력 2025.07.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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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0
  • [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양상훈 칼럼] 이재명 '총통' 징후 엿보인다 압승 예상되자 오류 인정 않고, 오류 지적엔 "바보" 비난판사 수사까지 독재 징후 아닌가…브레이크 없는 절대 권력 충돌한 뒤에야 멈춘다 조선일보 입력 2025.05.22. 00:15 / 업데이트 2025.05.22. 08:42 민주당이 술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지귀연 판사에 대해 공수처가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판사도 사람인데 술을 마실 수 있다. 다만 사건 관련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면 심각한 범죄다. 그런데 민주당은 사건 관련자인지는 말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고발한다고 한다. 이 상태에선 김영란법 위반 혐의밖에 되지 않을 텐데 지 판사는 그마저 부인하고 있다. 지 판사가 민주당 미움을 산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석방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석방은 의외의 결정이긴 했지만 어쨌든 판사의 권한이고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민주당은 총선 압승 후 실질적 권력을 잡은 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누구나 탄핵하고 고발하더니 이제 판사 수사까지 시작하고 있다. 지 판사만이 아니라 이 후보 허위 사실 공표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장까지 특검으로 수사한다고 한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 안 한다”고 하더니 “이번 선거는 응징”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 본심인가. 법조인 한 분은 대법원장 특검 문제를 얘기하다 “이 나라에서 어떻게 해도 해도 너무한 일들만 일어나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권력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향해 판결 내용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사를 수사한다는 것은 전형적 독재 행태다. 이런 일이 자유민주 체제인 나라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판사 수사를 지시한 정치인이 국민 50% 안팎의 지지를 받아 곧 대통령이 된다고 한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 중국·대만, 미국·중국 문제와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조금만 고민해도 ‘여기도 셰셰, 저기도 셰셰’ 같은 생각은 하지 못한다. 중국 미사일이 군산과 오산의 미 공군기지에 떨어진 다음에도 셰셰 할 건가. 그런데도 이 후보는 셰셰가 뭐 잘못이냐고 한다. 대통령이 돼도 셰셰를 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그런 한국에 셰셰 하겠나. ‘셰셰가 뭐 잘못됐느냐’는 이 후보의 말은 선거용 얼버무리기로 보았다. 하지만 득표율 50% 이상을 넘본다는 이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기록적인 지지율 차이가 예상되는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견제 장치가 없는 절대 권력 상태에서 ‘셰셰’ 같은 일이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판사들에 대한 수사, 이 후보 자신에 대한 면죄법 추진 등은 그런 일방 독주의 예고편과 같다. 이 후보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도 밀어붙인다고 한다. 이 역시 농민 표와 노조 표를 얻고 나면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았는데 이제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양곡법 개정안은 예산이 매년 1조 수천억원 추가로 들면서 우리 농업의 구조적 비효율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남는 쌀을 사료용으로 처분해 발생한 손실도 3년간 1조원이 넘었다. 일부 농민 단체도 반대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도 양곡법 개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진짜로 하겠다고 한다. 노조 불법 파업이 사실상 면책되는 노란봉투법은 기업들이 크게 우려하는데도 이 후보는 밀어붙인다고 한다. ‘빚 만능론’으로 들리는 “호텔 경제학”이나 “커피 원가 120원” 같은 주장도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데 잘못이 아니라고 한다. 대법원이 무효화한 일산대교 무료화도 재추진하겠다고 한다.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절대 권력의 첫 증상이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다음 증상이 ‘틀린 것은 내가 아닌 너희’라고 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호텔 경제학’을 비판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했다. 그다음은 강제 교정이다. 판사에 대한 수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 후보가 대승하지 못하거나 국회나 사법부의 견제가 있으면 이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승이 예상되고, 국회는 장악됐으며, 대법원과 헌재 장악도 코앞에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이재명 대통령’은 ‘총통’이나 ‘차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 자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 때문만은 아니다. 도저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던 이 모든 기적 같은 일을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만들어 주었다. 시중의 얘기대로 윤석열이 없었으면 지금의 이 후보 위상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그야말로 천운이다. 3년 전 윤석열도 천운이 있다고 했다. 그때 민주당 후보가 이재명이 아니었으면 윤은 낙선했을지도 모른다. 윤과 이 후보가 교대로 서로에게 천운이 돼 주고 있다. 그런데 운(運)은 대체로 수명이 길지 않다. 운이 좋아 텅 빈 고속도로에 들어선 차는 무리하게 주행하기 십상이고 어딘가에 충돌해 멈출 가능성이 높다. 운전자는 물론이고 승객들까지 다친다. 지금 윤과 김, 친윤의 모습에서 보듯 차의 속도가 높을수록 피해가 크다. 이 후보를 견제할 세력이 당분간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총통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선량한 국가 관리자 역할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누구보다 이 후보를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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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2
  •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서류 조작해 가족 채용, 선거 다가오면 대거 휴직 [칼럼] 이러고도 선관위의 '정직 선거'를 믿으라고? 서류 조작해 가족 채용, 선거 다가오면 대거 휴직이런 곳 일 처리 믿으라는 건 위생 불량 주방에서 안전한 음식 만든다는 격조직·지배구조·선거망 다 개선해야 최근 발표된 감사원의 선거관리위원회 감사 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어느 조직에나 있는 소수의 일탈로 보기 어려웠다. 최고위직인 전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이 자녀를 특혜 채용한 것 때문에 수사에 넘겨졌다. 2013~2023년 경력 경쟁 채용에서 드러난 규정 위반만 878건이다. 채용 공고를 안 내거나, 내부 사람으로만 서류·면접위원을 구성하고 면접 점수를 위·변조해 직원 자녀를 채용하는 등 온갖 채용 비리가 다 동원됐다. 정원 대비 1급 비율(0.71%)이 전체 중앙행정기관(0.03%)의 24배다. 외부 사람을 위촉할 수 있는 1급 직위도 몽땅 내부 승진으로 채우고, 법정 임기를 무시한 채 임기 쪼개기로 1급 자리를 나눠 가졌다. 평균 승진 기간이 다른 중앙행정기관보다 급수별로 3~4년씩 빠르니 악착같이 대물려 아들딸을 선관위로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윗물도, 아랫물도 다 썩었다. 8년간 124회 출국해 817일을 해외 체류한 직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로스쿨 다닌 직원 등 별별 행태가 다 있다. 선거철만 바쁜데 선거철에 휴직률이 급증했다. 결원을 메우려고 경력 경쟁 채용을 실시하는데 그게 채용 비리 통로였다. 권력의 입김에서 벗어나 선거를 엄정히 치르라고 헌법에 못 박은 독립 기구인데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다 보니 조직이 심각하게 부패했다. 크게 세 가지를 고쳐야 한다고 본다. 첫째, 선관위 조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감시 체제를 도입하고 3000명에 달하는 방만한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 감사원 직무 감찰도 안 받겠다고 헌법재판소로 달려갔는데 헌재가 선관위 편을 들어줘 감사원 직무 감찰마저 위헌이라 한다. 합법적 견제 장치가 없으니 국민 감시단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둘째, 헌재의 이상한 편들기에서 드러났듯, 판사·대법관 등 현직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지배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 선거소송은 대법원 단심제다. 그런데 선거소송의 피고인 선관위 책임자(선관위원장)가 현직 판사다. 피고와 재판관이 한집안이다. 2020년 총선 직후 선거 무효 소송이 120여 건 쏟아졌는데 최초 판결은 820일 걸렸고 5건만 재검표했으며 나머지는 다 기각됐다. 부정선거론 확산에는 이 이상한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대법원의 선거소송 처리도 한몫했다. 셋째, 선거 관리 제도도 고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선거 관리 시스템이 잘 확립돼 있고 개표 과정에 부정이 개입하기 어렵다며 부정선거론에 선을 긋지만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주방 상태가 불량하고 미덥잖은데 음식 위생 걱정 말라는 격이기 때문이다. 어느 제도든 허점이나 오류는 있게 마련이고 수정 보완하면 되는데 선관위가 그럴 장치도, 의지도 없어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대만식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대만은 부정선거 논란을 원천 봉쇄하고 중국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투표, 부재자 투표 등을 허용하지 않는다. 유권자가 직접 현장 투표해야 한다. 재외 국민들도 귀국해 투표한다. 투표함을 움직이지 않으려고 모든 투표소를 투표 종료 직후 개표소로 바꾸어 그 자리에서 수개표한다. 대만만큼은 아니어도 우리 선거 관리도 엄격함을 보강해야 한다. 느슨한 사전 투표제는 개선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 2023년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중앙선관위 합동 조사에서 선관위의 사이버 관리는 100점 만점에 31.5점에 불과했다. 선관위가 문제점을 고쳤다지만 충분치 않아 보인다. 정보 시스템 전문가인 문송천 박사(카이스트 명예교수)에 따르면, 선관위가 자체 구성한 자문위원단에 망 보안 전문가, OS(운영체제) 보안 전문가는 있는데 DB(데이터베이스) 보안 전문가는 포함돼 있지 않아 DB 설계 및 관리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사이버 보안은 망 보안, OS 보안, DB 보안의 3층 구조로 설계·운용된다. 망 보안은 건물로 치면 외벽·출입문을 지키는 것이다. OS 보안은 건물 내로 침투했어도 내부 문서인 파일을 함부로 보지 못하게 막는 기술이다. DB 보안은 침입자가 파일에 접근해 속속들이 봐도 특정 페이지의 특정 라인을 읽어내지 못하게 보안하는 것이다. 부정선거론 주장에는 선거인 명부의 부정확성 등이 제기되는데 문 교수는 DB 설계가 부실하거나, 무늬만 DB이고 실상은 일반 파일 처리 기술로 작동하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상존한다고 했다. 선관위 DB 설계의 품질과 DB 보안 수준을 판별할 수 있는 전문가까지 포함시킨 합동 점검팀을 구성해서 선거망을 진단하고 개선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접근해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다. 이번에 드러난 선관위 조직 및 선거 관리 문제는 필요하다면 헌법을 바꿔서라도 싹 고쳐야 한다. <[강경희 칼럼] 조선일보 입력 2025.03.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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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12
  • 한민족은 빛의 민족이다-윤창열 대한사랑 이사장
    우리가 사는 한반도 땅은 지구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신지비사」에서 “아침의 태양 빛을 가장 먼저 받는 땅(朝光先受地)”이라고 했다. 우리 민족이 빛의 민족이고 광명을 숭상하는 민족이라는 것은 역사와 인명·지명·풍속을 통해 보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배달국을 건국한 환웅천황께서 제세핵랑군 3천 명을 거느리고, 백두산 꼭대기에 내려와 신시개천(神市開天)을 하셨는데, 백두산의 꼭대기는 동해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 빛이 가장 먼저 비추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국통에 따른 국호는 9번 바뀌었는데, 모두 광명을 나타내고 있다. 최초의 나라 환국은 환한 광명의 나라라는 뜻이고, 배달국은 밝달국의 변음으로 하늘의 광명이 비추는 밝은 땅의 나라라는 뜻이다. 조선은 아침의 광명이 선명하게 빛나는 나라라는 뜻이고, 부여는 아침의 먼동이 뿌옇게 밝아온다는 의미이다. 고구려는 고대광려(高大光麗)의 뜻이니 높고 크고 빛난다는 뜻이고, 대진국의 진(震)은 ‘동방 진’자로 역시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다. 고려는 고구려의 준말이고, 조선을 거쳐 지금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쓰고 있는데, 한(韓)에는 30 여가지의 뜻이 있는데, 광명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환인·환웅의 환(桓)이 환하다는 광명의 뜻이고, 해모수의 해는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가리킨다. 문명의 아버지이며 인문시조(人文始祖)로 받들어지는 배달국 5세 태우의 환웅의 12번째 아들 태호복희씨의 태호(太昊)는 아주 밝다는 뜻이고 복희는 밝은 해, 즉 밝은 태양이라는 뜻이다. 인명뿐만 아니라 지명에도 광명을 나타내는 명칭이 많은데, 태백산(백두산) 소백산의 백(白)이 밝다는 뜻이고 단군릉이 있는 북한 강동군의 산 이름이 대박산(大朴山)으로 크게 밝은 산이란 뜻이며 동이족이 세운 나라로 알려진 은나라 서울 박(亳)도 밝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새해 첫날 해맞이를 하고, 정월대보름 추석날 달맞이를 하였으며 작은 설이라고 하는 동짓날 동지팥죽 속에 흰 새알심을 넣어서 먹고, 설날 떡국을 끊여 먹는데 새알심과 떡국의 동그란 떡도 태양을 상징한다. 우리 민족을 백의 민족이라고 하는데, 이는 흰 옷을 즐겨 입는데서 유래했지만, 빛의 3원색인 빨강·파랑·초록을 합하면 백색이 되는 것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해외에 계신 빛의 민족의 후손인 동포들의 신수가 훤(환)해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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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12
  • [김대중 칼럼] 사법(司法)이 나라를 구해야
    [김대중 칼럼] 사법(司法)이 나라를 구해야 조선일보 입력 2025.02.11. 00:16 세계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트럼프 관심은 한국이 아닌 북 김정은과 한반도 안정 대한민국 생존과 관련해선 윤석열, 이재명도 2차적 문제…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탄핵 터널 벗어난 정상 국가 그 단초가 사법에 달려 있다 헌법재판소 출신의 한 법조인은 최근 신문 칼럼에서 “헌재의 판결은 고도의 사법(司法) 정치”라고 했다. 이때 정치는 오늘날 정치권에서 횡행하는 술수 정치와는 다른, 정책적 결정으로서의 정치라고 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냐는 사물적(事物的) 판단이 아니라, 어느 것이 나라를 올바르게 운용하는 데 준거가 될 것이냐 하는 판단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것은 헌재뿐 아니라 모든 사법 기능의 원칙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직 대통령의 탄핵을 다루고 있는 오늘의 헌재는 그런 사법적 정치와는 다른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헌재의 구성 요소가 너무 정파적이고 너무 좌파적이라는 지적이다. 거리의 반탄 집회는 이미 헌재에 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 앞에는 우리나라의 정치 진로를 가름할 재판이 두 건(件) 대기하고 있다.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에 관한 헌재의 판결이고, 다른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 여부를 좌우하는 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이다. 두 재판은 그 판결 시점의 선후(先後)와 판결 내용의 유무죄에 따라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이 대표 항소심 판결이 먼저 나올 것인가, 윤 대통령 탄핵 여부가 먼저 판결될 것인가에 따라 정치 지형은 전면 달라진다. 또 그 내용에 따라서도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유죄가 나면 정치권에서 아웃이다. 무죄가 나오면 그는 100% 대선에 출마한다. 그래서 그는 목숨 걸다시피 별 꼼수를 다 동원해서라도 (예를 들어 선거법 위헌 심사 신청 등) 무죄를 도모할 것이다. 다만 유죄가 예상되더라도 대선이 먼저 진행되면 선(先) 당선, 후(後) 면책 같은 트럼프식(式) 생존 방식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대표로서는 자신의 유무죄보다는 윤 대통령의 선(先) 탄핵이 최선의 목표일 것이다. 윤 대통령의 옵션은 무엇인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의 정치 생명은 그것으로 끝이다. 그가 기각 결정을 받는 경우 대통령직에 복귀할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보수층은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면서도 그가 복귀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에는 회의하고 있다. 모든 것이 12·3 비상계엄 이전으로 되돌아가기에는 지난 과정이 모두에게 너무 엄혹했다. 그리고 그 경우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 2년여도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은 차기를 노리는 보수 주자들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기에 윤 대통령의 정치적 효능성은 별개로 하고라도 정권 재창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입지만 살리는 데 머물지 않고 보수를 뭉쳐서 정권 재창출에 투구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그가 ‘죽어서 사는 길’일 것이다. 그런 것이 공개적으로 천명돼 미래가 예측 가능해져야 한다. 그것은 헌재 결정에 압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그가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해법에 의존하게 만든 야당의 독소 조항, 즉 야당의 입법 독재, 행정권 마비, 한국 정통성 훼손 등 독소적 요소를 차단하는 가장 현실적 방식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20~30세대를 고무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세대의 본질이 친윤이라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적이고, 얼치기 진보·좌파에 대한 반발, 남녀 격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빨리 이 탄핵 국면을 벗어나 정상적 국가 운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또 전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정치적 변신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더욱 자국(自國) 이기주의로 이끌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정치적 공백과 혼란 상태에서 허우적거릴 것인가. 지금 트럼프의 관심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의 김정은이고, 한국의 안전과 안정이 아니라 한반도의 안정이다. 사실 윤석열이냐 이재명이냐 하는 문제는 대한민국 생존과 관련해서는 2차적이다. 이 터널을 빨리 그리고 발전적으로 해결할 단초가 사법의 손에 달렸다. 사법(司法)은 무엇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것인가를 애국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법이 정치를 교정하고 나라를 구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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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11
  • [김창균 칼럼] 직무정지된 대통령 꼭 끌어내서 수사해야 하나
    [김창균 칼럼] 직무정지된 대통령 꼭 끌어내서 수사해야 하나 대통령 수사 받는 게 순리지만 수사권 및 영장 문제점도 사실 수사 거부는 혐의 인정하는 격… 시간 지나면 응할 수밖에 없어 국제사회는 이 사태 어떻게 볼지… 한숨 돌리며 기다릴 여유 없나 윤석열 대통령을 감쌀 생각은 깃털만큼도 없다. 해를 넘겨가며 이어지고 있는 국가적 혼란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생각은 다를지 모르지만 군(軍)을 동원해 국정을 정상화하려 했다는 대통령의 발상은 기본적으로 시대착오였다. 이 시대 대한민국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였다. 또 헌법재판소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우리 헌법 및 법률이 정해 놓은 원칙과 어긋났다고 보인다. 계엄에 가담했던 군 수뇌부들이 ‘셀프 구명’ 차원에서 쏟아내는 증언을 다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 내렸다는 명령들이 일정 부분 사실이라면 자칫 끔찍한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대통령이 “계엄을 몇 차례 더 할 수 있다”고 했다는 대목은 추가 사태에 대한 걱정을 낳게 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중단시켜야 한다”는 야당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 힘 대표의 주장에 상당수 국민이 동의했다. 계엄 불발 열흘 남짓 만에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유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출범으로 한숨 돌렸다고 믿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차분하게 기다리는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곳으로 튄 작은 불씨가 심상치 않은 불길로 번져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공수처·경찰 연합과 이를 막아내겠다는 대통령 경호처의 대치가 물리적 충돌을 낳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차 집행이 무산된 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공수처장을 다그친 대목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경호처 직원들이 총을 가지고 덤빈다? 불상사 위험이 있다? 가슴을 열고 쏘라고 해라. 그런 결기를 가져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경찰에 끌려 나오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쌓여온 분풀이를 하겠다는 결의로 충만했다. 공수처장은 몇차례 걸쳐 “꼭 유념하겠다”고 다짐했다.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지키는 훈련을 받아온 경호처와 살상이 벌어지는 현장에 대비해 온 경찰 특공대가 현장에서 육탄전을 벌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대통령이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자기 발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것이 순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에 이런 저런 문제점이 있다는 대통령 측 주장도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대통령이 정당한 수사에는 응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이렇게 극단적인 충돌을 무릅써야 하느냐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현직 대통령이 형사 소추되는 것은 현실에서 벌어지기 힘든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이 인용돼 파면된 후부터 수사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재직 중 유일하게 형사상 소추를 받는 대상으로 헌법이 적시한 두 가지 죄중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래서 계엄 사태 직후부터 수사기관들이 대통령 사냥에 경쟁적으로 뛰어 들었다. 대통령이 파면되고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경우를 상정한 공적 다툼으로 비쳤다. 대통령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제까지 자신이 지휘하던 수사기관에 끌려가는 장면을 당장 수용하기 힘든 대통령의 심리 상태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대통령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이 끝내 수사를 안 받겠다고 버티면 대통령에 불리하게 쏟아낸 군 관계자들의 증언들을 다 인정한 꼴이 된다.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 그래서 대통령도 머지않아 수사에 응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된다. 또 헌재가 대통령을 파면하면 더 이상 경호처 뒤로 숨을 수도 없다.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가 벗겨진 것이니만큼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당장 멈춰야 한다. 나라의 체면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이 수사를 안 받겠다고 경호처를 앞세워 숨고, 그런 대통령을 끌어내고야 말겠다고 공권력이 진입하는 모습은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은 ‘우리 속에 갇힌 맹수’ 신세다. 국민 삶에 영향을 미칠 아무 힘이 없다. 그런 대통령을 꼭 물리적 힘으로 끌어내 수사받게 해야 하나. 그래야 민주당 사람들과 그 지지층의 속이 시원하겠나.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 입력 2025.01.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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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9
  • [박정훈 칼럼] 제2, 제3의 한덕수가 계속 나오면
    [박정훈 칼럼] 제2, 제3의 한덕수가 계속 나오면 민주당의 점령군 행세는 갈수록 가관이다... 그러나 그들이 알아야 할 게 있다. 아무리 겁박해도 제2, 제3의 한덕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가 151명이라고 밝히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으로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가 151명이라고 밝히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으로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이 의결 정족수 논란을 무시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소추한 것은 자신들을 무소불위 점령군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급하다는 뜻도 된다. 이재명 대표의 대권 플랜에 일분 일초가 아쉬운 민주당으로선 정치색 없는 실무형 총리가 저렇게까지 저항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 대행은 민주당 강행 6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도 여야가 합의해 오라고 버텼다. 임명을 거부한 게 아니라 정치적 해결을 요청한 것인데 민주당은 즉각 탄핵의 칼을 뽑아들었다. 한 대행으로선 탄핵소추당할 것을 알면서 정면 돌파로 옥쇄(玉碎)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허약해보이던 관료 출신 한덕수가 이렇게 세게 나올 줄 누가 알았겠나. 한 대행에게 따라붙는 상투어가 ‘무색무취’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쳐 윤석열 정부까지 두루 중용되며 경제수석·부총리에다 총리 2번을 지낸 화려한 이력 덕에 ‘영혼 없는 관료’란 이미지가 굳어졌다. 기능만 탁월한 ‘행정 기술자’라는 것인데, 취재 현장에서 수십 년간 그를 봐온 필자는 이런 상투적 낙인이 얼마나 곡해된 것인지 알고 있다. 그는 정치적으론 무색무취하지만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분명한 자기 철학을 갖고 일관성 있게 주장해온 사람이다. 적어도 ‘영혼 없는 기술자’는 틀린 표현이다. 그는 철저한 시장주의자이자 경제 영토를 넓혀야 기회가 온다고 믿는 개방 신봉자다. 그의 개방 철학은 정치 환경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았고, 좌파가 집권했다고 물러서는 일이 없었다. 도리어 그가 개방의 신념을 밀어붙여 정책으로 현실화한 것은 좌파 정권 때가 더 많았다. 김대중 정권의 통상교섭본부장 시절 한국 영화 스크린 쿼터 폐지를 주장해 영화계를 뒤집어 놓았고, 노무현 정권의 경제 부총리 때 이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 추곡 수매 제도를 폐지하고 쌀 시장을 개방해 성난 농민들에게 ‘볍씨 세례’를 당하기도 했다. 21세기 한국 외교의 최대 성과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숨은 조정자도 한덕수였다. 노무현 정권 당시,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이 협상 전면에 섰지만 막후에서 큰 전략을 짜고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며 그림을 그린 것이 그였다. 한덕수는 대한민국이 생존하려면 미국과 경제의 피를 섞어야 한다고 믿었다. 결국 협정 체결에 성공했고, 그는 이명박 정부의 주미 대사로 기용돼 미 의회의 FTA 비준안 통과까지 마무리지었다. 한·미가 안보에 이어 경제 혈맹을 맺은 데는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무색무취가 아니라 신념을 갖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는 이념을 좌·우로 가르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국가를 위로 끌어올리는 ‘업(up)’이냐, 추락시키는 ‘다운(down)’이냐만 있을 뿐이란 소신을 국회 답변에서 밝힌 적도 있다. 좌든 우든, 나라에 도움되고 국익에 기여하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이 ‘업’ 세력으로 규정되길 원하는듯 했다. 김대중·노무현의 좌파 정권에서도, 이명박·윤석열의 우파 정권에서도 국익 관점만 보는 ‘업’의 입장에 서왔다는 것이다. 올 4월 총선 후 거대 야당의 폭주가 본격화되자 한 총리의 입도 거칠어졌다. 좀처럼 흥분하는 법이 없던 그가 야당 공격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곤 해 정가의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야심을 의심했지만 그가 정치에 뜻도, 소질도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한 총리는 여·야 대치를 치닫는 정치 상황을 답답해했다. 민주당이 과거의 전통을 잃고 이재명 1인을 위한 전투형 사당(私黨)으로 전락해가는 것을 보며 자신이 알던 그 당이 아니라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탄핵 폭주, 입법 폭주, 방탄 폭주를 거듭할수록 한 총리도 투사로 바뀌어갔다. 침묵해선 안 된다고 작심한 듯했다. 야권에선 과거 자기 편이던 한 총리에게 ‘사람이 달라졌다’고 비난했다. 김대중 청와대 시절 비서실장·경제수석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지원 의원은 국회 질의에서 “나쁜 한덕수”로 변했다고 공격했다. 한 총리는 “제가 왜 변하냐”고 반박했는데, 변한 것은 자신이 아닌 야당이란 항변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시절의 합리성을 잃은 민주당이 ‘나쁜 민주당’으로 추락했다고 호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변질된 민주당은 대통령에 이어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해 국정을 혼란으로 밀어넣었다. 정권 탈환을 위해선 경제가 망가지든, 국정이 마비되든 상관없다는 그 무모함이 소름 끼친다. 말 안 들으면 팬다는 민주당의 점령군 행세는 갈수록 가관이다. 두번째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경제 부총리도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또 탄핵으로 협박할 게 뻔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폭주를 멈추지 않는 한 아무리 겁박해도 제2, 제3의 한덕수가 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 입력 2024.12.28. 00:16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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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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