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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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남편 이중섭의 팔레트를 기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마사코 여사. [연합뉴스]"

 

남쪽서 온 덕이 있는 여인"...'국민화가' 이중섭 부인, 서 별세

 

'국민 화가' 이중섭(19161956)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한국이름 이남덕·李南德) 여사가 최근 일본에서 별세했다. 향년 100. 30일 이중섭미술관 전은자 실장은 "도쿄에 거주하는 유족들이 마사코 여사가 지난 1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오늘 알려왔다"고 전했다. 고인은 1921년생으로 이중섭과는 1936년 일본 도쿄 문화학원의 미술부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1945년 태평양전쟁 중 배를 타고 부산으로 들어와 이중섭과 원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중섭은 마사코 여사에게 '남쪽에서 온 덕이 있는 여인'이란 뜻의 이남덕(李南德)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줬다.

 

그러다 19526월 마사코 여사의 부친 별세를 계기로 마사코 여사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내며 가족과 이별했다. 마사코 여사는 이때 한국을 떠난 후 계속 일본에 머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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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여인, 1942, 종이에 연필, 41,2x23.6cm. 이건희컬렉션. 아내 마사코 여사를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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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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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현해탄, 1954, 종이에 펜, 유채, 크레용,, 13.7x21.5cm. 이건희컬렉션.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이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은 7년에 불과했다. 이 중 19511월부터 제주도 서귀포에서 약 1년을 지냈는데, 유족들은 이 시기를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섭의 그림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엽서화에는 결혼 전 연인 마사코에게, 편지화에는 가족들을 그리는 마음을 담았다. 엽서화는 마사코 여사가 잘 간직하고 있다가 1979년 미공개 작품 200점을 전시한 '이중섭 작품전'(미도파백화점 화랑)이 열렸을 때 처음 공개됐다.

 

이중섭의 편지화는 모두 19526월 이후에 그려진 것이다. 이중섭은 편지를 대부분 마사코 여사 앞으로 보냈으며, 아들 '태현군' '태성군' 또는 아이들의 일본 이름 앞으로 보내기도 했다. 이중섭은 편지에 주로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 운동하는 아이들의 모습, 그림을 그리는 이중섭 자신을 그리도 했고, 편지지 가장자리에 손을 길게 그려 넣어 자신과 가족들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중섭'(내년 423일까지)이 지난 12일 개막돼 한창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1488점의 이건희컬렉션 중 이중섭 작품 104점 중 80여 점과 미술관 기존 소장품 11점 중 10점을 합쳐 총 90여 점이 전시 중이다.

 

이중섭이 곧 가족을 만난다는 희망을 담아 그렸던 '현해탄'(1954)도 대표작 중 하나다. 손바닥 크기의 화면엔 두 팔을 벌리고 웃는 부부와 두 아들, 다섯 마리의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중섭은 2년 뒤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무연고자로 눈을 감을 때까지 가족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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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서 온 덕이 있는 여인"...'국민화가' 이중섭 부인, 日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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