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 도로가 파도에 쓸려온 부유물로 쌓여 있다. /뉴스1
힌남노 휩쓸고 간 부산…“광안리 일대 쓰레기장 방불케 해”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 광안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서봉연 수변지역발전협회장은 “광안리 일대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씨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부산 광안리의 피해 상황을 직접 전했다. 서씨는 “일대에 수변공원이 있다 보니까 현수막이나 바리케이드 같은 장애물이 다 넘어와 도로 위가 완전 엉망진창”이라며 “지금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데 광안리 일대 거리의 보도블록 등이 다 일어나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이 공유한 광안리해수욕장 앞 사진에는 각종 부유물이 도로에 가득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 편의점은 1층이 전부 침수되고, 콘크리트 내벽이 드러난 상태였다. 도로에는 보도블록이 나뒹군 모습이었다.
서씨는 체감상 힌남노가 2003년 발생한 태풍 ‘매미’보다 더 강력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에는 대비를 철저하게 한 덕에 피해는 크지 않았다고 했다. 서씨는 “매미 때 피해가 너무 커서 건물 앞에 차수막을 설치했다. 그 덕을 많이 본 것 같다”면서도 “옆 건물은 우리 따라서 차수막을 설치했는데 파도에 다 쓸려갔다. 1층이 거의 다 침수됐다”고 했다. 서씨는 엘리베이터만 침수되는 정도의 피해를 봤다고 한다.
이날 여러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힌남노로 인한 피해 상황을 알리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특히 부산·울산·포항 등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남부 지방과 관련한 글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힌남노가 생각보다 잠잠하게 지나갔다는 의견을 냈지만, 전문가는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이른바 ‘핫타워’가 전체 태풍 면적의 3%밖에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핫타워에 해당하는 남부지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알린 피해 규모만 봐도 힌남노가 결코 작은 규모의 태풍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핫타워에 해당하는 지역에서는 피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피해가 적었다는 얘기를 꺼내기가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서울 및 수도권 사람들은 강풍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