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2-0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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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작가가 자신의 첫 작품 '눈 1'을 소재로 만든 벽시계를 제작하게 된 동기를 말하고 있다. 자신의 첫 작품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딸이 간직하고 싶다며 작품료 5천 달러를 보내왔다고 말하는 김 작가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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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큰 스님 초대전 첫날인 7일 전시장을 찾은 김희라 원로 배우, 김수연 작가, 남기희 인사동감성미술제/Art Heal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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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작가가 아들 금성과 함께 자신의 작품 사이에 서서 카메라를 향해 눈길을 주고 있다. 가운데 큰 그림은 금산 큰 스님의 묵화 작품.

 

김수연 작가의 사랑그리고 인연이 안겨준 행복

남편(원로배우 김희라)이 곧 부처22년 째 거동 불편한 남편의 전신(全身) 역할

새벽 4시에 일어나 불경으로 하루 시작신사임당 상 2번 수상도

 

김수연 작가를 만난 것은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비가 그치고 햇살이 가득했던 9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인()이었다. 그곳에서는 이틀 전인 7일부터 13일까지 금산(金山) 큰 스님 초대전’(팜플렛 등에는 님이라고 표기했다)이 열리고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을 뵈었을 때, 제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잘했다고 하시면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스님의 초대전에 제 작품을 몇 점 전시장에 전시하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몇 차례 사양했죠. 그런데 괜찮다고 하시는데, 더 이상 거절하는 게 결례가 되겠다는 생각에 비구상 작품 6점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큰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는 시애틀에서 알고 지내던 김학우 세계한인재단 총감독을 통해서 김 작가가 원로 배우 김희라 씨의 부인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 TV 조선의 프로그램 마이 라이프에서 김희라 씨가 불편한 몸으로 부인과 함께 등장한 걸 몇 분 정도 스치듯 보면서 ! 저 양반이 건강이 좋지 않구나생각했던 기억만 있을 뿐, 그의 부인인 김 작가의 얼굴은 전혀 기억에 남지 있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앞에 앉아 계시는 분이라니, 귀한 인연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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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의 단꿈이 무르익던 시절의 김희라 원로 배우와 김수연 작가 부부

 

<김 작가의 인연’ 44: 만남과 결혼미국용서부처를 모시는 삶>

 김 작가와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는 뒤늦게 인터넷을 통해 알지 못하고 있던 김희라·김수연 커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기자처럼 해외에 오래 거주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 두 사람의 지난 시간을 요약해서 전해야 할 것 같다. 김희라는 첫 결혼에 실패한 돌싱으로 아들 하나를 둔 상황에서 김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는 영상시대(영화관련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단체로 1975년부터 약 3년간 진행한 청년영화 운동-편집자)에서 실시했던 배우를 공모 1기에 뽑혔고, 첫 출연작이었던 설태호 감독의 76년에 출시했던 영화 보르네오에서 돌아온 덕팔이에서 남편(김희라)과 아내(당시 예명 김은정)로 출연하면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의 결혼식(127)사진과 함께 실린 경향신문 198123일자 연예면 기사 옆에는 "한국영화는 61년 마부(馬夫)가 베를린영화제 특별부문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연속 참패를 맛보게 됐다는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 영화 마부아버지이자 시아버지 배우 김승호 선생이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었으니,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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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라 원로 배우와 김수연 작가가 출연했던 1976년 영화 보르네오에서 온 용팔이의 한 장면. 대형 스크린 속의 부부가 그보다 비교할 수 없이 넓은 세상의 부부가 된 탓일까?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결혼 50주년을 바라보며 다정한 모습으로 동행하고 있다.

  

김 작가는 “1990년쯤에 남편으로부터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두 자녀(아들 금성, 딸 채주)를 돌보러 가라고 권해서 그대로 했는데, 나중에 지인들을 통해서 들려오는 남편의 여성편력 이야기 등으로 우울증도 걸린 적이 있었다. 그래도 자존심이 상해서 내색하지 않았다. 그냥 명예로, 얼굴로 먹고사는 사람이니까 내가 참아야지,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 그런데 나중에는 매달 보내준다고 했던 생활비마저 끊긴 것은 물론 연락조차 닿지 않는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벽지 바르는 일과 노래 교실 등으로 오직 아이들의 앞만 보며 피곤한 줄 모르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별거 아닌 별거처럼 흐른 세월이 12년이 되어 갈 무렵, 알고 지내던 한국의 스님께 남편을 수소문이라도 해서 찾아달라고 했다. 남편이 입원했다는 병원에 전화를 했을 때, 그는 이미 퇴원했기 때문에 또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남편에 대한 실망감과 노여움이나 미움은 소식 없는 남편이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으로 변했다..

 

TV 등 언론 매체를 통해서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그 명배우 김희라 씨가 20015KBS 인간극장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각종 합병증 등으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돈이 없어 여관방을 전전하는 초라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충격과 함께 시청자들을 울렸다.

 

김 작가는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이틀 전에 전화를 하셨다. ‘김 서방 용서해주라. 유언이었던 셈이다. 그 말을 들은 뒤로는 팔자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원로 배우의 여성편력은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그 후 미국생활을 접고 남편 곁으로 달려 온 김 작가는 22년 째 거동이 불편한 남편의 전신(全身) 역할을 하며 지내고 있다. 그녀는 남편에 대한 헌신으로 신사임당 상을 2번이나 수상했다.

 

김 작가는 나에게 남편은 바로 부처님이시다. 그러니 내가 잘 모시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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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TV 조선 마이 라이프 프로그램에서 결혼 43년 만에 리마인드 웨딩을 올렸다>(사진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42번지 박술녀 한복 제공)

 

김 작가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불경을 드리고, 화장을 하고, 남편의 식탁을 차린다. 그녀는 아이들을 낳았을 때도 옅은 화장을 하는 등 화장을 하는 것은 언제, 어느 때, 누구한테서 전화가 오면 머뭇거리지 않고 나갈 준비가 돼 있는, 빈틈없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녀의 부처님인 남편에 대한 애정은 서울에서 전북과학대 영상과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했던 8년 간 직접 운전하면서 뇌경색 후유증으로 말이 어눌한 남편의 발성법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것만으로도 드러난다. 그녀의 남편에 대한 헌신 소식이 알려지면서 두 번이나 신사임당 상을 받기도 했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말도 잘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길거리 간판을 읽게 했어요. 큰소리로. 차에 둘만 있으니까 큰소리로 읽어도 부끄러울 게 없잖아요. 지금은 정말 좋아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작품으로 윤정희가 주연했던 영화 시(Poetry)에서 강 노인 역으로 열연했던 남편이 남우조연상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부부라는 이름으로 인연을 맺고 살아오면서, 어찌 비바람과 폭풍만 있을 수 있을까그녀의 부처님 남편에 대한 사랑이 강물처럼 가득히 차고 넘친다. 

 

우리 아빠가 요리하는 거 좋아해요. 햄버거 같은 것도 애들한테 다 만들어서 주고 그랬어요. 갈비 재우고, 생선 다듬고 그런 것도 잘해요. 신혼 초에는 제사 때 음식도 아빠가 다 했어요.난 전화에도 아빠 번호를 귀염둥이라고 저장해놨어요. 그리고 이제는 다 지난 일이에요. 지금은 오히려 빨리 건강해져서 바람이라도 피웠으면 좋겠어요. 보기에 딱하잖아요.” 

 

함께 있을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 잠시라도 곁에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 다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 이 만큼 좋아해 주는것에 만족하고 /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하지 말고 / 애처롭기마저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 주기만 하는 사랑에 지치지 말고 / 더 많이 줄 수 없었음을 아파하고 /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하고 /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 오직 포기하지 말고 /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한용운 시 인연설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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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큰 스님 초대전 첫날(7일) 인 갤러리 입구에서 큰스님과 남기희 인사동감성미술제/Art Heal그룹 대표, 김수연 작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위) 김수연 작가와 김학우 세계한인재단 총감독. 

 

<김학우 총감독·남기희 Art Heal 대표와의 만남>

어느 날 우연히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랬는데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김학우 세계한인재단 총감독이 그림을 그려보시지 않겠느냐?’고 묻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인사동감성미술제/Art Heal그룹 대표인 남기희 작가님을 소개 받게 되었습니다.”

 

김 작가의 그림 그리기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남 대표는 대한민국 창조문화예술대상, 대한민국문화교육대상 등을 수상한 작가로 한국미협 미술교육위원, 한국미협 미술교육위원장 등을 역임했다.오랫동안 미술 지도를 해오고 있는 남 대표가 배출한 작가는 한국 미술계에서 중견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작가는 남 대표께서 성심성의껏 지도해 주셔서 여기 금산 큰 스님의 초대전에 몇 가지 작품을 전시하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한남동에서 성북동 화실까지 두 시간 정도 전철로 오간다. 완성된 작품을 양쪽 어깨에 메고 걸어서 다닐 때는 무겁다. 그렇지만 성취감과 행복감을 더 느낀다. 남편은 나한테 김 화백이라고 부르는 나의 든든한 후원자이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내 자신도 행복하고정말 나에게 그림을 권하신 김 총감독님, 남 대표님은 잊혀 질 수 없는 분들이라고 했다.

 

김 작가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들 금성(錦城) 씨는 UCLA 경제과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데, 부모님께 힘을 보태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추계예대 K-팝 초빙 교수이자 R&B 가수, 무술가, 뮤지컬배우, 영화배우, CEO 기업가인 그는 원래 어머님이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이신데, 그림을 그리시면서 훨씬 더 밝아지신 모습을 바라보시는 아버님은 물론이고 우리 형제자매 모두가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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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작가가 금산 큰 스님 초대전첫 날(7) 인사동 인() 갤러리를 찾은 남편 김희라 원로 배우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 첫 작품 구매자는 미국의 딸화폭에 심안(心眼)까지 담고 싶어”>

김 작가가 테이블 위에 옅은 블루 색에 눈의 이미지가 그려진 시계를 올려놓았다. 그녀는 이 그림이 나의 첫 작품인데, 캘리포니아 에 살고 있는 딸한테 그림을 보여줬더니 엄마의 귀한 첫 작품인데 내가 구입해서 보관하고 싶다고 해서 보내줬더니 딸이 5천 달러를 보내주었다며 특유의 수줍은 표정과 함께 입가에 엷은 미소를 곁들였다.

 

김 작가는 미국에서 출가해서 생활하고 있는 딸과 영상 통화를 할 때면집안 곳곳을 보여 달라고 하면 다 보여 준다.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은 항상 집안이 정리정돈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주입시키기 위한 것인데, 그럴 때마다 고분고분 잘 따라주는 고맙고, 착한 딸이라며 은근히 딸 자랑까지 챙겼다. 하나 뿐인 딸이니 얼마나 소중하고 귀하겠는가!

 

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눈은 과연 어떤 눈일까?

 

어려운 질문을 하셨어요. 물론 서양화 위주의 그림을 그리게 되겠지만,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의 눈이 담고 있는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싶은 작품도 생각해 볼 수 있겠고물론 자연과 접목된 눈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림 그리기가 무르익으면, 내 마음의 눈을 담고 싶기도 합니다.”

 

김 작가의 말 속에서 겸손함과 진지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시종일관 차분한 음성의 한마디 한마디와 진지한 표정이었다.

 

김 작가의 작품 세계는 변화하는 가운데 진화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손에 쥔 붓과 물감이 캔버스에 번지는 순간부터 맑고 투명한 내면의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한 작품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 멀리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거나 /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 하라.

-숫타 니파타(Sutta Nipāta, 經集) 14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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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작가의 ‘사랑法’…그리고 인연이 안겨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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