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희 화가, 10월4일까지 인사동 마루 아트센터서 개인전
전시장에 서양화 재료에 한국화 붓으로 빚은 목련꽃 향기 ‘가득’
임선희 화가, 10월4일까지 인사동 마루 아트센터서 개인전
전시장에 서양화 재료에 한국화 붓으로 빚은 목련꽃 향기 ‘가득’
동은(東隱) 임선희(林善喜) 화가 개인전이 28일부터 10월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 마루 아트센터 특별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양화와 한국화, 서에와 문인화를 넘나들면서 예술명인 시니어 모델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임 화가의 개인전은 이번이 21회 째가 된다.
2022년에 제작된 아크릴 작품 위주의 ‘꽃바람 타고(Ride a floral breeze)’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는 목련꽃 꽃향기로 가득하다.
따뜻한 봄날! 숭고한 정신으로 아름답게 / 저마다 속삭이듯 탐스럽게 피어나는 / 백목련, 자목련 / 캔버스에 아크릴! /서양화 재료에 한국화 붓으로 붓질했답니다. / 봄날 꽃맘으로, 꽃바람 타고, 흘러내리듯~ -동은 임선희
임 작가가 지난 5월11일~15일까지 프랑스에서 가진 개인전에서 A-4 사이즈의 영어와 한글로 된 전시 리플렛의 글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작가가 캔버스를 꽉 채운 것은 꽃이다. 일체의 꽃줄기나 잎 파리는 생략한 채 일종의 줌 아웃 상태에서 추상화에 가까운 백목련과 자목련 꽃들이 얼크러져 있다. 그 얼크러짐은 서양 재료인 아크릴과 한국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붓질로 밝고 어두움을 조화롭게 융합시키면서 마치 캔버스에 ‘꿈의 세계를 통해서 현실적 인생의 진리를 찾는 연극. 현대 연극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스웨덴의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다마스쿠스로‘와 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같은(표준한국어사전) 몽환극(夢幻劇)처럼 느껴진다고나 할까?
▲임선희 작가(가운데)가 자신의 개인전시장을 찾은 Art Heal 인사동 감성미술제 대표(왼쪽), 배우 출신의 김수연 서양화가((Artist 소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임 작가의 동서를 오가며 옅고 깊이 있는 질감이 빚어내는 캔버스의 몽환극 속에는 현실 극복의 의지가 담겼다.
2019년 말부터 시작한 코로나 펜데믹은 수년에 걸쳐 일상을 마비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안에서 발생한 다양한 가정폭력 혹은 그와 관련된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다수의 사람들, 수개월 동안 수업은 물론 즐거운 교우관계도 포기하고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기본적인 소통과 대화하는 법조차 잊어버릴 지경이 이르는 등 큰 사회 문제를 야기 시켰다. 성인들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었다.
바로 그런 상황을 지켜보던 임 작가는 꽃을 통해서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 마음에 2022년도에 집중적으로 꽃 그리기에 집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속의 꽃과 꽃이 엉클어진 꽃 무덤은 바로 코로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정 사회 국가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극복한다면 이겨낼 수 있다는, 간접적인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 같은 임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따듯한 마음이 캔버스 속에 고스란히 녹아 내려있다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할 때, 임 작가의 ‘빙산’은 다시 정상적인 일상회복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안타까움, 그리고 ‘그리움’은 다시 일상회복으로 돌아가고 픈 간절한 마음이 ‘행복’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현실화되는 일련의 과정을 그렸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임선희 작가
임 작가의 미술 작품 외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는 훤칠한 키에 시니어 모델로도 무대에 선다. 평소에 입고 다니는 의상을 보면, 개량 한복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한국의 전통미가 숨겨진 것처럼 느껴진다.
임 작가는 "가족의 적극적인 성원으로 신촌 아카데미 개설, 학원 운영, 서화 등을 가르치는 동안 젊음이 지나갔다“며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그리운 것도 없고 건강에 신경 쓰면서 캔버스에 붓칠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안 늙은 방법이라는 걸 깨닫고, 남은 인생을 마무리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라면, 외국에 가서 산을 바라보노라면 흥분되고 가슴이 벅차듯이 한국화 풍으로 산(山) 그림 작업을 하고, 꽃 그림 작업은 내 마음의 행복을 느껴 왔기 때문에 두 가지 작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전작가회 부총재와 한국미술협회, 종로미술협회, 명인종로지회 이사, 새늘미술협회, 여성작가회, 서울명인진흥회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작품 활동도 열심히 하는 임 작가를 ‘철의 여인’이라고 표현한다고 할지라도, 진부한 표현이라고 눈 흘길 사람은 없을 것만은 분명하다.
▲임선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