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남기희 작가, 치유와 새로운 삶· 상생의 세계 캔버스에 담다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연작 통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상향 추구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제4회 앙데팡탕KOREA국제아트페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후 유빈문화재단 이순선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의 '제4회 앙데팡당KOREA국제아트페어' 참가한 자신의 부스에 놓인 팜플렛 표지와 마지막 표지 사진.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제4회앙데팡당KOREA국제아트페어' 관계자 및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 오렌지색 투피스에 상장을 들고 모자를 쓴 이.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자신의 부스에서 전시작 '무하유지향' 연작품이 걸린 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 치유와 새로운 삶· 상생의 세계 캔버스에 담다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연작 통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상향 추구
‘제4회 앙데팡당KOREA국제아트페어’서 최우수상 수상
인사동 감성 미술제·Art Heal 대표 남기희 서양화가가 ‘제4회 앙데팡당KOREA국제아트페어(10월25일~10월27일/ 일산 킨텍스 2전시장6홀)‘에서 출품작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상생‘으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상은 제4회 앙테팡당KOREA 이광연 대회장·재단법인 유빈문화재단 이순선 이사장이 수여했다.
남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수상작 '무하유지향'은 내가 꾸준히 추구하고 있는 주제인데, 심사위원들께서 나의 작품에 대한 노력을 평가해 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남 작가는 아울러 “내년 1월에 전시할 작품도 ‘무하유지향’으로, 약간 변화를 시도해서 그때까지를 'LOOK'이라는 타이틀로 관객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초 전시회에는 제 나름대로 복잡한 겉치장이나 불필요한 부속에 불과한 표현들을 작품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적인 내용만을 드러내는 것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적인 작품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가을 햇살 밝은 날, 남 작가의 성북동 소재 Wall Gallery를 찾은 적이 있다. 그 때 그녀는 모자를 쓰고 여기저기 페인팅이 뭍은 앞치마를 두른 그는 작품 앞에 앉아 팔레트 나이프로 격자무늬 네모 칸의 페인팅을 긁어내거나 덧칠을 하고 있었다. 그 작품이 곧 이번에 최우수상을 수상한 ‘무하유지향’이란 걸 뒤늦게 알았다.
남 작가가 캔버스에 단일색을 몇 번이나 칠하고 덮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10여회에 가깝게 밑칠 작업을 마친 캔버스의 색이 마르기 전에 손가락이나 나이프, 또는 붓과 같은 도구로 밑바탕 색을 긁어내고 지워 내거나 스크래치를 반복해 가면서 회색빛 형상의 다양한 형태의 네모 형상을 연출한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 작업은 물감을 머금은 화필이 캔버스에 와 닿는 강약에 따라 캔버스에 다양한 리듬이 실리면서, 그 리듬이 캔버스 전체에 특이한 공간을 형성한다. 마치 기와 처마 끝에 달린 빗물이 낙하하면서 지표에 닿는 순간에 생기는 흔적을 각양각색의 네모꼴로 형상화한 것이라고나 할까?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자신의 성북동 화실에서 작품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남기희 작가의 미술과 다른 예술과의 접목 시도 돋보여
지난 해 ‘무하유지향 룩(Look)’, 미술·의상의 콜라보레이션 ‘호평’
2021년 상반기 미술계 최대 화두는 NFT(Non-Fungible Token)였다. 초월 혹은 가상이란 의미의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미술은 인간의 내밀한 사유나 세계에 대한 통찰과 해석, 또 표현의 다양성에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는 현실이나 과거 미술의 모방을 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가오는 바람을 막을 수는 없다. 늘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 미술의 본질에서도 비켜나갈 수는 없는 것이지만, 미술 작품을 통한 본질을 희석시키지 않는 선에서의 또 다른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남 작가도 미술 작품을 그리는데 그치지 않고, 미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등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는 작가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작품과 플러스홍(PlUS hong) 임은정 대표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지난 2021년 12월 서울 성북동 월갤러리에서 가진 ‘무하유지향 룩(Look)’전이었다. 이 전시는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그후 갤러리그림수다에서 앙코르 초청 개인전으로 펼치기도 했다.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기하학적인 모양들이 조화롭게 구성되고 절제된 색의 표현들이 오히려 감상자들에게 주제 전달력을 높여 공감과 소통의 폭을 넓혔다. 작가의 무하유지향 비구상 이미지가 옷감에 새겨지고 다시 의상으로 제작되어 예술의 큰 장르 속에 미술과 패션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남 작가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캔버스에 옮겨 놓고, 그 안에 자신이 사고하는 철학의 세계를 구현해 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녀는 바로 그 속에 "'우리 자연의 이상향'이란 철학을 응용해서 작품을 시작했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면서 작품 안에 '사람들과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의 믹스드 미디어 작품 '무하유지향/심안'.
다양한 형태의 네모상자 속에 담긴 삶의 희로애락
남 작가의 ‘무하유지향/상생2’ 작품 속에 수놓은 네모꼴은 마치 아파트의 창문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붓 자국이 스쳐간 캔버스에 스민 엷고 짙은 회색으로 강약에 포인트를 준 작품 속에는 다양한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이른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 행해질 때 도래하는, 생사가 없고 시비가 없으며 지식도, 마음도, 하는 것도 없는 참으로 행복한 곳 또는 마음의 상태를 캔버스에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남 작가는 지난 9월28일~10월4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미술협회전에 ‘무하유지향-심안’을 출품했다. ‘심안’은 회색 칼러링 외에 좀더 많은 칼러가 등장하고, 세모꼴과 네모꼴이 한데 어울린 기하학적인 도시의 도로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얼마나 더 ‘상생’ 시리즈를 이어갈지 모르지만, 작품 상생1, 상생2’ 등 연작품의 부제가 눈에 와 닿는다.
그런 의미에서 남 작가가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이란 명제와 함께 상생(相生) 연작에 왜 관심을 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앉아서 작품 '무하유지향'에 붓으로 덧칠 작업을 하고 있다.
‘무하유지향’ 연작화, 치유 통한 새로운 세계 구현과 상생
“…나는 지금 조물주와 벗이 되었다가 싫증이 나면 다시 아득히 높이 나는 새를 타고(予方將與造物者爲人 厭則又乘夫莽眇之鳥) 이 세계 밖으로 나가서 아무것도 없는 곳(無何有之鄕)에서 노닐다가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살려고 한다.(以出六極之外 而遊無何有之鄕 以處壙埌之野)”-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응제왕(應帝王)에 수록.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재상 혜자(惠子)가 어느 날 절친 장자(莊子)에게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을 묻는 말에 호통을 치며 던진 한마디가 오늘 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은 장자(莊子)가 추구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상향을 의미하는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테면 유토피아(Utopia) 역시 어느 곳에도 없는 땅이라고 하겠는데,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도 언어상으로는 어느 곳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이지만, ‘우리 의식 저 건너편에 확실히 존재하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가장 높은 안식처‘인 것이다.
“1..민속 음양오행설에서, 금(金)은 수(水)와, 수는 목(木)과, 목은 화(火)와, 화는 토(土)와, 토는 금과 조화를 이룸을 이르는 말. 2.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상생(相生):표준국어대사전.
남 작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술 활동으로 그림 그리는 자체가 스스로를 위한 치유이기도 하며, 미술로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보듬고 안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는 작품을 완성하는 즐거움이 좋다. 화가, 미술교육, 미술심리치료 등 그림과 연관된 것들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열정 가득한 작가로 남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그녀는 “화가와 미술교육자로 예술 활동을 펼치는 작가는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과 만나기를 희망하며, 삶의 위안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는 긍정의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사동 감성미술제와 Art Heal 대표인 남기희 작가가 작품 속에 담고자 하는 ‘무하유지향’이란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정비례하는 정신세계의 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고, 미술 지도를 통한 치유(Healing)’와 새로운 삶의 세계 구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빠트릴 수 없는 것은 ’작품을 통한 소통‘이다. 그것은 곧 상생(相生)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작품 '무하유지향' 제작을 마친 후 그동안 미루던 일을 마쳤다는 성취감을 표현하기로 하듯 어린애의 웃음처럼 느껴지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30년 넘게 미술 지도…제자들, 한국 미술계의 중견 작가로 활동
해외 초대전 등 분주한 활동… “앞으로 작품 활동에 시간 더 할애하고파”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술 지도를 통해서 숱하게 많은 후학을 양성했고, 현재 한국 미술계 중진으로 활동 중인 작가도 상당수에 달한다. 그렇듯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에 열중한 결과 개인전 7회, 해외 및 단체전 290여회, 한국미협 임원 및 서양화 2분과 초대전 및 미주예총LA특별초대전·한중예술교류제·뉴욕 K&P 갤러리 초대전·홍콩어포터블·밀라노현대미술초대전 등 해외 초대전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대한민국문화교육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초대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미술관계 단체의 수상 경력을 소유했다. 2010~2016 한국미협 미술교육위원, 2017~2020 한국미협미술교육위원장 등을 역임한 남 작가는 현재 한국녹색미술협회 홍보위원장, 아아트 몬드리안 고문, 미교전회 조직위원장, 현대미술교우회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남기희 작가는 “30년 넘게 뒤 한번 돌아볼 생각도 않고, 미술 지도 등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미술지도 시간도 현 상태에서 더 늘리지 않고, 앞으로는 내 자신을 위한 작품 활동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자신이 그림 지도를 한 소이 김수연 서양화가(오른쪽)와 안나 강정식 화가의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10월 초 자신의 성북동 화실에서 제작할 작품 앞에서 페인팅을 섞고 있다.
▲서양화가 남기희 작가가 지난 10월 초순 자신의 성북동 화실을 찾은 기자에게 그동안 준비해 온 작품들을 펼쳐 놓고 카메라를 향해서 환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