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면 뭐하나… 창고에 쌓이는 삼성·LG TV
경기침체로 재고·마케팅비 급증…LG 연속 적자, 삼성도 적자 위험
▲4년 만의 월드컵 대목을 맞아 전자업체들이 TV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매장의 TV코너 모습. /뉴시스
세계 1·2위면 뭐하나… 창고에 쌓이는 삼성·LG TV
경기침체로 재고·마케팅비 급증…LG 연속 적자, 삼성도 적자 위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도 글로벌 TV시장에서 점유율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과 연말 쇼핑 대목 시즌에도 판매 호조는커녕 재고 고민을 해야 할 처지다. 인플레이션 탓에 TV 판매량이 감소하고 재고와 마케팅 비용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1일(현지 시각)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까지 판매 금액 기준으로 세계 TV 판매 시장 점유율 30.2%를 차지해 1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TV 시장 위축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점유율을 지킨 것이다. LG전자는 17%로 TV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TV 시장 규모는 723억9000만달러(약 98조1608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829억3000만달러)보다 12.7% 쪼그라들었다.
삼성과 LG 두 회사는 2500달러(약 340만원) 이상 가격대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초강세를 이어갔다. 삼성·LG의 프리미엄TV 점유율을 합하면 72.3%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와 라이프스타일 TV를 앞세워 51.1%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주력 상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올해 3분기까지 출하량 254만대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양사의 연말 대목 마케팅 대전은 불경기 앞에 무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 4조6446억원, 판매촉진비 4조4501억원을 썼다. 작년보다 각각 23.3%, 20.7% 늘었다. 마케팅 비용은 크게 늘었지만 최근 3개월 사이 새로 쌓인 재고 물량은 5조원 규모에 달하고, 4분기에는 TV사업에서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LG전자도 3분기까지 전년보다 5%가량 늘어난 9947억원의 광고 선전비를 썼지만, 지난 2~3분기 연속으로 TV사업에서 적자(743억원)를 냈다. 삼성전자는 3분기 TV 부문 가동률을 생산능력 대비 75.4%(3129만9000대) 수준으로 낮췄고 LG전자도 출하량을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