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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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 4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도산 안창호 선생(앞줄 왼쪽 넷째). 단체 상징인 기러기 문양이 걸려있다.

 

미주 독립운동 거점 LA 흥사단 건물, 철거 직전 정부가 샀다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매입 첫 사례교민과 함께 협상, 사적지 권고도 받아

보훈처, 2025년 광복절에 개관 예정

 

일제 강점기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로스앤젤레스(LA)의 흥사단(興士團·Young Korean Academy) 본부 건물이 재개발로 철거 결정까지 난 상황에서 극적으로 우리 정부 소유로 넘어왔다. 독립운동 지사들의 실질적인 활동 거점으로 쓰인 국외 건물을 우리 정부가 매입한 것은 처음이다. 흥사단 창립 110년 만이다.

 

정부가 2012년 매입한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은 1910년 일제에 빼앗겨 독립운동가들이 사용 못 했고,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스페인 집은 교포가 사들여 정부에 기증한 것이어서 이번 사례와는 다르다. 정부는 흥사단 건물 매입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흩어진 1000여 곳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차례로 매입해 보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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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 제24차 연례대회(1937.12.26.) LA 단소 앞에서 열린 모습. /보훈처

 

국가보훈처는 2정부는 지난달 31(현지 시각) LA 카탈리나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 295만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보훈처가 국외 독립운동사적지 보존 위해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는 첫 사례라고 밝혔다.

 

흥사단 매입은 현지 교민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당초 미 부동산 업체는 흥사단 건물을 허물고 인근 대학 학생들에게 임대할 4층 규모의 아파트를 새로 지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2021년 철거 절차가 착수됐다. 흥사단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업체가 매각 제안을 해와 신속히 교민 도움을 받으며 협상을 벌여, 지난달 31일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전문가와 한인사회 의견을 수렴해 2025년 상반기까지 재단장 공사를 마치고 그해 815일 광복절에 맞춰 기념관으로 개관하겠다는 목표다.관리단(LA Conservancy), 아시아 태평양 섬 주민 역사보존협회(APIAHP) 등과 함께 흥사단 건물을 역사·문화 기념물로 신청해 건물 철거를 임시로 막기도 했다.

 

더 나아가 사적지 등록 권고도 받아냈다. 부동산 업체는 결국 조감도까지 그렸던 임대건물 공사 계획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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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현재 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의 모습.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가 2020년 한 미국인으로부터 사들여 건물을 철거하고 인근 대학 학생에 임대할 4~5층 규모의 아파트로 지으려했으나, 우리 정부와 교민의 설득 작업 끝에 정부에 매각하기로 했다. /보훈처

 

보훈처 관계자는 업체가 매각 제안을 해와 신속히 교민 도움을 받으며 협상을 벌여, 지난달 31일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체는 매각 협상에서 처음에는 600만 달러를 불렀으나, 보훈처는 업체가 정부를 상대로 무리하게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판단해 한인들의 도움을 받아 재협상을 벌였고, 결국 295만 달러에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300만 달러 이상의 재정을 아낄 수 있었던 것이다. 흥사단 건물 대지 면적은 578, 건물 연면적은 329.

 

 

보훈처는 전문가와 한인사회 의견을 수렴해 2025년 상반기까지 재단장 공사를 마치고 그해 815일 광복절에 맞춰 기념관으로 개관하겠다는 목표다.

 

흥사단 건물이 정부의 소유가 되는 것은 흥사단 창립 110년 만이다.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민족의 자주독립과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1913513일 샌프란시스코에 창립됐다.

 

본부를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옮긴 건 1915년이다. 흥사단은 LA의 노스 피게로아(North Figueroa) 거리 106번지의 미국인 소유 2층 목조 건물을 빌려 약 14년간 본부 사무실로 썼다. 그러다 1929년 이번에 매입한 LA 카탈리나 소재 건물로 이전했다. 흥사단은 1929~19312년간은 임대해 사용했지만, 1932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이 건물을 사들였다. 광복으로 본진이 서울로 이전하고서는 건물은 미주위원회 간판을 달고 주미 한인 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센터로 쓰였다. 그러나 단원들이 재정적으로 건물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1979년 매각했다. 이후 미국인 소유 임대주택 등으로 이용되다가 2020년 부동산 개발업체 손에 넘어가 철거될뻔 하다가 이번에 우리 정부 소유가 된 것이다.

 

흥사단에서는 창립자인 도산 안창호(1962년 대한민국장) 선생을 비롯해 송종익(1995년 독립장), 조병옥(1962년 독립장) 100명이 넘는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구국운동 비밀결사단체인 신민회 산하 청년학우회의 후신인 흥사단은 광복 때까지 조국 광복과 새로운 나라 건설의 이념적 기초를 제공하고, 독립운동을 위한 조직적 재정후원과 일꾼양성 활동을 벌여 민족독립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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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 창립자 도산 안창호 선생.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일제강점기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의 보존은 현지 한인사회와 시민단체, 대한민국 정부가 한마음이 되어 이뤄낸 성과라며 국가보훈처는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남가주 지역 60만 재외동포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살아있는 역사 문화·교육기관이자 소통의 장으로 특화하고, 미주지역 독립운동사적지의 거점기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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