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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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전략을 점검했다.

 

삼성, 용인·화성·평택 3각벨트 완성 파운드리 초격차 시동

2042년까지 300조 투자, 용인에 첨단라인 5곳 구축

화성·평택공장과 시너지로 파운드리 생산능력 대폭 확충

"대만 TSMC 따라잡겠다"팹리스·소부장도 150곳 유치

생산유발효과 700조 기대첨단산단 15개 조성

  

삼성전자가 기존 기흥·화성과 평택에 이어 용인까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반도체 3각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총 300조원을 투입해 정부가 경기도 용인에 조성하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향한 사실상 '선전포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삼성 파운드리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 왔던 생산능력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면 TSMC와 진검 승부를 벌일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15일 삼성전자는 정부가 경기 용인에 710(215만평) 규모로 조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에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20년간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건설하고, 국내외 우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150개 기업을 유치한다는 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기본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300조원 투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직간접적 생산 유발 효과가 700조원에 달하고, 고용 유발 효과는 1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 기업, 팹리스 기업들이 모인 성남 판교를 연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가 확대되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메가 클러스터'의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비약적인 도약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용인 국가산단이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것은 삼성전자 생산전략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는 기흥캠퍼스(파운드리·LED), 화성캠퍼스(D·낸드플래시·파운드리), 평택캠퍼스(D·낸드플래시·파운드리) 등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불황 속에서도 '셸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할 때 꼭 필요한 청정 공간인 '클린룸'을 먼저 건설한 뒤 이후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메모리나 파운드리 등으로 미리 정해서 공장을 짓는 것이 아니라 최종 완공 시점의 시황을 예측해 용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탄력적인 재원 배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삼성물산이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1공장 건설 진행률은 지난해 말 기준 43.8%로 집계됐고, 평택 4공장 클린룸 공사 진행률은 21.3%로 나타났다. 평택 4공장은 내년 10월 완공이 목표다.

 

여기에 '시스템 반도체 메카'인 용인 클러스터까지 생산시설에 합세한다면 경기 남부 지역의 '3각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용인 클러스터를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선두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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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흥·화성캠퍼스와 평택캠퍼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공장을 감안해도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 공정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구조를 적용한 3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2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하기로 한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3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등 기술적 우위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생산시설이 부족한 '물리적 한계'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는 시장 점유율 58.5%로 삼성전자(15.8%)를 앞서 있다.

 

용인 클러스터는 '반도체 최강국' 지위를 유지하려는 한국 정부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 삼성전자가 TSMC가 버티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민관 합동작전'을 시작한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TSMC가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듯이 한국 정부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은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5.6%, 전체 설비 투자액의 24.2%, 수출의 19.4%를 담당하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자 안보 핵심 자산이다. 미국·중국·일본·대만 등 주요국들은 전폭적인 정부 지원으로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를 강화하는 한편,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반도체협회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밸류체인 생태계 업그레이드,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 확보와 인력 확충 등 시스템 반도체 맞춤형 지원 전략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튼튼한 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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