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99991737.1.jpg

 

허망(虛妄)에 관하여 - 김남조

 

내 마음을 열

열쇠꾸러미를 너에게 준다

어느 방

어느 서랍이나 금고도

원하거든 열거라

그러하고

무엇이나 가져도 된다

가진 후 빈 그릇에

허공부스러기쯤 담아 두려거든

그렇게 하여라

 

이 세상에선

누군가 주는 이 있고

누군가 받는 이도 있다

받아선 내버리거나

서서히 시들게 놔두기도 한다

이런 이 허망이라 한다

허망은 삶의 예삿일이며

이를테면

사람의 식량이다

 

나는 너를

허망의 짝으로 선택했다

너를 사랑한다

태그

전체댓글 0

  • 0429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허망(虛妄)에 관하여 - 김남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