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시진핑(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당시 허베이성 현 서기)이 미국 아이오와주(州)를 방문했을 때 지역 언론‘머스카틴 저널’에 실린 기사. 시 주석은 이때 테리 브랜스태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처음 만나 31년째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데일리 메일
시진핑이 콕 찝어 언급한 美 아이오와주… 대체 어떤 인연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각) 미 우호단체 연합환영연회에서 아이오와주(州)를 언급한 가운데, 시 주석과 아이오와주의 각별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미 관계의 희망은 인민에 있고, 기초는 인민에 있으며, 미래는 청년들에게 있고, 활력은 지역에 있다”며 양국 간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처음 미국을 방문했을 때 아이오와주에 있는 드보체크 부부의 집에 머물렀는데, 그 집주소를 아직도 기억한다”며 “이것은 미국 국민과의 첫 대면이었다”고 말했다.
미 중서부에 있는 아이오와주는 ‘콘 벨트’에 속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농업주(州)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탓에 깡촌 이미지가 강하지만, 미 공화당이 이곳에서 첫 경선 투표(코커스)를 실시해 ‘대선 풍향계’라는 묵직한 상징을 지닌다. 중국에게 이곳은 시 주석의 첫 방미(訪美) 목적지라는 의미가 있다. 1985년 시 주석은 허베이성 정딩현 당 서기 자격으로 미국 농업과 목축 기술 견학을 위해 아이오와주 농촌 마을을 찾았다. 당시 중국은 세계 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었다. 32세 청년이었던 시 주석은 바비큐 파티에 참석하고, 지역 농장을 둘러보는 등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일정을 소화했다.
시진핑은 국가주석에 오르기 직전인 2012년에도 아이오와주 맥스웰을 찾았다. 당시 테리 브랜스태드 아이오와 주지사가 방문 초청 편지를 보내 ‘27년 만의 재방문’이 성사됐다. 시진핑은 첫 방미 당시 관련 업무 담당자였던 세라 랜드의 집에서 주민들과 만나 “당신들은 내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이고, 내게는 당신들이 곧 미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두·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주민 릭 킴벌리씨의 트랙터에 함께 타 직접 트랙터를 몰기도 했다. 킴벌리씨는 “(관계자들의 우려에도) 그는 트랙터를 잘 몰았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시진핑은 이번 방미 일정 중에 아이오와주의 ‘오랜 친구들’과 재회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이 38년 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아이오와주 주민들을 샌프란시스코로 초대해 함께 만찬을 갖는다고 전했다.
미 아이오와주립대학의 정치학 전문가 조너선 하시드 박사는 “아이오와 주민들과의 만찬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중국의 기존 입장이 바뀌는 신호”라며 “농촌 주민들과 만나는 것은 시 주석의 인간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