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강남’ 분당갑… 현역 국힘 안철수에 민주 이광재 도전장
민주 예비후보 등록한 권락용·김지호·추승우와 함께 4파전… 1992년 이후 보수 후보 8번 택한 민주당 ‘험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과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성남의 강남’ 분당갑… 현역 국힘 안철수에 민주 이광재 도전장
민주 예비후보 등록한 권락용·김지호·추승우와 함께 4파전… 1992년 이후 보수 후보 8번 택한 민주당 ‘험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성남의 다른 지역구와 달리 보수 색채가 짙은 곳이다. 성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진보 정당 지지세가 강한 편인데, 분당만은 예외다. 그중에서도 분당갑은 강남 이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하는 분당신도시(북부 일부)와 소득 수준이 높은 판교신도시가 한 지역구로 묶여 강한 보수 표심을 나타낸다.
20대 총선서 김병관 손 들어줘
분당갑은 1992~2022년 치른 9번의 총선(14~21대)에서 보수 후보를 8번 택했다. 특히 15대 총선에선 ‘분당 독립시 승격 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오세응 당시 신한국당 후보가 당선했다. 경기나 성남에 소속감을 느끼기보다 ‘분당시민’이기를 자처하는 분당신도시 주민들에게 이 공약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고흥길 전 의원이 이곳에서 내리 3선(16~18대)을, 친유승민계 인사 중 1명인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19대 의원을 지냈다.
분당갑이 민주당에 한 번도 승리 표를 주지 않은 건 아니다. 분당갑은 20대 총선에선 정보기술(IT) 사업가 출신인 민주당 김병관 전 의원 손을 들어줬다. 2012년 판교테크노밸리 완공 이후 진보 성향의 젊은 IT 계열 종사자가 다수 유입된 결과였다.
그러다 최근 선거에선 다시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50.1%)이 김병관 전 의원(49.3%)을 앞섰고(그래프 참조), 김은혜 의원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진행된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김병관 전 의원에게 승리했다. 20대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득표율 55%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42.3%)를 이겼다.
안철수 “이재명 분당갑 나와야”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현역 안철수 의원을 분당갑에 등판시킬 예정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김은혜 의원이 분당을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안 의원 홀로 2월 14일 국민의힘 분당갑 공천 면접을 봤다. 안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재명 대표의 분당갑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2월 6일 한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에겐 연고가 매우 중요한데, 이 대표는 성남시장 2번, 경기도지사를 했다”며 “(이 대표가) 대장동과 백현동이 있는 분당갑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험지’인 분당갑 공천을 두고 셈법이 복잡한 모습이다. 동성(同性) 성추행 혐의를 받는 김병관 전 의원이 후보군에서 제외된 가운데 당내 계파 갈등이 번지고 있고, 안철수 의원과 체급이 맞는 인물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친노(친노무현) 핵심 인사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서울 종로 대신 분당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지호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도 이곳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친문(친문재인)계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 또한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으나 “친명·친문 통합에 나서겠다”며 불출마로 입장을 바꿨다. 그 밖에 권락용 전 이재명 대선 후보 부동산개혁위 부위원장, 추승우 전 서초을 지역위원장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