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처음 불이 붙은 뒤 7년 넘게 꺼지지 않고 있는 불을 볼 수 있는 '불의 정원' 모습. 연합뉴스
"7년간 꺼지지 않는 불꽃, 유전 때문?"...주목받는 포항 이곳
정부가 3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면서 포항에 있는 ‘불의 정원’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곳에는 2017년 처음 붙은 뒤로 7년 이상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꺼지지 않는 불, 괜히 있는 게 아니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불의 정원은 2017년 3월부터 7년 넘게 꺼지지 않고 있는 불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2m 높이의 유리 펜스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 철제 굴착 장비가 땅에 꽂혀 있고, 그 아래로 일렁이는 불길이 보인다.
이 꺼지지 않는 불은 2017년 3월 8일 포항시가 폐철도부지 공원화 사업을 위해 관정 파기 작업을 하다 마찰열로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지하 200여m 아래에 매장돼 있던 천연가스에 불이 옮겨붙었고, 불이 금방 꺼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직도 타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도시숲 '불의 정원'에 설치된 안내판.
불의 정원 지하에는 메탄으로 이뤄진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추정 매장량은 2.258bcf(10억 입방 피트), 약 3만t으로 파악됐다. 다만 채취해도 포항시민이 열흘 정도 쓸 수 있는 양밖에 되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는 색다른 볼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불의 정원으로 꾸몄다.
포항시민 “과거에도 석유·가스 나와”
포항시민 상당수는 정부가 “포항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자 불의 정원을 떠올렸다고 한다. 포항시민 윤정구(40)씨는 “과거에도 포항시 지하에서 석유나 가스가 소량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정부 발표를 보고 괜히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었구나 생각했다”며 “이번 정부의 발표처럼 포항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 매장된 것이 확인돼 산유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한국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막대한 석유 매장량 확인되길 기대”
실제 포항에서는 1975년 남구 상대동 주택가 땅속에서 1드럼(200L) 분량의 석유가 발견됐고, 1988년에도 북구 흥해읍 성곡리 주택 마당에서 천연가스가 나와 한동안 취사용으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항 지역 지하층은 신생대 3기 층으로 유기물과 바다 생물이 널리 분포해 있어 그동안 학계나 관련 업계는 천연가스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유망구조 도출지역 지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