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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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김(Luna Kim) 작가의 개인전 어쩔 줄 모르는11일부터 16일까지 갤러리 아트로직 스페이스(Artlogic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1) 전시작품 '마리꽃 아가씨'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시회 포커스]루나 킴 어쩔 줄 모르는개인전인간의 감정·자연의 조화 탐구

갤러리 아트로직 스페이스에서 16일까지피아노 연주자에서 화가로 진화 중

 

루나 김(Luna Kim) 작가의 개인전 어쩔 줄 모르는11일부터 16일까지 갤러리 아트로직 스페이스(Artlogic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1)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해 겨울부터 올 해 초까지(2023.12.7.~2024. 1.6.) 포천 소재 팜 브릿지 카페 수 갤러리에서 가진 초대전 찰나에 이어 두 번째이다.

 

김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2024 아트로직 스페이스 선정 작가 정기 공모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30호 마리꽃 아가씨(2024)와 그리움(2020 각각 91X65cm) 두 점을 비롯해서 2아무데도 못 가(2024. 24X33cm)’에 이르기까지 총 10 점의 작품 모두가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을 사용했다.

 

자연의 아름다운 경이로움에 압도되어 말을 잃고, 마음이 복잡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또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마음, 그런 순간들을 포착하고, 그 감정의 혼란스러움과 불확실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깊이 경험한 사람으로 이 작품은 그런 순간의 감정을 포착하고자 했습니다.”-작가 노트 도입부

 

작가 노트에 언급한 것처럼, 작가는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시선이 멈춘다. 그 경이로움 앞에 만감이 교차한다. 어쩌면 김 작가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이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는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T.S 엘리엇(1988~1965)의 시 황무지를 떠올렸을지 모른다.

 

엘리엇은 얼어붙은 땅을 뚫고 가녀린 새싹이 돋아나기까지의 아픔 끝에 마침내 라일락꽃이 피어나는 4월을 오히려 잔인한 고통의 달로 묘사했다. 시 전체를 통해 엘리엇은 탄생 속에 죽음이 있고, 그 죽음 속에 탄생이 있다는 생명의 윤회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할 때, 그 같은 추론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그 힘겨운 과정을 거쳐 꽃이 피어난 걸 알기에, 환희의 기쁨에 들뜬 표정보다는 마치 꽃 앞에 제의(祭儀)를 준비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 속 인물의 표정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것이 곧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건한 삶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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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김(Luna Kim) 작가가 작품 '그리움'(왼쪽)'지나가는 모든 것' 사이에서 카메라를 향해 눈길을 주고 있다. 김 작가의 개인전 어쩔 줄 모르는11일부터 16일까지 갤러리 아트로직 스페이스(Artlogic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1)에서 열리고 있다.

 

여기서 김 작가가 왜 강한 톤의 색조가 돋보이는 작품을 제작한 의도와 함께 꽃이 지닌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사고의 깊이를 읽을 수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느꼈던 순간을 회상하거나 지나가기를 바라며 견뎌야 하는 순간들을 섬세한 표정과 색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눈은 꽃을 응시하며, 입가에는 살짝 당혹스러운 미소가 맺혀 있습니다. 배경에는 꽃의 화려함을 강조하면서도 인물을 감정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강렬한 색조를 사용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그때의 감정을 재현하려 했고, 이를 통해 작품의 진정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인물화는 단순한 얼굴의 묘사가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창입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탐구하게 됩니다.”-김 작가의 작가 노트부분

 

김 작가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접했고, 20대 때 이탈리아에서 피아노 유학을 하는 동안 유럽 여행을 통해서 여러 박물관 등에서 마주한 인물화 등을 보면서, 학창시절의 그림 그리기를 향한 마음이 움텄다고 했다. 그녀는 전공을 회화 쪽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접어야만 했는데, 피아노 연주 틈틈이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녀는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 후 결혼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기르며 피아노 지도를 하는 등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틈틈이 캔버스 앞에 앉아 그림 그리기는 작업에 열정을 쏟았다. 그 열정이 지난 해 말과 금년 초 팜브릿지 수 갤러리초대전을 통해서, 봄꽃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던 것. 올 해가 10년 째가 된다.

 

김 작가는 의도적으로 원색만을 즐겨 선호하는 게 아닌데, 워낙 상상 속 예쁜 여인들의 순간적인 모습을 그리다보니 그런 것 같다젊음이란 봄에 피는 화려한 꽃 색깔, 즉 원색이라는 그런 의미에서 그렇게 채색한 것이라고 했다.

 

 

전시 작품에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작품 속 인물의 큰 눈(작품: 홀로, 내 이름은 미미 등)은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로움을, 가늘게 뜬 눈(작품: 바로크 블루, 아무데도 못가, 모르는 마음 등)은 동양적인 신비로움을 간직한 눈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국적인 이미지도 깃든 마력(魔力)도 느끼게 만든다.

 

전시작품 전체가 인물화라는 점에서 생각할 때, 김 작가의 이탈리아 유학 시절 접한 유럽 박물관 등에 전시된 인물화가 자기 작품 속에 녹아내린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는 관객들을 향해서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게 인생이지만, 순수한 자연(마치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작품: 홀로, 내 마음은 미미 등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이 주는 소녀의 모습)처럼 아름다운 생을 노래하는 삶을 살아가자는 공존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하겠다.

 

이탈리아의 악기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 디 프란체스코(1655~1731)가 처음 발명한 피아노는 건반이 54개뿐이었다. 그런데 피아노 음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보다 다양한 표현을 추구하는 작곡가들의 요구에 발맞춰 건반의 범위가 점차적으로 확장되었다. 1890년대에 이르러 오늘날의 현대 건반인 88개 건반이 자리를 잡게 된 것처럼, 김 작가의 작품 역시 진화를 거듭할 것이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꽃보다 더 아름다운 작품을 잉태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It’s Supposed to Be Hard 모든 여정은 원래 힘들다

Everything worth pursuing comes with a little pain.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에는 고통이 따른다.

The trick is not minding that it hurts. 중요한 것은 고통을 개의치 않는 마인드이다.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 신작 불변의 법칙(Same as Ever-()서삼독 발행)’ 15.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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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김(Luna Kim) 작가가 작품 '내 이름은 미미' 앞에 앉아 있다. 김 작가의 개인전 어쩔 줄 모르는11일부터 16일까지 갤러리 아트로직 스페이스(Artlogic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 1)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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