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38명 '한국계高 기적'…日고시엔 꿈의 결승전 올랐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꿈의 무대’인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青森山田) 고교에 3-2로 역전승했다. 교토국제고의 이 대회 사상 최초 결승 진출이다.
교토국제고는 1회 2점을 먼저 내주고 끌려가다 6회 1사 만루에서 하세가와 하야테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핫토리 후마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더해 역전에 성공했고,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오전 10시 동도쿄 대표인 간토 다이이치(關東 第一) 고교와 우승기를 놓고 결전을 치른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3, 2차전에서 4-0, 3차전에서 4-0, 8강전에서는 4-0으로 각각 승리하고 이날 준결승을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한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홈플레이트에 모여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번 대회 들어서만 5번째였다. 고시엔에서는 승리팀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1915년 시작돼 올해로 106회를 맞은 여름 고시엔은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다. 현지 고교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통한다. 올해는 일본 전역 3715개 학교 가운데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낸 49개 학교가 본선에 올랐다. 한신고시엔구장은 올해 건설 100주년을 맞았다.
교토국제고의 전신은 1947년 재일동포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세운 교토조선중학교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중·고등학생 160여 명이 한국어·일본어·영어로 공부하고 있다. 재적학생의 90%는 일본 국적이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2022년 여름 고시엔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백승환 교장은 지난 19일 4강 진출 때 “야구를 통해 학교 발전과 동포사회가 하나 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다”며 “한·일간 미래지향적인 가교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처: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