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동반 반등… 저출생 바닥 찍었나
2분기 혼인 건수 17%↑ 역대 최대
결혼·출산 동반 반등… 저출생 바닥 찍었나
2분기 혼인 건수 17%↑ 역대 최대
출생아 수, 8년여 만에 플러스로
올해 출산율 소폭 반등할 가능성
2분기 출생아 수가 8년여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고 혼인 건수도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보다 소폭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통계청은 28일 ‘2024년 6월 인구 동향’과 ‘2023년 출생 통계’를 발표하고 지난 4~6월 출생아 수가 5만68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6147명보다 1.2% 늘었다고 밝혔다. 2015년 4분기 이후 34개 분기 만의 증가다.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 사이 혼인이 늘어난 점이 출생아 수 반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분기 혼인 건수는 전년 같은 분기보다 2.8%, 4분기는 2.1%, 지난해 1분기에는 18.9%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결혼이 이 시기 이뤄지면서 올해 출산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혼인은 2분기에도 증가세여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737건)보다 17.1% 늘어난 5만5910건을 기록했다.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1992~97년생 인구가 많은데 이들이 지금 혼인하는 시기여서 혼인 건수가 증가한 영향이 있다”며 “팬데믹 이후 정체됐던 혼인이 해소되는 분위기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합계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7~8월 출생신고가 늘어나는 등 하반기 출생아 수가 증가할 여지가 있어 출산율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구학자들은 혼인 후 첫 출산까지 평균 2.5년이 걸린다고 본다.
다만 지난 6월 출생아 수(1만8242명)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감소하며 4~5월 증가세가 멈춰선 점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만8242명은 6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은 수치다. 이 연구원은 “출산율이 (당분간) 크게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완전한 반전의 모멘텀으로 들어선 게 아니므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은 전체 신생아 23만명 중 4.7%로 지난해보다 0.8% 포인트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녀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는 하지만 혼인신고는 이보다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과거보다 동거 등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약화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법적 혼인 상태에서는 대출 한도 등 국가의 혜택이 단독 가구일 때보다 줄어드는 탓에 혼인을 유지하지 않고 자녀를 낳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는 계속 감소 중이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 규모는 지난 6월 -8700명으로 2019년 11월부터 56개월째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