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들떠있는데… 국내 여행은 ‘숙박쿠폰’ 재탕뿐
차별화된 국내 관광 증진책 필요
해외여행 들떠있는데… 국내 여행은 ‘숙박쿠폰’ 재탕뿐
차별화된 국내 관광 증진책 필요
올 추석 연휴 해외여행객이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명절을 앞두고 내놓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책의 상당 부분이 기존 대책의 재탕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13~18일 사이 일평균 이용객 전망치는 20만1000명에 달했다. 이는 2017년 추석 연휴 때 기록한 최대 일평균 이용객 수(18만7623명)를 7%가량 웃도는 수치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전체 이용객 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명절 해외 여행객 증가는 명절 연휴를 기회로 내수 부양을 시도하는 정부 입장에선 악재에 해당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국내 여행 확대 등을 통한 소비 촉진 방안을 담았다. 비수도권 숙박쿠폰 50만장 배포와 인구감소지역 철도 여행상품 최대 50% 할인 등의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관광 확대를 위해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한 추가 면세 행사까지 더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여행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매년 비슷비슷한 대책으로 눈길을 끄는 데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면세 행사의 경우 지난해 연 1회 개최하던 것을 올해는 2회로 추가 개최하는 것에 불과했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할인 축제들도 기시감이 드는 대책으로 꼽힌다.
기존과 유사해도 효과가 있다면 문제없지만 지난해 성적도 썩 좋지 못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가 있던 일주일(9월 27일~10월 3일)간 국제선 승객 수는 58만3434명이었다. 2019년 추석 연휴 주간에는 54만3781명이 이용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대책도 있고 기존에 했던 것에서 규모를 확대한 대책도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비롯한 연휴에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 여행으로 돌리기 위해선 차별화한 국내 관광·소비 증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회복 대책을 양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교통 등 서비스 기반을 차별화·고도화해야 한다”며 “한국을 여행하며 얻는 사회적·심리적 인식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