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1.jpg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2024.9.12./뉴스1

 

여야의정 협의체 진통일단 출발핵심단체 빠지면 안돼

 

정치권이 추석 연휴 전 의료계 일부만 참여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개문발차 할지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의료계는 단일대오를 갖추기 어렵고 그것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라며 참여하는 의료계와 함께 일단 출발하자며 추석 전 출범을 강조했다. 다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단체 상당수는 협의체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두고 당정이 충돌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전협, 의협 등 핵심 단체가 빠진 협의체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에 전의교협은 성명을 내고 현재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KAMC 관계자도 이사회 내부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참여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 협의체 참여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핵심 단체가 협의체에 참여해야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오후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의협이 꼭 들어와야 한다는 등 전제 조건을 걸면 출발도 못 하고 흐지부지될 것이라며 동참을 요청했다.

 

당정협의회에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과 관련해 한 대표와 한덕수 총리가 충돌했다. 한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의료계가 들어오게끔 의제를 열어놔야 한다고 했고,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이야기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2.jpg
▲의사 부족에 따른 의료대란에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 응급의료센터 의료진 부족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9.12/뉴스1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이 진통을 겪는 것은 여야의정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부 의사단체라도 협의체에 합류하면 회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봤지만,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 역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논의조차 불가하다고 밝히면서 당정 간 이견도 드러나는 상황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단체 참여 없이 개문발차엔 반대한다고 밝히고 여당에선 민주당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여야 간 대결 구도가 고개를 들면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은 협의체 구성 목표 시점을 당초 추석 연휴 전에서 추석 당일(17) 전까지로 늦춰 잡았다.

 

의사단체에 유화적인 , 강경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당정협의 모두 발언에서 의사는 정부의 적이 아니다라며 일부 (정부) 관계자들의 다소 상처 주는 발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당 대표로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발언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상황만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도 했다. 이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의료개혁 실무를 이끄는 박 차관은 의사의새로 발음하는 등 그동안 논란 발언으로 의사들의 공적이 돼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핵심 의사 단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약속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과 관련해서는 당정협의 비공개 회의에서 한덕수 총리와 한 대표 간 격론이 벌어졌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의대정원에 대해선 의제로 열어놓겠다는 것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가 재조정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상황이 한가한가라고 반박하자 한 총리가 관리 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

 

또 한 대표가 최근 전공의들이 집단사직 문제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전공의 소환 조사 등 사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느냐고 말했지만, 한 총리는 응급실 의사 블랙리스트가 문제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응급실에 남은 의사 실명을 공개하고 이를 부역이라고 조롱한 사건이다. 이에 한 대표는 “(블랙리스트와는) 다른 사람들 얘기다라고 재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강경 입장만 내면 의료계가 참여 못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며 의사 단체에서 정부 때문에 못 들어가겠다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계속되자 참여 의사를 고민했던 의사 단체도 재고해보겠다고 당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대통령실은 참여하지 않았다. 장상윤 대통령실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단체가 들어와서 의제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주장을 하면 저희의 의견도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고 했다.

 

당정은 이날 회의를 통해 추석 연휴 동안 8000여 개의 동네 병·의원이 문을 열도록 지원해 연휴 의료 공백을 예방하기로 했다. 또 응급의료센터가 필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400명 정도의 의사·간호사 신규 채용도 국가 재정으로 직접 지원한다.

 

3.jpg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12.[서울=뉴시스]

 

대표 의사단체 없는 협의체 의미 없어

민주당은 일부 의사단체로라도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당과 달리 대전협, 의협 등 의사들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복귀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대전협이 협의체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의협정도는 참여해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도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의료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대표성 있는 의사단체가 들어오도록 여당도 노력하라는 일종의 촉구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지켜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그

전체댓글 0

  • 95225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여야의정 협의체 진통…韓 “일단 출발” 野 “핵심단체 빠지면 안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