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E작가] 리 선 화가, 단발머리 소녀·오방색 통해 한국 전통미 탐구
‘2024 KPAM 대한민국미술제’ 개인 부스展에 작품 20여 점 전시
[주목E작가] 리 선 화가, 단발머리 소녀·오방색 통해 한국 전통미 탐구
‘2024 KPAM 대한민국미술제’ 개인 부스展에 작품 20여 점 전시
서울 인사동(김학우 기자)-리 선(Lee, Sun) 화가의 작품전이 2일(수)부터 7일(월)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에서 열리고 있다. 리 작가의 작품전은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2024 KPAM 대한민국미술제 운영위원회 공동 주최하는 '2024 KPAM 대한민국미술제’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리 작가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와 닿는 것은 단발머리 어린 소녀가 좌우로 향하는 얼굴과 입고 있는 다양한 색채의 의상과 고무신, 그리고 소녀 주변을 에워싼 사물을 통해서 자유와 희망을 그림으로 노래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리 작가의 올해 제작된 6호 짜리 작품 Urban Reverie(40.9X31.8cm Oil on canvas 2024)는 한쪽 품에 집을 껴안은 단발머리 소녀가 머릿속으로 크고 작은 현대식 고층빌딩이 어우러진 도심 풍경을 떠올리며,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 보거나 유추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화폭 속에 먼센 컬러 시스템을 바탕으로 파랑·빨강·노랑·하양·검정 등 한국적인 색으로 상징되는 오방색(五方色)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면서 한국 전통미를 발현시키고 있다고 하겠다.
또 다른 의미에서 리 작가는 화판에 부드러운 붓 끝으로 민화(民畵) 속 인물과 식물, 동물로 채우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과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먼저 고구려 벽화 모사도 120여 점 중에는 고구려 무덤 벽화 속에 숱하게 그려진 커다란 연꽃(작품 Lucky girl Pongsiri/ Dream, Are you Alive? / Dream, What are you doing?)을 들 수 있다. 태양이 뜨고 지는 것과 함께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더러운 진흙에서도 청정하게 피어나는 연꽃은 예로부터 다양한 문화적 상징으로 사랑받아 왔다. 고대 이집트와 인도, 중국 등 고대 문명에서 연꽃은 태양에서 나온 가장 순수한 꽃이며 광명, 재생, 부활, 창조의 의미를 지닌 신성한 존재였다. 또한, 무엇보다 연꽃의 상징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불교에서 여래(如來)나 정토(淨土)를 대신하는 표현이 되었다. 따라서 리 작가가 자신의 작품 속에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불협화음으로 얼룩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순수 지향의 삶을 살아가자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리 작가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안정, 평안, 화평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쓰였던 동물은 비둘기라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서양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지만, 비둘기는 성질이 온순하고 한 쌍이 어울리는 금실 좋고 정겨운 새로 통하고, 한 번 짝을 맺으면 끝내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하여 정절과 순결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사랑’과 ‘평화’의 소중함에 방점을 찍힌다.
특히 ‘Dream, What are you doing?’에서 집을 든 단발머리 소녀가 커다란 연꽃을 배경으로 비둘기가 집을 입에 물고 나르는 그림은 내 자신의 가정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이웃 모두가 순수를 지향하면서 ‘안정· 평안 · 화평’을 염원하는 작가의 기원을 담은 것으로 읽힌다. 특히 긴 치마 대신 현대화 된 짧은 치마를 입은 소녀의 모습은 비록 시대는 변하지만, 우리 내면의 정신세계는 변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리 작가의 작품 앞에 선 관객은 마치 동화 속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을 통해서 한국 전통미를 탐구하는 작가 정신이 돋보이는 걸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리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자신의 화폭 속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오방색을 바탕으로 한국 민화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현재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와 미술단체 시아(SIA), 한국국제조형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리 작가는 롯데호텔 부스전(2023), 단체전 16회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