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조인선
빛과 빛이 싸우고 있군요
어둠이 생길 거예요
시간과 바람이 껴안고 있어요
물이 생긴답니다
하늘엔 적막한 기운이 감돌고
땅에는 쓸쓸한 감촉뿐이지만
그대 몸에는 불이 생기는 군요
자 이제 눈을 감고 누군가 불러보아요
어둠 속에서 한 방울이 흐를 거예요
차가운 얼음이 뜨뜻하게 느껴지면
뜨거운 화로가 차갑게 느껴지면
그대 귀에는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릴 거예요
누군가 몹시도 애타게 부르는 소리지요
산에서 바다에서 그리고 그대의 빛나는 눈동자에서
별이 뜨는 소리지요
세상은 살 만한 곳이 아니라 믿는 그대 가슴에
왜 사나 하는 한숨이 몹시도 강하게 일어나면
그때 별이 뜨는 소리에
나뭇잎이 피어나고 꽃이 꿈틀거리는 거지요
나 이제 그대와 어느 누구와도 싸우지 않을 거예요
사랑은 원래 없으니까요
그래요 나는 떠나지도 못하고 남지도 않겠지만
바람이 어둠에서 내 이름 찾을 거예요
그때 내 미소 한 번 보고
눈 감으면 그대 할 일을 다했다고
살아야겠다고 고개 숙여
다시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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