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2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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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교회 10교구 새벽송 팀이 24일 경기도 구리 남예준·예은 어린이 집을 방문해 캐럴을 부른 뒤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이웃에 방해 되지 않게이 교회의 45년 새벽송 전통

사라져 가는 새벽송 문화 지키는 서울 영안교회

 

사라져가는 새벽송의 문화를 지켜가는 교회가 있다. 서울 영안교회(양병희 목사)는 개척 초기인 45년 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2년간을 제외하고는 공백없이 매년 성탄절 전야에 성도 가정을 방문해 캐럴을 부르는 전통을 이어왔다. 24일 밤에도 영안교회 성도들은 3~4명씩 팀을 나눠 성탄의 기쁨을 전했다.

 

올해 영안교회는 교구마다 약 30가정씩, 300여 가정을 방문해 새벽송을 진행했다. 새벽송 팀은 기쁘다 구주 오셨네’, ‘저 들 밖에 한밤중에등 성탄절 찬송가를 부르며 조용하지만 밝고 따뜻한 목소리로 복된 소식을 전했다. 이날 밤 9시에 시작한 새벽송은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다. 이름은 새벽송이지만 사실상 밤송에 가깝다.

 

새벽송은 새벽과 노래한다는 뜻의 한자 송()의 합성어다. 일반적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새벽에 찬송가를 부르며 복음을 전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국교회는 서양 선교사들이 하던 크리스마스 캐럴링(Christmas Caroling)과 새벽기도라는 한국적 전통이 결합해 새벽송이라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영안교회의 새벽송은 이웃의 평안을 고려해 소리 크기를 조절한다. 과하지 않게 울리는 찬양 소리가 좁은 아파트 복도에 고요하게 울린다. 한 곡을 부른 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건넨 팀은 성탄 카드와 새해 달력을 전달하고 조용히 자리를 옮긴다.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남예준(7)·남예은(5) 남매 집에도 새벽송 팀이 방문했다. 전날부터 직접 과자 바구니를 준비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팀을 기다린 남매는 찬양 소리가 들리자 문을 활짝 열고 팀을 맞았다. 예준군은 찬송을 따라 불렀고 예은양은 준비한 과자를 새벽송 팀에 건넸다. 새벽송 팀은 어린이들에게는 미리 준비한 선물 상자를 전달한다. 방문한 가정의 문에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등의 성경 구절이 담긴 카드를 붙이며 새벽송을 마무리한다.

 

양병희 목사는 목자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며 소식을 전했듯 새벽송은 우리도 찬양과 나눔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자 시작한 아름다운 전통이라며 다만 성도 가정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같은 기쁨의 시간이 되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화와 개인주의로 인해 한국교회의 좋은 전통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특히 요즘 세대는 새벽송을 경험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영안교회는 이 전통을 통해 성탄의 기쁨을 나누고 이웃과 교감하는 문화를 지켜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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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교회 10교구 새벽송 팀이 24일 경기도 구리 남예준·예은 어린이 집을 방문해 캐럴을 부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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