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0-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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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이상의 세월을 기독교계 언론인으로서 활약했던 조재석 목사가 종교개혁사를 체험한 책을 발간해 화재다.

조재석 목사는 기독교대한성결교가 발행하는 한국성결신문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으로서 교단 내외부는 물론 그리스도교 언론계에서도 촉망받는 인재였는데 수년전 홀연히 퇴직해 독일로 갔다.

독일에서 뭐 하는지 궁금해 하던 찰라, 함부르크 인근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우들을 섬기고 있다더니 약 10개월 후 부터는 종교개혁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관광(?)을 다니고 있어서 세월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어렵다던 종교개혁서적을 떡하니 출간하면서 우리 곁에 돌아왔다.

「발로 쓴 프랑스, 칼뱅 개혁주의 종교개혁」에는 저자 조재석 목사가 프랑스의 종교개혁과 칼뱅, 개혁주의 중교개혁자들이 활동한 현장을 방문하며 느낀 감동과 성찰이 담겨있다. 그저 피상적인 단순 순례기가아닌 종교개혁의 역사와 그 내용을 학술적으로 지리적, 시대적으로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일종의 자료집이자 간증집 등등 여러 역할을 해내는 책이다.

조 목사는 이 책을 프랑스의 리옹에서 발데스가 설교자로서 삶을 시작했던 것으로 시작해 종교개혁이 시작된 스위스 취리히의 츠빙글리를 다루고, 독일 남부였지만 현재는 프랑스 땅이 된 알자스 지방의 스트라스무르의 마르틴 부처, 개혁주의 토대를 쌓은 누아용의 칼빈을 시작해 그의 주무대인 제네바 등 입체적으로 종교개혁사와 그에 연관된 사람, 지역, 현재의 영향력을 모두 담는 노력을 기울였다.

여행기처럼 보이는 형식의 글들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종교개혁의 역사를 연구하고 성찰해 당시의 역사를 글 속에 녹여내는 방식의 글쓰기가 돋보인다. 프랑스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종교개혁, 이탈리아 개신교역사의 시대를 성찰하는 중 저자는 신앙을 고백하고 연구의 결실을 맺었다.

저자는 2017년 1월 리옹과 제네바 방문을 시작으로 20~30여회 프랑스의 동서남북에 위치한 여러 도시를 찾아 순례를 지내앴다. 짧게는 2박 3읿터 길게는 8박 9일에 이르는 규모의 여정이었고, 등에 배낭을 멘 채 순례자로서 역사의 각 현장을 방문했다. 때로는 인적도 없는 새벽에 도시를 떠돌거나 추운 기차역사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오랬동안 추위와 싸워야하기도 했고, 심야버스에서 4~5일을 보내는 등 최근 코로나19 시국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여행을 이어가야만 했다.

순례 후 여독을 풀기도 전에 며칠 밤낮을 책상에 앉아 여정과 자료정리를 하며 글을 써내려가다가 부족한 것이 있으면 다시금 자료찾기를 하는 등 반복적인 작업을 했다. 연구할 때마다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지켜나간 이들을 마주하고 눈물을 삼키거나 감동이 밀려올 때는 홀로 방안을 서성이며 4년간 칼뱅과 부처, 츠빙들리 등 개혁주의자들과의 만남을 이어왔다.

특별히 이 책이 발도파가 12세기에 운동을시작한 샨포란, 학살장소인 메린돌, 그들이 살아남아 이탈리아 개혁교회로 자리잡은 알프스 산악지대를 직접 생생히 소개하는데 아마도 한국에서는 처음 다루는 내용일 것이라는 것이 출판사의 설명이다.

저자는 발데스가 프랑스어로 번역된 복음서 단편을 들고 지나갔을 법한 리옹의 생장뱁티스테대성당 주변의 길을 걸으며 그의 심정을 동감했고, 칼빈의 종교개혁여파로 프랑스에서 최초로 모에 모 교회가 설립되었고, 설립 직후 탄압으로 60여 명이 체포되어 14명이 순교한 이 교회이 터에 붙여진 기념명패를 모며 가슴 아려하기도 하는 등 유럽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앙을 하나 하나 만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그 내용을 이 책에 수록했다.

세상의 권세를 가진 세력과 하나님의 말씀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주장하는 세력간에 죽고 죽이는 피의 역사가 종교개혁의 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며, 조재석 목사는 이 종교개혁의 시대를 유럽 현지에서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확인하고 명상하는 작업을 거쳐왔다. 저자는 이 책에 다양한 투쟁과 저항의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수록했지만 그런 저항도 있지만 반대 쪽에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성경을 읽으며, 이웃을 사랑하는 교권주의와는 반대되는 저항의 정신을 신앙의 선조들이 수행했음을 프랑스 남부의 사막박물관에서 성서가 전시되어있는 모습에서 발견했고, 그같은 방식의 숭고한 저항을 이야기하며 이 책을 마무리했다.

책의 분량상 존낙스의 스코틀랜드 종교개혁과 네덜란드 독립과 개혁주의, 독일 등으로 망명한 발도파와 위그노 등을 담지 못했는데 차기 작에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는 이 책에 대해 "유럽에서 태동하고 흘러 온 프랑스계 개혁교회의 흐름을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추적한 책을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고, 조만 목사(한국성결신문 주필)는 "순교로 자신의 믿음을 지키려는 이들의 결의가 도데체 어디에서, 어떤 힘에 의해 표출되어지는가를 밝히려는 신앙탐구서"라고 밝혔다.

취재: 여선암 기자(한국교회신문 공동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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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두 갈래길, 완력과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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