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스 슈퍼볼 우승에 필라델피아는 '용광로'
미국프로풋볼(NFL)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7년 만에 슈퍼볼에서 우승하자 축하하려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도시가 혼란에 빠졌다.
필라델피아는 9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40대22로 완승했다.
4쿼터 종료 휘슬이 울리기 한참 전부터 필라델피아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주요 거리인 브로드 스트리트에는 수백명의 팬들이 일찍부터 몰려들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하늘에서는 불꽃이 터졌고, 팬들은 샴페인을 터트렸다. 파티의 시작이었다. 한 DJ는 거리에 스피커를 비롯한 음향 장비를 설치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고, 일부는 거리의 전봇대와 신호등에 올라갔다. 어떤 이들은 경찰차 위에 올라탔고, 쓰레기 트럭을 점령한 이들도 있었다. 15~20명의 팬이 구급차 위에 올라가 춤을 추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 교통국은 “대규모 군중들의 도로 봉쇄가 예상된다”며 버스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모습을 두고 폭스뉴스, 뉴욕포스트 등은 “이글스 팬들로 인해 필라델피아가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가 큰 승리를 거둘 때마다 팬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떠들썩한 축하 행사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다. 지난달 필라델피아의 NFC 챔피언십 우승을 축하하던 18세의 대학생이 가로등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이 모습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산하며 충격을 안겼다. 공중으로 총을 쏘는 팬도 있었고, 최소 두 명이 거리에서 총에 맞아 다쳤다.
필라델피아 시장 체럴 파커는 팬들에게 그 어떤 곳에도 올라가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팀이 우승한 후 야외에서 축하 행사를 할 때마다 팬들이 전봇대에 올라간다는 건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전봇대나 버스정류장, 또는 어떤 구조물에라도 올라가는 건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필라델피아 경찰청장 케빈 베델은 팬들의 축하 행사를 위해 모든 인력을 동원하겠다며 “우리는 여러분들이 책임감 있게 축하 행사를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