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못 샀나” 전전'金金'…사상최고치 찍은 금값, 더 오를까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점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아직 버블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iM증권은 21일 '뉴 골드러시, 과연 무엇을 의미하나'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금 가격은 1945년 저점 대비 누적으로 약 180% 상승했다며 일본버블, 닷컴버블, M7 등 역사상 있었던 버블 사례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골드바 수요와 금 ETF(상장지수펀드) 수요가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중앙은행 연간 금 수요량은 약 1000톤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0년부터 2023년 평균치 550톤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중앙은행 금 수요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54% 급증했다.
달러와 금 사이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는 점도 금값이 상승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국채, 증시, 유가가 여전히 달러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과 상반된다. 특히 미국 재정수지가 악화될때마다 금가격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에서 달러 대신 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늘리는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과도하게 풀린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 미·중 갈등 확산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로 달러 대신 금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 국채 대신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부터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금을 사들이던 중국 정부는 최근까지도 이같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값의 향방은 트럼프 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관세가 급등했던 1920년 초반과 1930년 초반에도 금값은 급등했었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금값이 하락할 경우 금융시장 내 다른 자산으로 파급효과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금 가격 비율이 하락하는 현상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로 하락하면 주식과 채권가격이 함께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엔화 가치가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는데 금과 엔화는 안전자산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