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평화지향적 건축양식 제안
새가정 9월호, 공간의 힘을 특집으로 다뤄
월간 새가정(발행인 전혜선 목사) 9월호는 특집으로 '공간의 힘'을 선정해 이와 관련된 4가지 소식을 소개했다.
▲박현미 상담위원(샤론정신건강연구소)은 '그 집에서 살 때 참 행복했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가족 구성원이 머무는 가정집의 건축적인 구조나 심리적인 요소 자체가 건축양식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부터 평등을 향해 변화했고, 실질적으로 가족간에 사랑과 평등이 자리잡을 필요성을 제시했다.
오래된 집의 메카 북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높다란 솟을 대문이 달린 근대기 가정집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 집에 들어가보면 시어머니가 거처하는 안방이 있고, 그 시어머니는 시간이 지나면 맞며느리에게 곳간 열쇄를 넘겨주고 아랫방으로 옮겨가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문화였다면 현대의 아파트에서는 모든 가족이 동등한 높이의 거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있다고 설명했다. 현대 아파트에서마저 개나 공양이가 높은 쇼파에서 자리를 점령한다면 자신이 지배자로 착각하기 마련이니 이마저 막아야한다는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박 상담위원은 집이란 거주자들이 '우리집'으로 인식하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평안하고, 행복한 곳으로 느끼며 치유가 일어나도록 해야하기에 그런 방식으로 공간이 꾸며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정구 성공회 사제(전 성공회대학교 총장, 현 명예교수)는 '좋은 교회 공간'이라는 글을 통해 일반적으로 불교사찰은 북향배례, 유럽 성당은 동향에 제대를 두고, 이슬람은 메카가 위치한 서쪽에 의미를 두며, 그리스도교는 잃어버린 에덴이나 모세의 떨기나무 터, 야곱의 돌베개, 신의 도성, 유토피아 등을 공간에 대한 이념으로 생각하는 등 성스러운 장소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교회에서의 경우 역사성이나 오랜 기간으로 인한 냄새, 건축 재질, 조명, 규모 등 수많은 요소들이 어우러져 상대적인 요인이 되며 꼭 대형교회가 아니고 지하 작은 교회도 성스럽다고 느끼게된다고 밝혔다. 성스러움이 상대적이라면 좋은 예배공간이라는 관점에서는 용도에 따라 수도원식의 제대와 설교대, 세례대, 성가대석, 오르간 등의 전통양식의 예배공간 또는 현대의 첨단예배를 위한 극히 효율을 따지는 스튜디오형 등등이 있지만 교회공간에서 대예배용 대형 및 복잡한 공간이 있다면 지하에 작은 단촐한 공간도 배치해 상이한 성스러움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지만 기본적인 것은 분위기와 무관하게 어디서든 예배와 기도 드리며 은혜 받으려는 자세가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규 목사(소설가)는 인간이 주택을 건설하는 토지나 자연의 공간에 대해 빚진게 없다며 당연시하면서 점유할 때 공간은 폭력적인 변질된다면서 그 변질의 기저에는 자연공간을 부동산 또는 재산의 가치로만 대할 때 들어나며, 그런 상황의 건축은 시작부터 소유에 집착이나 지속적 점유의지라는 정서적 폭력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한국사회는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기 위해 달리며 효율위주의 건축공간을 양성해 온 공간지배라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자리잡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회도 폭발적 부흥을 경험하면서 개인의 신비에 초점 맞추기 보다는 다수의 인원이 한번에 효율적으로 들어서는 콘서트식공간구성에 매진했고, 그럼으로서 교회성공이요, 공간의 성공으로 간주해왔다고 밝혔다.
우리사회의 고도성장 물결이 2천년대에 줄어들면서 한국사회는 공간의 폭력성에 대한 성찰을 막 시작하면서 직장공간이 과거의 직급별 불평등과 감시의 요소를 버리고, 협동체제공간으로 바뀌고, 교육기관도 획일성에서 벗어나며, 거주공간도 살만한 가치나 쉼의 공간으로 이해되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독 교회만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대면 및 비대면예배라는 형식의 변화에 맞춰짐으로서 그동안에는 효율성만 치중하던 공간이 주중에는 텅빈 비효율성을 걱정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교회 안팍의 소통을 통해 치유의 기능으로서 접근할 필요가 있고, 점유공간을 안과 밖을 구분하지 말고 자연과 건축물이라는 두 공간이 뒤섞임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가정 9월호는 마을과 사람들을 품고 함께하는 교회공간으로 바뀌어 지역민들의 공간으로 바꾼 광현교회 소식과 생태계와 더불어 살기, 요즘 청년을 만나다에서 김예린 청년의 삶을 주목하고, 한국교회가 세대교체를 어떻게 이뤄야하는지 등의 다양한 소식들을 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