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0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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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사용자와 포르투갈어 사용자가 각각 애플 에어팟을 끼고 실시간 통역 기능을 이용하는 모습. /애플 유튜브 캡처

 

통역사 없는 세상 오나? 삼성·애플 스마트폰 번역 써보니...

안부 인사·약속 잡기 '일상 대화' 번역 좋아

1~2초 지연시간 있어 매끄러운 느낌은 덜해

'D' 같은 산업 용어나 고유명사는 아쉬워

 

애플은 19일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3’를 출시하면서 실시간 통역기능을 내세웠다. 에어팟을 낀 채 영어로 얘기하면 실시간으로 통역돼 상대방의 에어팟에는 포르투갈어로 들리는 식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역시 통역앱을 통해 외국인과 대화 시 자동으로 통역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무선 이어폰인 버즈를 끼면 번역된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스마트 기기 안에 녹아들면서,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만으로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할 수 있게 됐다. 별도의 번역 앱 설치 없이도, 스마트폰과 연결된 무선 이어폰만 있으면 영어를 한국어로 듣고 한국어로 말하면 영어로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능이 실제로 SF소설의 통역기처럼 모든 언어의 장벽을 허물 수 있을까.

 

스마트 기기로 통역

갤럭시와 애플(베타)의 영어와 한국어 간 실시간 통역 기능을 22~24일 외국계 기업의 간담회와 임원 인터뷰, 외국인 대화에서 사용해봤다. 삼성과 애플 제품 모두 안부 인사나 날씨, 약속을 잡는 등 일상적인 대화는 서로 매끄럽게 번역됐다. 하지만 1~2초의 지연 시간이 있어 매끄럽게 대화가 진행된다는 느낌은 받기 어려웠다. 실시간 통역 기능은 이어폰에서 외국어를 들으면, 연결된 스마트폰의 AI가 이를 텍스트로 변환한 뒤 번역한 합성 음성을 다시 이어폰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듬으면 문장이 끝난 것으로 인식해 중간까지만 번역하는 문제가 있었다.

 

일상적인 대화를 벗어난 산업 용어나 고유명사 번역은 아쉬웠다. ‘생성형 AI(Gen AI)’유전자 AI(Gene AI)’로 번역하거나, ‘D(DRAM)’‘Direm’으로 번역하는 등 많이 학습된 단어가 아니면 약한 모습을 보였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는 쌍둥이로 번역하기도 했다. 다만 AI, 5G 등 자주 사용되는 언어의 경우 영어와 한국어 간 번역 모두 잘 이뤄졌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전문 용어는 일상적 의미와 겹치는 경우가 많아, 맥락 이해가 부족하면 틀리게 번역되는 경우가 있다인명·지명·브랜드명은 번역보다는 그대로 인식해 전달해야 하는데, 전체적인 문맥 파악이 어려우면 일상 용어와 헷갈리기도 한다고 했다.

 

산업용 통역은 따로?

테크업계에서는 실시간 통역 AI가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도와, 산업용으로 분화돼 발전할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 기반 번역은 경량화와 속도가 최우선인 반면 산업용은 단어 하나 차이가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산업군에 맞춰 전문 용어 등을 학습하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기업에 특화한 AI 통역 서비스를 개발했다. 삼성SDS23일부터 태평양 보험 콘퍼런스(PIC)에서 AI 동시통역 서비스를 선보이며 대규모 국제 행사에 AI를 처음으로 제공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등 4개 언어의 AI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AI와 인간 통역사가 서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통역도 주목받고 있다. AI 기반 실시간 번역과 전문 통역사가 함께 통역을 진행하는 것이다. AI만으로 알아챌 수 없는 문맥이나 전문 용어를 인간 통역사가 수정하는 식이다. 미국 쿠도(KUDO)60개 이상의 언어를 통번역할 수 있는 AI 시스템과, 200개 언어를 구사하는 전문 통역가를 동시에 각종 글로벌 산업 행사에 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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