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너바나 ‘네버마인드’ 앨범 커버에 실린 알몸 아기 관련 소송 ‘기각’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김정태 기자)-연방 판사는 록 밴드 너바나의 1991년 앨범 커버에 실린 알몸 아기 사진을 보고 아동 성 학대 이미지의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는 남성의 소송을 기각했다.
스펜서 엘든이라는 남성이 생후 4개월 때 촬영된 이 사진은 너바나의 기념비적인 두 번째 앨범 "Nevermind(네버마인드)"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의 페르난도 올긴 판사는 9월30일(현지시각 화요일), “앨범 커버가 아동 성 학대 이미지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올긴 판사는 "포즈, 초점, 배경, 그리고 전체적인 맥락 모두 앨범 커버가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위를 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판결문을 작성했다. 그는 “엘든이 앨범 커버에 나체로 등장했다는 사실 외에는 "아동 포르노 규정의 적용을 받는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며, 이 사진을 목욕하는 아이의 가족 사진에 비유했다.
올긴 판사는 또한 ”엘든의 행동과 해당 이미지가 아동 성 학대 이미지라는 자신의 주장을 조화시키기 어렵다“고 썼다.
판사는 엘든이 앨범에 출연함으로써 재정적 이득을 얻었다고 밝혔다. 사진 재연, 앨범 관련 사인 포스터와 기념품 판매, 자신을 "너바나 베이비"라고 부르는 행위 등이 그 예이다. 판사는 또한 엘든이 가슴에 앨범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는 점도 지적했다.
너바나의 승리는 4년 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의 정점이었다. 엘든은 너바나의 리드 싱어 커트 코베인, 전 멤버 데이브 그롤과 크리스 노보셀릭, 그리고 코베인의 미망인 코트니 러브 등의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너바나의 변호사인 버트 데이슬러는 1일 수요일 성명을 통해 의뢰인들이 법원이 "이 무의미한 소송을 종결"하고 "거짓 주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엘든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이날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빌보드는 앞서 ”이 소송이 기각되었다“고 보도했다.
아티스트인 엘든은 2021년 처음으로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 밴드와 소속사가 자신의 나체 사진을 이용해 이익을 취했고, 자신을 묘사한 상업적 아동 성 학대 이미지를 고의로 제작, 소지, 광고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이 소송은 두 번 기각되었는데, 한 번은 변호사들이 소송에 대한 답변 기한을 놓쳤기 때문이고, 또 한 번은 올긴이 10년의 공소시효 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연방 항소 법원은 2023년 12월, 해당 사진의 재발행(예를 들어 앨범은 2021년에 재발매되었음)이 새로운 개인 상해를 구성할 수 있다고 판결하고 소송을 재개했다.
이 사진은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로즈볼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사진작가 커크 웨들이 촬영했다. 그는 앨범 커버를 위해 촬영했던 수십 장의 아기 사진 중에서 이 사진을 선택했는데, 코베인은 이 사진이 아기가 물속에 있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엘든의 부모는 이 사진에 대해 200달러를 받았다.
선택된 이미지는 나중에 아기가 낚싯바늘에 매달린 지폐를 쫓는 모습으로 변경되었다.
1991년 9월 발매된 "Nevermind"는 한 세대의 음악 청취자들을 정의했고 그런지 록을 주류 음악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 앨범은 "Smells Like Teen Spirit"과 "Come as You Are"와 같은 히트곡을 내며 너바나를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엘든은 수년간 앨범 발매 기념 행사에 참여했지만, 그의 감정은 변했다. 앨범 발매 25주년을 맞아 GQ 호주판과의 인터뷰에서 엘든은 ”사람들이 여전히 앨범 커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내 성기를 모두에게 보여주는 게 싫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언제 감정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엘든은 “밴드 측에 자신의 아트 쇼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고 답했다.
그는 "밴드의 매니저와 변호사들에게 추천을 받았다"며 "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왜 아직도 앨범 커버에 실려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