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Home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기독교 모든 교단과 단체는 특정 후보 지지 표명을 자제하기 바랍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당은 22일 개별 교단과 단체, 교회를 향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편향을 빚을 수 있는 언사를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공동 대표회장 김영걸, 이욥, 박병선 목사의 이름으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언사는 이미 정치적 편향으로 교회의 덕을 훼손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많은 교인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며 “정치적 성향과 지지 후보가 다르다고 교회 안에서 서로 적대시하는 것은 복음적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모든 교회의 지도자들은 개인 혹은 유사 단체의 이름으로 교회의 대표인양 호도하는 것을 중단하시고, 실정법 위반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선거 운동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행동하자”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큰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되는 지도자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모든 국민의 생명을 존귀히 여기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기도하자”고 독려했다.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세상엔 너무나 많은 불화가 있습니다. 평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듭시다.”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전 세계 180여 나라에서 대표단이 참석했고, 20만 신자가 운집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오전 9시경 흰색 무개차(無蓋車) ‘포프모빌(Popemobile)’을 타고 광장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즐겨 탔던 이동 수단이다. 레오 14세도 전임 교황의 이런 친근한 행보를 이어받은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암살 시도가 있었던 1981년 이래 주로 쓰이던 방탄차를 ‘통조림 같다’며 거부했었다. 포프모빌을 탄 레오 14세는 즉위 미사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몰려든 신도들에게 직접 인사를 했다. 광장 밖으로 빠져나가 바티칸으로 뻗어 있는 콘칠리아치오네 대로를 따라 늘어선 군중과도 인사를 나눴다. 갓난아이를 들어 올려 보이는 부모 앞에서 멈춰서서는 아이를 건네받고 직접 축복을 했다. 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전 내 베드로 사도(초대 교황)의 무덤에 바치는 기도로 시작됐다. 약 200명의 추기경들이 일제히 늘어서 흰색 교황의 관과 제의를 걸치고 목장(牧杖, 고위 성직자의 지팡이)을 든 레오 14세 교황을 맞이했다. 새 목장엔 예수가 못 박힌 모습의 철 십자가가 달렸다. 무덤 앞에 선 그는 관을 벗고, 동방 가톨릭 총대주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서 분향과 기도를 했다. 레오 14세는 곧이어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다’는 가사로 유명한 ‘왕의 찬가(Laudes Regia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미사가 열리는 대성당 앞 야외 제단을 향했다. 교황을 상징하는 팔리움(제의 위에 걸치는 띠)과 복음서, ‘어부의 반지(교황의 인장)’를 든 이들이 앞장을 섰다. 양털로 만든 흰색 띠 팔리움은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선한 목자’로서 교황의 직무를, 복음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교황의 사명을, 어부의 반지는 베드로 사도의 권위를 이어받았음을 상징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새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전달이다. 레오 14세는 이날 선 채로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이탈리아)이 전하는 팔리움을 받아 걸쳤다. 팔리움을 앉아서 받은 전임 교황들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이 레오 14세의 오른쪽 손 약지에 어부의 반지를 끼웠다. 반지 또한 전임 교황과 달리 서서 받았다. 즉위식에 쓰인 반지는 교황 클레멘스 4세(1265~1268년 재위)가 쓰던 것으로, 제작 시점은 1200년대 즈음이라고 추정된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자 레오 14세는 가볍게 눈물을 훔치곤 하늘을 바라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복음서를 건네받아 축복하며 교황직의 공식 시작을 선언했다.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NwUKo24yzAA?si=9JKWzfJihkq9bilM" title="YouTube video player"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referrerpolicy="strict-origin-when-cross-origin" allowfullscreen></iframe> 교황은 이어진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름을 이어받은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폭력·편견·차이에 대한 두려움 등 너무나 많은 불화, 또 지구 자원을 착취하고 가난한 이를 소외시키는 경제 논리로 인한 많은 상처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고,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 평화가 다스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걸어가자“고 했다. 그는 미사 말미에 별도로 “전쟁으로 고통받는 무고하고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자. 협상자들이 나서서 평화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미얀마를 지목해 언급하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진전이 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날도 전쟁의 종식을 바란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그는 기대를 모았던 16일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 “바티칸을 협상 장소로 제안한다”고 하면서, 종전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에선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와 달라진 모습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전 성 베드로 광장 안만 돌며 인사했지만, 레오 14세는 광장 밖까지 나가 신도들을 만났다. 또 금색 십자가가 달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장과 달리 레오 14세는 철로 만든 십자가를 택했다. 전임자는 성 베드로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과 달리 레오 14세는 서서 기도를 했다. 흰색 바탕에 붉은색 십자가가 새겨졌던 팔리움은 이번엔 검은색 십자가의 더 단순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미사는 라틴어로 진행됐다. 다만 성경 말씀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복음서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읽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은 저마다 출신국 국기를 흔들며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했다. 교황 모국인 미국 국기가 가장 많았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국기도 눈에 띄었다.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이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는 출신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남미 국가들의 국기가 많았다. 이날 행사에는 J D 밴스 미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교황은 미사 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의 상징인 붉은색 어깨 망토(모체타)를 걸치고 각국 대표단과 인사를 나눴다. 모체타를 아예 걸치지 않으려 했던 전임 교황과 달리, 레오 14세는 공식 석상에선 전통 예복을 착용하고 있다.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약 한 달 뒤 바티칸 사도궁의 교황 아파트에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에서는 욕실 리모델링과 벽면 곰팡이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입주는 한 달 후쯤으로 예상된다. 레오 14세는 지난 8일 즉위한 이후부터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의 소박함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보수 노선 사이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중에서도 새 교황이 전통적인 교황 아파트를 선택할지, 아니면 프란치스코처럼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새 교황의 성향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졌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궁 교황 아파트 대신 사제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을 거처로 삼았다. 성 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전용 공간을 마다한 이유에 대해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갔을 때 '(여기 살면) 안 돼'라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9일 첫 미사에서 교회가 세상의 어둠을 밝히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미사를 집전했다. 영어로 강론을 시작한 레오 14세는 중간에 이탈리아어로 “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태생이지만 중남미 지역에서 활동하고 페루 시민권도 가진 그는 영어 외에도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에 능통하다고 알려졌다. 새 교황은 자신이 교회의 ‘충실한 관리자’가 될 것이며, 교회는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거룩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예수를 광신도로 치부했던 부자들은 물론, 예수를 정직한 사람으로 여겼던 보통 사람들이나 예수의 제자들마저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에게 실망하고 등을 돌린 일이 오늘날에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대중 매체, 대중문화, 정부 엘리트, 학계, 실리콘밸리 등이 저마다 기독교 신앙을 “어리석고, 연약하고, 지성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해 “기술, 돈, 성공, 권력, 쾌락과 같은 다른 방어물들을 선호하는 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는 복음을 전파하고 그 진리의 증인이 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의 선교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레오 14세가 적대적 환경에서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과의 밀접한 연속성을 유지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첫 일반 알현은 21일로 예정돼 있다.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122년 만에 다시 ‘레오(Leo)’라는 이름을 선택한 교황이 탄생했다. 교황청은 8일(현지시간) 제 267대 교황에 오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CNN은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122년만”이라고 전했다. 레오 13세는 1878~1903년 재위했다. 25년에 걸친 그의 재위 기간은 교황 역사상 네 번째로 길다. 그는 1891년 발표한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들에 대하여)'으로 가톨릭의 사회교리를 본격적으로 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산업혁명이 노동자들의 삶에 끼친 폐해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었다. 첫 번째 레오 교황(레오 1세)은 5세기에 재위한 ‘대(大) 레오’로, 훈족의 왕 아틸라를 설득해 로마 침공을 막아낸 인물로 기록돼 있다. 르네상스 시기의 대화가 라파엘로는 이 장면을 1514년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이란 제목의 작품에 담았고, 현재 바티칸 사도궁에 전시 중이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위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하는 통로 구간에 있다. 이 회화 속에서 무장하지 않은 교황 레오 1세는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의 가호 아래 침공을 멈추도록 아틸라를 설득한다. 가톨릭은 이를 ‘비폭력적 합의의 상징’으로 기린다. 라틴어로 ‘사자’…힘과 용기 상징 역대 교황 이름으로 레오는 요한, 그레고리오, 베네딕토에 이어 클레멘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가톨릭에서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레오는 힘과 용기를 상징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오 13세를 포함해 '레오'라는 이름을 쓴 전임 교황 13명은 개혁가들이었다”고 짚었다. 전통적으로 교황들은 자신이 쓸 이름을 고를 때 똑같은 이름을 썼던 전임자들의 사목 방향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왔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콘클라베 종료 후 브리핑에서 “레오라는 이름은 레룸 노바룸에서 시작된 현대 사회 교리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라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교황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19세기와 오늘날은 연결돼 있다”고도 말했다. 인권·노동 문제를 중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출처:중앙일보]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최초로 미국 출신의 교황이 탄생했다. 8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은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Leo XIV)’다. 라틴어로 ‘사자’를 뜻하는 레오는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이날 레오 14세는 첫 강복 메시지에서 평화를 빌었다.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말했다. 9일 첫 미사에선 “가톨릭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가 되도록 기도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진보적인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었지만, 레오 14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다. 이 때문에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실제로 그는 교회의 분열에 대해 “그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주교들은 특히 통합을 향한 움직임을 강화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를 향해야 한다”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모습이 선대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레오 14세는 지난해 10월 바티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교는 자신만의 왕국에 머무는 작은 왕자여선 안 된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 함께 걷고, 고난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레오 14세는 발언이 온화한 인물이며 성직자로 일하던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왔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매우 현실적이고, 친절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이란 주위 평가를 전했다. 페루서 20년간 빈민 돌봐…“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미국인이면서도 페루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그의 발자취가 교황 선출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초강대국인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가톨릭 전반엔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는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짚었다. 레오 14세는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 프랑스·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아버지 루이스와 스페인계인 어머니 밀드리드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복무했고, 그 후 교육자로 일하면서 가톨릭 교리교사도 맡을 만큼 독실했다. 어머니는 도서관 사서였으며, 교황의 두 이모가 수녀였다고 시카고선타임스는 전했다. 교황에겐 친형제가 두 명 있다. 미 언론은 “그는 음악과 독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와의 인터뷰에서 “조부모님은 모두 이민자였고, 나는 가톨릭 가풍이 짙은 가정에서 자랐다”며 “부모님 모두 교구 일에 많이 관여하셨다”고 소개했다. 가족 배경 덕에 영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레오 14세는 시카고 가톨릭신학연합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또 신학과 별개로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시카고선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한때 시카고의 멘델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수학을 가르친 적도 있다고 한다. 27세 때 로마로 유학을 떠난 그는 교황청립 안젤리쿰대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인 그는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사목하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2015년엔 페루 시민권도 땄다. 2015~2023년에는 치클라요 교구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페루 카야오 지역도 같이 맡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치클라요에서 약 700㎞ 떨어진 이곳을 직접 운전해 오가며 수시로 신자들을 살폈다고 치클라요 교구는 전했다. 식량과 모포 등을 실은 흰색 픽업트럭을 몰고 안데스산맥 오지의 마을들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AFP통신은 “온화한 말투의 미국인이 페루에서 수십년간 빈민들을 돌봤다”고 했다. 페루 출신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알렉산더 램 수사는 레오 14세가 가난한 이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사회정의 구현과 환경 보호에 앞장서 현지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페루의 (다른) 주교들조차 그를 성인이라고, 북쪽의 성인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테니스를 즐기며 페루에 있는 동안 현지 축구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랜 팬이다. 레오 14세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다. 그는 특히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레오 14세는 과거 인터뷰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그분들(여성)의 시각이 우리를 풍성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대체로 온건한 인터뷰 발언과는 달리 과거 소셜미디어(SNS)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추기경 시절 이용한 X(옛 트위터) 계정을 보면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공유한 흔적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JD 밴스 부통령을 비판하는 가톨릭 매체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JD 밴스가 틀렸다. 예수는 타인에 대한 사랑에 등급을 매기라고 하지 않았다”였다. 2017년엔 당시 대권에 도전하던 트럼프에 대해 한 추기경이 기고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공유했는데, 이 역시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레오 14세는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002~2010년 등 4차례 방한했다. 방문 목적은 수도회 총장으로서 회의를 주관하고, 한국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회원들에게 더 복음적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 레오 14세를 직접 만났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한국 지부 이기훈 신부는 “옆집 아저씨같이 소탈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자격으로 2010년 9월 한국을 찾았을 당시, 서울 강남 봉은사를 방문해 스님들과 함께 차담회를 가질 때도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기 위해 레오 14세가 다시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중앙일보]
-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기독교 모든 교단과 단체는 특정 후보 지지 표명을 자제하기 바랍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당은 22일 개별 교단과 단체, 교회를 향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편향을 빚을 수 있는 언사를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공동 대표회장 김영걸, 이욥, 박병선 목사의 이름으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언사는 이미 정치적 편향으로 교회의 덕을 훼손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많은 교인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며 “정치적 성향과 지지 후보가 다르다고 교회 안에서 서로 적대시하는 것은 복음적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모든 교회의 지도자들은 개인 혹은 유사 단체의 이름으로 교회의 대표인양 호도하는 것을 중단하시고, 실정법 위반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선거 운동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행동하자”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큰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되는 지도자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모든 국민의 생명을 존귀히 여기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기도하자”고 독려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세상엔 너무나 많은 불화가 있습니다. 평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듭시다.”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전 세계 180여 나라에서 대표단이 참석했고, 20만 신자가 운집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오전 9시경 흰색 무개차(無蓋車) ‘포프모빌(Popemobile)’을 타고 광장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즐겨 탔던 이동 수단이다. 레오 14세도 전임 교황의 이런 친근한 행보를 이어받은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암살 시도가 있었던 1981년 이래 주로 쓰이던 방탄차를 ‘통조림 같다’며 거부했었다. 포프모빌을 탄 레오 14세는 즉위 미사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몰려든 신도들에게 직접 인사를 했다. 광장 밖으로 빠져나가 바티칸으로 뻗어 있는 콘칠리아치오네 대로를 따라 늘어선 군중과도 인사를 나눴다. 갓난아이를 들어 올려 보이는 부모 앞에서 멈춰서서는 아이를 건네받고 직접 축복을 했다. 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전 내 베드로 사도(초대 교황)의 무덤에 바치는 기도로 시작됐다. 약 200명의 추기경들이 일제히 늘어서 흰색 교황의 관과 제의를 걸치고 목장(牧杖, 고위 성직자의 지팡이)을 든 레오 14세 교황을 맞이했다. 새 목장엔 예수가 못 박힌 모습의 철 십자가가 달렸다. 무덤 앞에 선 그는 관을 벗고, 동방 가톨릭 총대주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서 분향과 기도를 했다. 레오 14세는 곧이어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다’는 가사로 유명한 ‘왕의 찬가(Laudes Regia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미사가 열리는 대성당 앞 야외 제단을 향했다. 교황을 상징하는 팔리움(제의 위에 걸치는 띠)과 복음서, ‘어부의 반지(교황의 인장)’를 든 이들이 앞장을 섰다. 양털로 만든 흰색 띠 팔리움은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선한 목자’로서 교황의 직무를, 복음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교황의 사명을, 어부의 반지는 베드로 사도의 권위를 이어받았음을 상징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새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전달이다. 레오 14세는 이날 선 채로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이탈리아)이 전하는 팔리움을 받아 걸쳤다. 팔리움을 앉아서 받은 전임 교황들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이 레오 14세의 오른쪽 손 약지에 어부의 반지를 끼웠다. 반지 또한 전임 교황과 달리 서서 받았다. 즉위식에 쓰인 반지는 교황 클레멘스 4세(1265~1268년 재위)가 쓰던 것으로, 제작 시점은 1200년대 즈음이라고 추정된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자 레오 14세는 가볍게 눈물을 훔치곤 하늘을 바라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복음서를 건네받아 축복하며 교황직의 공식 시작을 선언했다.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NwUKo24yzAA?si=9JKWzfJihkq9bilM" title="YouTube video player"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referrerpolicy="strict-origin-when-cross-origin" allowfullscreen></iframe> 교황은 이어진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름을 이어받은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폭력·편견·차이에 대한 두려움 등 너무나 많은 불화, 또 지구 자원을 착취하고 가난한 이를 소외시키는 경제 논리로 인한 많은 상처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고,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 평화가 다스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걸어가자“고 했다. 그는 미사 말미에 별도로 “전쟁으로 고통받는 무고하고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자. 협상자들이 나서서 평화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미얀마를 지목해 언급하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진전이 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날도 전쟁의 종식을 바란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그는 기대를 모았던 16일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 “바티칸을 협상 장소로 제안한다”고 하면서, 종전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에선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와 달라진 모습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전 성 베드로 광장 안만 돌며 인사했지만, 레오 14세는 광장 밖까지 나가 신도들을 만났다. 또 금색 십자가가 달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장과 달리 레오 14세는 철로 만든 십자가를 택했다. 전임자는 성 베드로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과 달리 레오 14세는 서서 기도를 했다. 흰색 바탕에 붉은색 십자가가 새겨졌던 팔리움은 이번엔 검은색 십자가의 더 단순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미사는 라틴어로 진행됐다. 다만 성경 말씀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복음서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읽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은 저마다 출신국 국기를 흔들며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했다. 교황 모국인 미국 국기가 가장 많았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국기도 눈에 띄었다.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이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는 출신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남미 국가들의 국기가 많았다. 이날 행사에는 J D 밴스 미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교황은 미사 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의 상징인 붉은색 어깨 망토(모체타)를 걸치고 각국 대표단과 인사를 나눴다. 모체타를 아예 걸치지 않으려 했던 전임 교황과 달리, 레오 14세는 공식 석상에선 전통 예복을 착용하고 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약 한 달 뒤 바티칸 사도궁의 교황 아파트에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에서는 욕실 리모델링과 벽면 곰팡이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입주는 한 달 후쯤으로 예상된다. 레오 14세는 지난 8일 즉위한 이후부터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의 소박함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보수 노선 사이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중에서도 새 교황이 전통적인 교황 아파트를 선택할지, 아니면 프란치스코처럼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새 교황의 성향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졌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궁 교황 아파트 대신 사제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을 거처로 삼았다. 성 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전용 공간을 마다한 이유에 대해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갔을 때 '(여기 살면) 안 돼'라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9일 첫 미사에서 교회가 세상의 어둠을 밝히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미사를 집전했다. 영어로 강론을 시작한 레오 14세는 중간에 이탈리아어로 “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태생이지만 중남미 지역에서 활동하고 페루 시민권도 가진 그는 영어 외에도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에 능통하다고 알려졌다. 새 교황은 자신이 교회의 ‘충실한 관리자’가 될 것이며, 교회는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거룩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예수를 광신도로 치부했던 부자들은 물론, 예수를 정직한 사람으로 여겼던 보통 사람들이나 예수의 제자들마저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에게 실망하고 등을 돌린 일이 오늘날에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대중 매체, 대중문화, 정부 엘리트, 학계, 실리콘밸리 등이 저마다 기독교 신앙을 “어리석고, 연약하고, 지성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해 “기술, 돈, 성공, 권력, 쾌락과 같은 다른 방어물들을 선호하는 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는 복음을 전파하고 그 진리의 증인이 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의 선교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레오 14세가 적대적 환경에서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과의 밀접한 연속성을 유지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첫 일반 알현은 21일로 예정돼 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122년 만에 다시 ‘레오(Leo)’라는 이름을 선택한 교황이 탄생했다. 교황청은 8일(현지시간) 제 267대 교황에 오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CNN은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122년만”이라고 전했다. 레오 13세는 1878~1903년 재위했다. 25년에 걸친 그의 재위 기간은 교황 역사상 네 번째로 길다. 그는 1891년 발표한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들에 대하여)'으로 가톨릭의 사회교리를 본격적으로 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산업혁명이 노동자들의 삶에 끼친 폐해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었다. 첫 번째 레오 교황(레오 1세)은 5세기에 재위한 ‘대(大) 레오’로, 훈족의 왕 아틸라를 설득해 로마 침공을 막아낸 인물로 기록돼 있다. 르네상스 시기의 대화가 라파엘로는 이 장면을 1514년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이란 제목의 작품에 담았고, 현재 바티칸 사도궁에 전시 중이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위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하는 통로 구간에 있다. 이 회화 속에서 무장하지 않은 교황 레오 1세는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의 가호 아래 침공을 멈추도록 아틸라를 설득한다. 가톨릭은 이를 ‘비폭력적 합의의 상징’으로 기린다. 라틴어로 ‘사자’…힘과 용기 상징 역대 교황 이름으로 레오는 요한, 그레고리오, 베네딕토에 이어 클레멘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가톨릭에서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레오는 힘과 용기를 상징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오 13세를 포함해 '레오'라는 이름을 쓴 전임 교황 13명은 개혁가들이었다”고 짚었다. 전통적으로 교황들은 자신이 쓸 이름을 고를 때 똑같은 이름을 썼던 전임자들의 사목 방향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왔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콘클라베 종료 후 브리핑에서 “레오라는 이름은 레룸 노바룸에서 시작된 현대 사회 교리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라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교황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19세기와 오늘날은 연결돼 있다”고도 말했다. 인권·노동 문제를 중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출처:중앙일보]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최초로 미국 출신의 교황이 탄생했다. 8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은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Leo XIV)’다. 라틴어로 ‘사자’를 뜻하는 레오는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이날 레오 14세는 첫 강복 메시지에서 평화를 빌었다.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말했다. 9일 첫 미사에선 “가톨릭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가 되도록 기도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진보적인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었지만, 레오 14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다. 이 때문에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실제로 그는 교회의 분열에 대해 “그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주교들은 특히 통합을 향한 움직임을 강화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를 향해야 한다”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모습이 선대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레오 14세는 지난해 10월 바티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교는 자신만의 왕국에 머무는 작은 왕자여선 안 된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 함께 걷고, 고난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레오 14세는 발언이 온화한 인물이며 성직자로 일하던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왔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매우 현실적이고, 친절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이란 주위 평가를 전했다. 페루서 20년간 빈민 돌봐…“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미국인이면서도 페루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그의 발자취가 교황 선출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초강대국인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가톨릭 전반엔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는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짚었다. 레오 14세는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 프랑스·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아버지 루이스와 스페인계인 어머니 밀드리드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복무했고, 그 후 교육자로 일하면서 가톨릭 교리교사도 맡을 만큼 독실했다. 어머니는 도서관 사서였으며, 교황의 두 이모가 수녀였다고 시카고선타임스는 전했다. 교황에겐 친형제가 두 명 있다. 미 언론은 “그는 음악과 독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와의 인터뷰에서 “조부모님은 모두 이민자였고, 나는 가톨릭 가풍이 짙은 가정에서 자랐다”며 “부모님 모두 교구 일에 많이 관여하셨다”고 소개했다. 가족 배경 덕에 영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레오 14세는 시카고 가톨릭신학연합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또 신학과 별개로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시카고선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한때 시카고의 멘델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수학을 가르친 적도 있다고 한다. 27세 때 로마로 유학을 떠난 그는 교황청립 안젤리쿰대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인 그는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사목하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2015년엔 페루 시민권도 땄다. 2015~2023년에는 치클라요 교구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페루 카야오 지역도 같이 맡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치클라요에서 약 700㎞ 떨어진 이곳을 직접 운전해 오가며 수시로 신자들을 살폈다고 치클라요 교구는 전했다. 식량과 모포 등을 실은 흰색 픽업트럭을 몰고 안데스산맥 오지의 마을들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AFP통신은 “온화한 말투의 미국인이 페루에서 수십년간 빈민들을 돌봤다”고 했다. 페루 출신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알렉산더 램 수사는 레오 14세가 가난한 이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사회정의 구현과 환경 보호에 앞장서 현지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페루의 (다른) 주교들조차 그를 성인이라고, 북쪽의 성인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테니스를 즐기며 페루에 있는 동안 현지 축구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랜 팬이다. 레오 14세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다. 그는 특히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레오 14세는 과거 인터뷰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그분들(여성)의 시각이 우리를 풍성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대체로 온건한 인터뷰 발언과는 달리 과거 소셜미디어(SNS)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추기경 시절 이용한 X(옛 트위터) 계정을 보면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공유한 흔적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JD 밴스 부통령을 비판하는 가톨릭 매체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JD 밴스가 틀렸다. 예수는 타인에 대한 사랑에 등급을 매기라고 하지 않았다”였다. 2017년엔 당시 대권에 도전하던 트럼프에 대해 한 추기경이 기고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공유했는데, 이 역시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레오 14세는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002~2010년 등 4차례 방한했다. 방문 목적은 수도회 총장으로서 회의를 주관하고, 한국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회원들에게 더 복음적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 레오 14세를 직접 만났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한국 지부 이기훈 신부는 “옆집 아저씨같이 소탈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자격으로 2010년 9월 한국을 찾았을 당시, 서울 강남 봉은사를 방문해 스님들과 함께 차담회를 가질 때도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기 위해 레오 14세가 다시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중앙일보]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실시간 종교 일반(해외, 국내) 기사
-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기독교 모든 교단과 단체는 특정 후보 지지 표명을 자제하기 바랍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당은 22일 개별 교단과 단체, 교회를 향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편향을 빚을 수 있는 언사를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공동 대표회장 김영걸, 이욥, 박병선 목사의 이름으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언사는 이미 정치적 편향으로 교회의 덕을 훼손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많은 교인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며 “정치적 성향과 지지 후보가 다르다고 교회 안에서 서로 적대시하는 것은 복음적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모든 교회의 지도자들은 개인 혹은 유사 단체의 이름으로 교회의 대표인양 호도하는 것을 중단하시고, 실정법 위반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선거 운동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행동하자”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큰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되는 지도자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모든 국민의 생명을 존귀히 여기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기도하자”고 독려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교회들, 특정 후보 지지 표명 자제해라”…지침 내린 개신교 연합
-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세상엔 너무나 많은 불화가 있습니다. 평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듭시다.”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전 세계 180여 나라에서 대표단이 참석했고, 20만 신자가 운집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오전 9시경 흰색 무개차(無蓋車) ‘포프모빌(Popemobile)’을 타고 광장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즐겨 탔던 이동 수단이다. 레오 14세도 전임 교황의 이런 친근한 행보를 이어받은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암살 시도가 있었던 1981년 이래 주로 쓰이던 방탄차를 ‘통조림 같다’며 거부했었다. 포프모빌을 탄 레오 14세는 즉위 미사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몰려든 신도들에게 직접 인사를 했다. 광장 밖으로 빠져나가 바티칸으로 뻗어 있는 콘칠리아치오네 대로를 따라 늘어선 군중과도 인사를 나눴다. 갓난아이를 들어 올려 보이는 부모 앞에서 멈춰서서는 아이를 건네받고 직접 축복을 했다. 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전 내 베드로 사도(초대 교황)의 무덤에 바치는 기도로 시작됐다. 약 200명의 추기경들이 일제히 늘어서 흰색 교황의 관과 제의를 걸치고 목장(牧杖, 고위 성직자의 지팡이)을 든 레오 14세 교황을 맞이했다. 새 목장엔 예수가 못 박힌 모습의 철 십자가가 달렸다. 무덤 앞에 선 그는 관을 벗고, 동방 가톨릭 총대주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서 분향과 기도를 했다. 레오 14세는 곧이어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다’는 가사로 유명한 ‘왕의 찬가(Laudes Regia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미사가 열리는 대성당 앞 야외 제단을 향했다. 교황을 상징하는 팔리움(제의 위에 걸치는 띠)과 복음서, ‘어부의 반지(교황의 인장)’를 든 이들이 앞장을 섰다. 양털로 만든 흰색 띠 팔리움은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선한 목자’로서 교황의 직무를, 복음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교황의 사명을, 어부의 반지는 베드로 사도의 권위를 이어받았음을 상징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새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전달이다. 레오 14세는 이날 선 채로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이탈리아)이 전하는 팔리움을 받아 걸쳤다. 팔리움을 앉아서 받은 전임 교황들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이 레오 14세의 오른쪽 손 약지에 어부의 반지를 끼웠다. 반지 또한 전임 교황과 달리 서서 받았다. 즉위식에 쓰인 반지는 교황 클레멘스 4세(1265~1268년 재위)가 쓰던 것으로, 제작 시점은 1200년대 즈음이라고 추정된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자 레오 14세는 가볍게 눈물을 훔치곤 하늘을 바라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복음서를 건네받아 축복하며 교황직의 공식 시작을 선언했다.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NwUKo24yzAA?si=9JKWzfJihkq9bilM" title="YouTube video player"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referrerpolicy="strict-origin-when-cross-origin" allowfullscreen></iframe> 교황은 이어진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름을 이어받은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폭력·편견·차이에 대한 두려움 등 너무나 많은 불화, 또 지구 자원을 착취하고 가난한 이를 소외시키는 경제 논리로 인한 많은 상처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말고,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 평화가 다스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걸어가자“고 했다. 그는 미사 말미에 별도로 “전쟁으로 고통받는 무고하고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자. 협상자들이 나서서 평화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미얀마를 지목해 언급하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진전이 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날도 전쟁의 종식을 바란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그는 기대를 모았던 16일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 “바티칸을 협상 장소로 제안한다”고 하면서, 종전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에선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와 달라진 모습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전 성 베드로 광장 안만 돌며 인사했지만, 레오 14세는 광장 밖까지 나가 신도들을 만났다. 또 금색 십자가가 달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장과 달리 레오 14세는 철로 만든 십자가를 택했다. 전임자는 성 베드로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과 달리 레오 14세는 서서 기도를 했다. 흰색 바탕에 붉은색 십자가가 새겨졌던 팔리움은 이번엔 검은색 십자가의 더 단순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미사는 라틴어로 진행됐다. 다만 성경 말씀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복음서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읽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은 저마다 출신국 국기를 흔들며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했다. 교황 모국인 미국 국기가 가장 많았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국기도 눈에 띄었다.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이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는 출신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남미 국가들의 국기가 많았다. 이날 행사에는 J D 밴스 미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교황은 미사 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의 상징인 붉은색 어깨 망토(모체타)를 걸치고 각국 대표단과 인사를 나눴다. 모체타를 아예 걸치지 않으려 했던 전임 교황과 달리, 레오 14세는 공식 석상에선 전통 예복을 착용하고 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평화가 지배하는 세상 만들자"
-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약 한 달 뒤 바티칸 사도궁의 교황 아파트에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에서는 욕실 리모델링과 벽면 곰팡이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입주는 한 달 후쯤으로 예상된다. 레오 14세는 지난 8일 즉위한 이후부터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의 소박함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보수 노선 사이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중에서도 새 교황이 전통적인 교황 아파트를 선택할지, 아니면 프란치스코처럼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새 교황의 성향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졌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궁 교황 아파트 대신 사제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을 거처로 삼았다. 성 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전용 공간을 마다한 이유에 대해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갔을 때 '(여기 살면) 안 돼'라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프란치스코와 달랐다…새 교황, 한달 뒤 '사도궁' 아파트 입주
-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9일 첫 미사에서 교회가 세상의 어둠을 밝히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미사를 집전했다. 영어로 강론을 시작한 레오 14세는 중간에 이탈리아어로 “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태생이지만 중남미 지역에서 활동하고 페루 시민권도 가진 그는 영어 외에도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에 능통하다고 알려졌다. 새 교황은 자신이 교회의 ‘충실한 관리자’가 될 것이며, 교회는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거룩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예수를 광신도로 치부했던 부자들은 물론, 예수를 정직한 사람으로 여겼던 보통 사람들이나 예수의 제자들마저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에게 실망하고 등을 돌린 일이 오늘날에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대중 매체, 대중문화, 정부 엘리트, 학계, 실리콘밸리 등이 저마다 기독교 신앙을 “어리석고, 연약하고, 지성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해 “기술, 돈, 성공, 권력, 쾌락과 같은 다른 방어물들을 선호하는 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는 복음을 전파하고 그 진리의 증인이 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의 선교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레오 14세가 적대적 환경에서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과의 밀접한 연속성을 유지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첫 일반 알현은 21일로 예정돼 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첫 미사 집전한 레오 14세 "교회가 세상의 어둠 밝혀야"
-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122년 만에 다시 ‘레오(Leo)’라는 이름을 선택한 교황이 탄생했다. 교황청은 8일(현지시간) 제 267대 교황에 오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CNN은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122년만”이라고 전했다. 레오 13세는 1878~1903년 재위했다. 25년에 걸친 그의 재위 기간은 교황 역사상 네 번째로 길다. 그는 1891년 발표한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들에 대하여)'으로 가톨릭의 사회교리를 본격적으로 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산업혁명이 노동자들의 삶에 끼친 폐해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었다. 첫 번째 레오 교황(레오 1세)은 5세기에 재위한 ‘대(大) 레오’로, 훈족의 왕 아틸라를 설득해 로마 침공을 막아낸 인물로 기록돼 있다. 르네상스 시기의 대화가 라파엘로는 이 장면을 1514년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이란 제목의 작품에 담았고, 현재 바티칸 사도궁에 전시 중이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위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하는 통로 구간에 있다. 이 회화 속에서 무장하지 않은 교황 레오 1세는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의 가호 아래 침공을 멈추도록 아틸라를 설득한다. 가톨릭은 이를 ‘비폭력적 합의의 상징’으로 기린다. 라틴어로 ‘사자’…힘과 용기 상징 역대 교황 이름으로 레오는 요한, 그레고리오, 베네딕토에 이어 클레멘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가톨릭에서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레오는 힘과 용기를 상징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오 13세를 포함해 '레오'라는 이름을 쓴 전임 교황 13명은 개혁가들이었다”고 짚었다. 전통적으로 교황들은 자신이 쓸 이름을 고를 때 똑같은 이름을 썼던 전임자들의 사목 방향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왔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콘클라베 종료 후 브리핑에서 “레오라는 이름은 레룸 노바룸에서 시작된 현대 사회 교리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라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교황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19세기와 오늘날은 연결돼 있다”고도 말했다. 인권·노동 문제를 중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출처:중앙일보]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122년만에 다시 등장한 '레오'…전임 교황 13명 모두 개혁가였다
-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최초로 미국 출신의 교황이 탄생했다. 8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은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Leo XIV)’다. 라틴어로 ‘사자’를 뜻하는 레오는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이날 레오 14세는 첫 강복 메시지에서 평화를 빌었다.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말했다. 9일 첫 미사에선 “가톨릭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가 되도록 기도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진보적인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었지만, 레오 14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다. 이 때문에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실제로 그는 교회의 분열에 대해 “그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주교들은 특히 통합을 향한 움직임을 강화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를 향해야 한다”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모습이 선대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레오 14세는 지난해 10월 바티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교는 자신만의 왕국에 머무는 작은 왕자여선 안 된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 함께 걷고, 고난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레오 14세는 발언이 온화한 인물이며 성직자로 일하던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왔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매우 현실적이고, 친절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이란 주위 평가를 전했다. 페루서 20년간 빈민 돌봐…“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미국인이면서도 페루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그의 발자취가 교황 선출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초강대국인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가톨릭 전반엔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는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짚었다. 레오 14세는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 프랑스·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아버지 루이스와 스페인계인 어머니 밀드리드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복무했고, 그 후 교육자로 일하면서 가톨릭 교리교사도 맡을 만큼 독실했다. 어머니는 도서관 사서였으며, 교황의 두 이모가 수녀였다고 시카고선타임스는 전했다. 교황에겐 친형제가 두 명 있다. 미 언론은 “그는 음악과 독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와의 인터뷰에서 “조부모님은 모두 이민자였고, 나는 가톨릭 가풍이 짙은 가정에서 자랐다”며 “부모님 모두 교구 일에 많이 관여하셨다”고 소개했다. 가족 배경 덕에 영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레오 14세는 시카고 가톨릭신학연합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또 신학과 별개로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시카고선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한때 시카고의 멘델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수학을 가르친 적도 있다고 한다. 27세 때 로마로 유학을 떠난 그는 교황청립 안젤리쿰대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인 그는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사목하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2015년엔 페루 시민권도 땄다. 2015~2023년에는 치클라요 교구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페루 카야오 지역도 같이 맡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치클라요에서 약 700㎞ 떨어진 이곳을 직접 운전해 오가며 수시로 신자들을 살폈다고 치클라요 교구는 전했다. 식량과 모포 등을 실은 흰색 픽업트럭을 몰고 안데스산맥 오지의 마을들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AFP통신은 “온화한 말투의 미국인이 페루에서 수십년간 빈민들을 돌봤다”고 했다. 페루 출신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알렉산더 램 수사는 레오 14세가 가난한 이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사회정의 구현과 환경 보호에 앞장서 현지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페루의 (다른) 주교들조차 그를 성인이라고, 북쪽의 성인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테니스를 즐기며 페루에 있는 동안 현지 축구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랜 팬이다. 레오 14세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다. 그는 특히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레오 14세는 과거 인터뷰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그분들(여성)의 시각이 우리를 풍성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대체로 온건한 인터뷰 발언과는 달리 과거 소셜미디어(SNS)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추기경 시절 이용한 X(옛 트위터) 계정을 보면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공유한 흔적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JD 밴스 부통령을 비판하는 가톨릭 매체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JD 밴스가 틀렸다. 예수는 타인에 대한 사랑에 등급을 매기라고 하지 않았다”였다. 2017년엔 당시 대권에 도전하던 트럼프에 대해 한 추기경이 기고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공유했는데, 이 역시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레오 14세는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002~2010년 등 4차례 방한했다. 방문 목적은 수도회 총장으로서 회의를 주관하고, 한국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회원들에게 더 복음적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 레오 14세를 직접 만났던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한국 지부 이기훈 신부는 “옆집 아저씨같이 소탈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자격으로 2010년 9월 한국을 찾았을 당시, 서울 강남 봉은사를 방문해 스님들과 함께 차담회를 가질 때도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기 위해 레오 14세가 다시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중앙일보]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
-
美·佛 "우리에게 유리한 교황 뽑자"… 강대국 외교전 된 콘클라베
- 美·佛 "우리에게 유리한 교황 뽑자"… 강대국 외교전 된 콘클라베7일부터 14억 신자 이끌 교황 선출 지난 2005년 4월 18일(현지 시각)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다음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 시작을 알리는 맹세가 진행 중이다. / AP=연합뉴스 바티칸에서 7일 시작되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 투표)를 앞두고 일부 국가 간에 자국 출신 혹은 자국에 유리한 교황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외교전(戰)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 보수 정치권에 이어, 프랑스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기경단을 만나는 등 ‘로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전 세계 200여 국가, 14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다. 교황의 말 한마디가 전 세계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제 관계와 글로벌 지정학의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쟁과 갈등으로 세계 정세가 혼란스러운 지금 같은 시기엔 더 그렇다. 유럽 외교가에선 “교황 선출이 유엔 사무총장 임명보다 중요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럽 공영 매체인 유로뉴스는 2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서 프랑스 국적 추기경 네 명을 불러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해 바티칸을 찾았을 때다. 유로뉴스는 “이 자리엔 유력 후보인 장마르크 아블린 추기경도 참석했다”며 “마크롱은 바티칸 내 추기경들에게 영향력이 큰 가톨릭 자선단체 산테지디오(Sant’Egidio) 설립자 안드레아 리카르디도 따로 만났다”고 전했다. 마크롱은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교황 선출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다시 유럽 출신, 가능하면 프랑스인 교황이 나와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이탈리아(217명) 다음으로 많은 16명의 교황을 배출한 나라다. 하지만 그레고리오 11세(1370~1378년 재위) 이후 600년 넘게 프랑스인 교황은 없었다. 1523년 즉위한 클레멘스 7세를 시작으로 1978년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에 오르기 전까지 43연속 교황을 배출한 이탈리아와 대조된다. 프랑스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럽과 엇박자를 내는 미국에 맞서 유럽의 가치관과 목소리를 내고, 분열의 위기를 맞은 유럽에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선 프랑스 교황이 적임자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 정치권도 이미 ‘세(勢) 결집’에 나선 상황이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에 불만이 많았던 미국 가톨릭 보수 세력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매가(MAGA·‘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란 뜻의 트럼프 구호) 옹호 세력과 손잡고 ‘보수 교황’을 뽑기 위한 로비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로마로 날아가 추기경들을 만나고, 국제 전화를 걸어 보수 교황 선출을 호소하며 미국 출신이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을 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도 취임 100일이 된 지난달 29일 차기 교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특별한 선호는 없다”면서도 “뉴욕 출신의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뉴욕 대교구 소속 티머시 돌런 추기경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트럼프는 당시 농담처럼 “내가 되고 싶다”고도 했었는데,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교황 차림을 한 합성 사진을 올려 가톨릭계의 반발을 샀다. 교황은 세례받은 가톨릭 신자만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신교 신자인 트럼프는 자격이 없다. 교황을 놓고 프랑스와 미국이 벌이는 외교전에 가톨릭 종주국을 자임해온 이탈리아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교황 중 약 80%가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1978년 이후 반세기 가까이 이탈리아인 교황이 나오지 못했다. 앞서 세 명의 교황은 각각 폴란드(요한 바오로 1세), 독일(베네딕토 16세), 아르헨티나(프란치스코) 출신이었다. 교황이 로마를 떠나 프랑스 왕의 영향 아래 70년간 프랑스 아비뇽에 머문 ‘아비뇽 유수(幽囚)’ 때를 제외하면, 이례적으로 긴 비(非)이탈리아계 교황의 연속 재위다. 이탈리아에선 “이번엔 꼭 이탈리아인이 교황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템포 등 이탈리아 언론은 “(교황 선거에 개입하려는 듯한) 마크롱의 행태는 14~15세기 가톨릭 권력을 쥐고 흔들던 보르자 가문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현대판 ‘태양왕(교회보다 왕권이 우선이라고 한 프랑스왕 루이 14세)’처럼 콘클라베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마크롱이 트럼프와 친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존재감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독일 매체들은 자국 출신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과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의 선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부각시키고 있다. 다만 독일 정치권은 교황 선출에 별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슈피겔 등 독일 매체들은 “근현대 역사에서 세속 정치의 개입이 교황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찾기 힘들다”며 “콘클라베에서 벌어지는 (추기경들 간) 여론 결집 방식은 신의 영역”이라고 했다. 가톨릭 내부에선 지금의 글로벌 정세를 감안할 때 교황과 ‘세상’을 분리한 콘클라베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얀 드 볼더 벨기에 루뱅대 교수는 “프란치스코의 유산 중 하나는 교황의 외교적 주체성”이라며 “이전처럼 종교 내부 문제만으로 차기 교황을 결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추기경단이 가톨릭 교회를 넘어 교황이 세계 정치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때라는 뜻이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앙포는 “이번 콘클라베는 미국의 일방·고립주의, 유럽 내 극우 약진, 미국과 중국 간 경제·외교적 마찰 등 세계 질서의 전환기에 가톨릭 교회의 선택을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美·佛 "우리에게 유리한 교황 뽑자"… 강대국 외교전 된 콘클라베
-
-
아시아 차기 교황 후보, 과거 존 레논 '이매진' 부른 게 공격받는 이유는
- 아시아 차기 교황 후보, 과거 존 레논 '이매진' 부른 게 공격받는 이유는 차기 교황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7)이 과거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른 영상으로 보수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이매진 가사가 천국, 국가, 사유 재산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사 중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Imagine there’s no Heaven)라는 구절이 문제가 됐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30일 타글레 추기경이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2019년 영상이 콘클라베를 앞두고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종교계 안팎에선 이 영상의 재등장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타글레 추기경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으로 본다. 그 배후로는 캐나다의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가 지목된다. 라이프사이트뉴스는 최근 X에 올린 글에서 “타글레 추기경이 존 레넌의 ‘이매진’을 불렀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배신인가? 이 곡은 종교, 천국, 그리스도의 왕권을 부정하는 무신론적 찬가”라고 했다. 매체는 이매진 가사 중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Imagine there’s no Heaven) 부분을 특히 문제 삼았다. 차기 교황 후보로 언급되는 추기경이 반기독교적인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른 것 자체가 자격 미달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타글레 추기경은 문제의 구절은 부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타글레 추기경의 전체 공연 영상을 보면, 종교 언급 등 이매진의 가사 구절 일부가 의도적으로 생략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수 잔니 모란디도 1996년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이매진’을 불렀을 때 반종교적 내용의 가사를 수정해서 부른 바 있다. 타글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머와 겸손함, 진보적인 성향을 닮아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라고 불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충실히 계승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 등 가톨릭 금기들에 관대함을 보인 것처럼, 타글레 추기경 역시 교회가 과거 이런 사안들에 대해 ‘가혹한’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톨릭 내 보수 세력이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진보적 성향의 성직자가 또다시 가톨릭의 수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네거티브 공세에 나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가톨릭계 보수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경과 교리를 반복적으로 위반해왔다며 다가올 콘클라베를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파 교황 후보로 꼽히는 게르하르트 뮬러(독일) 추기경은 최근 영국 더타임스에 “정통파 교황이 선출되지 않는다면 교회가 두 갈래로 쪼개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차기 교황에 대해 특별한 선호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뉴욕이라는 곳에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며 뉴욕대교구의 티모시 돌런 추기경을 지원 사격하기도 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아시아 차기 교황 후보, 과거 존 레논 '이매진' 부른 게 공격받는 이유는
-
-
교황 장례식 26일 엄수…23일부터 조문 시작
- 교황 장례식 26일 엄수…23일부터 조문 시작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거행된다고 22일 교황청이 발표했다. 미사 집전은 추기경단을 대표하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수석 추기경이 한다. 장례미사에는 전 세계의 총대주교, 추기경, 대주교, 주교 등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해외 주요 정상도 참석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장례 미사에 이용훈 주교, 염수정 추기경, 임민균 신부가 참가한다고 22일 발표했다. 현재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 경당(예배당)에 있는 교황의 시신은 2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에 성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일반 대중 등 외부인의 조문이 시작된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교황 장례식 26일 엄수…23일부터 조문 시작
-
-
"두 달 쉬어라" 경고 안 들었다... '마지막' 직감한 교황의 선택
- "두 달 쉬어라" 경고 안 들었다... '마지막' 직감한 교황의 선택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88)이 자기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마지막을 더욱 열심히 산 것으로 보인다고 교황청 소식통이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교황청 소식통은 “교황은 군중과 만나며 끝까지 가길 원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교황이 “백성의 교황이었다”며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병원에서 죽지 않았다. 그는 돌아와 축복하고 부활절을 맞이할 시간이 있었다. 우리 모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5주간 입원한 후 지난달 3월 23일 퇴원했다. 2주 만에 공식 석상에 복귀한 교황은 퇴원 한 달 만에 끝내 서거했다. 담당 의사들은 퇴원하는 교황에게 ‘두 달 정도 회복기가 필요하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치료를 맡은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에 따르면 의료진은 치료 당시 교황의 폐렴 증세가 악화돼 사망까지도 고려했다고 한다. 바티칸 고위 관계자였던 교황의 측근 미하엘 체르니 추기경은 “교황에게 완전한 휴식은 치유가 아니었다. 교황은 회복과 주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달 10일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을 만나며 건강이 회복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황청 내부에서는 이때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기력이 쇠약해지고 있음을 직감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교황은 서거 전 즉흥적으로 미사 등 공식 석상에 나타나는 것은 물론 수감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로마의 교도소로 외출하기도 했다. 바티칸 소식통은 교황이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를 이해한다며 “교황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중요한 일들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교황은 서거 전날인 20일에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하고 부활절을 맞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신자들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부활절 미사를 직접 집전하지는 못했지만 미사 말미에 특별 강복을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깜짝 등장했다. AFP는 이때 교황의 모습이 지쳐 보였다고 했다. 그 후 교황은 하얀 교황 전용차에 앉아 “교황 프란치스코”를 연호하는 함성 속에 광장을 한 바퀴 돌았다. AFP는 교황이 힘없이 손을 들어 흔들고, 가끔 멈춰 서서 아기들을 축복하면서 “12년 재위의 마지막 장을 썼다”고 전했고, 텔레그래프는 “교황이 마지막 24시간 동안 의사들에게 저항한 방법”이라고 했다.
-
- 종교
- 종교 일반(해외, 국내)
-
"두 달 쉬어라" 경고 안 들었다... '마지막' 직감한 교황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