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쓰는 방법은 다양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유심을 해외용으로 바꿔서 쓰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픽사베이
로밍보다 압도적으로 싸다, 아재는 모르는 '여행 잔기술'…로밍은 ‘아재’들, 유심(USIM)·이심(eSIM)은 젊은 세대의 통신법
비행기 표도 샀고 호텔도 예약했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될까? 글쎄다. 환전은 하셨나? 어디에서 하셨나? 스마트폰 통신은 어떻게 하실 건가. 로밍은 아실 테고, 혹 이심은 들어보셨나? 아니, 당신 스마트폰 어디에 유심이 있는지는 아시나? 여행자 보험은 어떤 걸 드셨나. 해외 운전에 자신은 있으신가? 우버는 불러본 적 있으신가? 악마는 디테일에 존재한다. 해외여행도 디테일에서 성패가 판가름난다. 일타강사 7회 강의는, 여행 고수의 노하우가 집적된 여행의 잔기술을 공부한다. 잔기술인 듯 보이나 다 모이면 절대 파워를 행사한다.
해외 통신, 유심 말고 이심
스마트폰은 해외여행의 풍경도 바꾸었다. 외국에 나가서 연락이 안 된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어찌 통화뿐이랴. 스마트폰 덕분에 우리는 가이드북도, 지도도 필요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데이터 접속 서비스 가입은 출국 수속 못지않게 중요한 해외여행의 절차다. 문제는, 통신 사용법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편의를 위해 해외 데이터 접속법을 네 가지로 추렸다. 하나씩 공부하자.
먼저 통신사 로밍(Roaming). 가장 전통적인 해외 데이터 접속 방식이다. 통신사에 신청만 하면 절차가 끝나니 세상 편하다. 한번 신청해 두면 출국할 때마다 자동으로 로밍이 적용되고, 귀국하면 자동으로 종료된다. 해외에서도 한국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완벽한 서비스 같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비싸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비싸다. 로밍 사용자 대부분이 출장 나온 회사원인 까닭이다. 통신사마다 다양한 로밍 상품을 판다. 대표적인 1일 상품으로 SKT는 원패스(9900원, 300MB), KT는 하루종일온(1만1000원, 400MB)이 있다.
로밍이 ‘아재’들의 통신법이라면 유심(USIM)과 이심(eSIM)은 젊은 세대의 통신법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유심부터 공부하자. 유심은 스마트폰 안에 장착되는 통신용 칩이다. 이 칩을 해외에 나갈 때 해당 국가의 통신용 칩으로 교체해 사용한다. 제 스마트폰 어디에 유심이 박혔는지 모르는 아재도 허다하니, 눈높이 교육을 하겠다. 스마트폰 옆면에 난 작은 구멍을 찾아보시라. 그 구멍에 바늘 같은 뾰족한 걸 꽂으면 유심칩이 딸려 나온다. 그걸 바꿔 끼우는 거다.
유심은 출국 전에 사 놓는 게 안전하다. 여행 국가의 공항이나 마트에서 살 수 있으나 제때 유심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가령 새벽 시간 해외 공항에 도착했거나, 외딴 지역의 리조트에 머물 때 유심 공급에 애를 먹는다. 마이리얼트립·클룩 같은 여행 플랫폼에서 사면 출국 전 공항에서 받을 수 있다.
유심이 로밍보다 많이 싸다. 일본에서 사흘간 매일 1기가바이트를 쓸 수 있는 상품이 9900원 선이다. 단점도 있다. 전화번호가 바뀐다.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와 메시지를 받지 못한다. 대신 ‘카카오톡’을 비롯한 나머지 앱은 그대로 쓴다. 유심칩이 너무 작은 것도 문제다. 유심칩 교체했다가 잃어버렸다는 사람을 여럿 봤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선 이심이 대세다. 이심은 유심처럼 칩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QR코드를 촬영하고 몇 가지 설정만 마치면 된다. 유심보다도 싸고 기존 번호도 그대로 쓸 수 있어 젊은 층의 호응이 대단하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유럽은 전체 통신 상품 중 이심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이심은 스마트폰 신기종만 지원한다. 아이폰은 XS 이후 모델, 갤럭시는 Z플립4 이후 모델만 쓸 수 있다. 샤오미·화웨이 따위의 중국제 스마트폰도 이심을 못 쓴다.